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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方流行_Stars&People

성형하는 사람들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 이 시대의 ‘미’를 창조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2015.11.23


김범석 의학박사, 더클래식성형외과 ]
[ 하는 일 ] 병원장으로서 수술을 집도한다. 남들이 하기 꺼리는 재수술을 특히 좋아한다. 눈, 코를 4~5번 이상 실패한 환자들을 환영한다. 얼굴 윤곽 수술도 주특기 중 하나다. 흔히 알려진 ‘돌려깎기’가 아닌, 뼈를 갈아서 티 안 나게 얼굴을 축소하고 매끈하게 만드는 수술을 고안했다. ‘No 전신마취’, ‘No 인공물’, ‘No 입원’까지 ‘자연주의’ 수술법을 지향한다.  
[ 가장 좋아하는 일 ] 수술이다. 본래 무언가에 푹 빠지는 성격이 아닌데, 한번 빠지면 좀처럼 헤어 나오기 힘들다. 이 세상에서 수술을 가장 잘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 
[ 수술의 매력 ] 죽은 사람을 살리는 것만이 세상을 구원하는 일인가? 평소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누군가의 외모를 아름답게 변신시켜준다면 성형외과 의사도 충분히 은인이 될 수 있다. 수술에 만족하고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오는 환자들의 한마디에서도 진심이 느껴진다. 보람과 쾌감을 느낀다.
[ 성형수술에 관한 견해 ] 성형을 ‘좋거나 나쁘다’로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발소에 다니던 남자들이 요즘엔 모두 미용실로 향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성형외과에 가는 것이 새삼스럽지 않은 시대가 됐다. 성형이란 이미 현대인의 삶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이고 안전할지를 판단하는 것이 관건이다.
[ 기억에 남는 환자 ] 종아리 알통을 성형한 발레리나. 얼굴, 몸매 모두 완벽한데 유독 알통이 심했던 그녀는 고심 끝에 수술을 결정했다. 지금처럼 종아리 알통 수술이 흔하지 않던 때였다. 발레를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그녀의 기우가 무색할 정도로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결국 그녀의 수술 후 발레 동영상이 화제가 되어 홍보 모델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기주 [ 상담실장, 강남미성형외과 ]
[ 하는 일 ] 성형 카운슬링을 담당한다. 흔히 성형외과 원장을 ‘환자의 아빠’, 상담실장을 ‘병원의 엄마’라고 부른다. 그만큼 환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관리한다. 원장 아래에서 직원들을 지휘 통솔하는 일도 내 몫이다.   
[ 가장 좋아하는 업무 ] 고객과의 통화. 사람 대하는 일이 너무 좋다. 프리랜서로 성형외과 상담 수업, 코디네이터 임상 수업도 강의하고 있다. ‘성형’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새로운 비전을 품을 수 있다는 점이 즐겁다. 나를 따라 카운슬링 자격증을 딴 직원도 꽤 있다.
[ 성형외과로 온 이유 ] 10년 전 성형수술 후 심한 부작용을 겪었다. 성형외과에 몸담기 전의 얘기다. 그 당시는 정작 돈을 주고 수술을 하는 환자들도 의사나 상담실장으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거나 세심한 케어를 받을 수 있던 때가 아니었다. 부작용의 원인도 모른 채 힘든 시간을 보냈다. 내가 받지 못했던 케어를 환자들에게 마음껏 베풀고 싶었다. 
[ 당신에게 성형이란 ] 상처 치유와 회복을 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꼭 외면의 아름다움을 위한 성형이 아니라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성형도 많다.
[ 기억에 남는 환자 ] 자살 기도를 한 뒤 손목에 큰 상처가 남은 환자가 찾아온 적이 있다. 수술 방법과 비용만 상담하는 게 아니라 인생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수술은 원장에게도 의미 있는 수술이었다. 지금도 그 환자와 연락하면서 지낸다. 눈에 띄게 밝아진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곽수진 [ 간호조무사, 강남미성형외과 ]
[ 하는 일 ]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의 어시스턴트 역할을 한다. 각 수술에 맞는 기구, 수액, 약품을 챙기고 수술 후에는 소독, 실밥 뽑기, 주사 놓기 등 ‘치료 드레싱’도 담당한다.   
[ 가장 좋아하는 업무 ] 치료 드레싱. 수술하기 전에는 환자들이 바로 마취 상태에 들어가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대화할 기회가 없지만 수술 후 드레싱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저 많이 부었나요?”, “저 정말 예뻐질 수 있을까요?” 등등. 원장과 상담실장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에게 털어놓는데, 그 소소한 시간들이 즐겁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걱정과 불안함으로 가득 찬 환자를 안심시키는 게 내 몫이다.
[ 성형외과에 있어서 좋은 점 ] 성형에 관한 ‘검증된’ 의학적 지식을 어깨너머로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점. 피부미용관리사로 일하던 시절에는 알지 못했던 것들, 특히 부작용을 포함한 장단점을 제대로 알게 됐다. 불확실한 정보로 넘쳐나는 포털사이트에서 적어도 옥석을 가릴 줄은 알게 됐다.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나도 모르게 성형상담사 역할을 하기도 한다.(웃음) 
[ 잊지 못할 에피소드 ] 수술 전 외모를 보고 ‘조금 안타깝다’고 생각한 한 환자가 수술 후에 병원을 찾았는데 나도 모르게 눈이 휘둥그레진 적이 있다. 같은 성형을 해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드라마틱하게 변신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환자는 후자였다. 나도 같은 수술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든 사건.
[ 기억에 남는 환자 ] 구순열 개선을 위해 찾아온 남자 고등학생. 배우가 꿈이라고 했다. 다행히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서 미남으로 변신했다. 외모와 함께 자신감도 높아진 그 아이의 모습을 보니 마치 내 일처럼 기쁘더라.

 

 

 


구우묘 [ 통역사, 더클래식성형외과 ]
[ 하는 일 ] 중국어 통역을 맡고 있다. 중국 환자가 오면 1차 상담을 담당하고, 그 이후 환자들이 원장과 상담할 때 옆에서 통역을 한다. 중국 환자가 귀국하면 사후 관리를 위해 연락을 주고받기도 하고, 웨이보 계정을 통해 병원 홍보도 진행한다. 중국 환자는 대부분 수술과 여행을 겸하기 때문에 때로는 서울 관광 가이드가 되어주기도 한다.   
[ 왜 하필 성형외과인가 ] 중국에서 의료 미용 분야 일을 하다가 지금의 성형외과 원장을 만났다. 그때 나를 눈여겨 본 원장이 이곳으로 불렀다. 대학에서 호텔 경영을 전공했는데, ‘서비스업’이라는 면에서 지금 하는 일과 많이 닮았다. 적성에 딱 맞다.
[ 성형에 관해 새롭게 알게 된 것 ] 예뻐지기까지 남모르는 엄청난 고통과 인내가 뒤따른다는 사실. 고객이 병원에 첫 방문한 시점부터 상담, 수술, 사후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촘촘히 지켜보면서 항상 느낀다. 예뻐지는 데는 시간과의 싸움과 신체적 고통이 반드시 따른다. 
[ 중국 환자들에게 한마디 ] 중국 환자들의 대표적인 특징은 수술 후 즉각적인 효과를 바란다는 것. 수술을 한다고 바로 ‘짠’ 하고 효과가 나타날 수는 없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한다.

 

 

 


강윤희 [ 코디네이터, 더클래식성형외과 ]
[ 하는 일 ] 예약을 접수하고, 환자 응대하는 일을 맡고 있다. 병원으로 오는 고객들이 처음 듣는 목소리, 처음 보는 얼굴이 바로 코디네이터다.   
[ 성형외과로 온 이유 ] 전공은 전혀 다르지만 조무사 자격증을 따서 병원에서 일하게 됐다. 병원에서 일한다면, 제1지망은 성형외과였다. 내과나 외과처럼 경직된 분위기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하고 싶었다.
[ 가장 좋아하는 업무 ] 환자들과 이야기하는 일이다. 병원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지금 일하는 병원은 모든 환자하고 친구처럼 지내는 분위기다. 
[ 힘든 순간 ] 환자 덕분에 보람도 있는 반면 힘든 부분도 있다. 수술이 잘됐는데도 불만을 호소하는 환자나 다짜고짜 짜증을 내는 환자는 사실 대하기 버겁다. 그럴 땐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열심히 경청한 뒤, 오해가 풀릴 수 있도록 조목조목 설명을 덧붙인다. 그렇게 하면 대부분 이해하고 수긍하는 편이다. 
[ 환자 응대 스킬 ] ‘친한 척’이 내 특기다. 친근하게 다가가면 경직되었던 환자들이 마음을 연다. 적절한 ‘오지랖’은 코디네이터에게 필요하다.
[ 성형외과에 있어 좋은 점 ] 성형 트렌드를 가장 먼저 알 수 있다는 점. 전에는 막연히 ‘성형수술은 콤플렉스를 바로잡아주는 좋은 수술’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단편적으로만 알았던 사실들을 더 깊이 있게 알게 됐다. 성형의 세계는 생각보다 무궁무진하다.

 

 

CREDIT

EDITOR / 전희란 / PHOTO / 최창악 / 東方流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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