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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方流行_Stars&People

Son and Park, who Make the city Glow

메이크업 아티스트 손대식과 박태윤은 서울 사람에게 ‘아름다운 얼굴’의 기준을 제시해왔다. 두 남자와 뷰티의 도시 서울, 그리고 서울 미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2015.11.17


손대식(좌) 박태윤(우)

 

 

Q 서울 곳곳에서 예뻐지기 위해 이 도시를 찾은 외국인을 쉽게 만난다. 서울은 이제 대다수가 인정하는 ‘뷰티의 도시’가 됐다. 이유가 뭘까? 
A 손대식(이하 손)
예전에 일본 도쿄나 대만이 가졌던 위상이 서울로 옮겨진 건 맞다. 해외에서 서울 사람들은 ‘외모를 가꾸는 데 관심이 많은’ 이들로 여겨진다. 홍콩에선 ‘서울에서 왔다’고 하면 가장 먼저 “너 성형수술 했지?”라고 반문할 정도다. 이런 문화를 가진 도시에서 뷰티 산업이 발달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게 아닐까? 
박태윤(이하 박) 한국 사람들의 속성도 서울을 뷰티의 도시로 만드는 데 일조한 것 같다. 사실 ‘번질번질한 얼굴’이 예쁜 얼굴이라고 생각한 나라는 이제껏 없었다. 한국 여자들은 색조 메이크업보단 피부 표현에 더 공을 들이는데, 그런 성향 때문에 소위 ‘물광’ 메이크업이 유행하기 시작한 거다. 그런 취향이 곧장 강력한 트렌드가 되고, 브랜드는 흐름에 편승하는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해외의 주목을 받게 됐다. 실제로 미국에선 우리가 ‘물광 피부’라 말하는 메이크업이 ‘촉촉한 이슬 피부’라는 트렌드로 재탄생하면서 유행하고 있다.


Q 서울 사람은 대체로 자기 외모를 잘 가꾸는 사람일까? 
A
잘 가꾸지만, 주체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수동적이다. 변화를 잘 받아들이긴 하지만 검증이 다 끝난 후에 받아들이는 거다. 예를 들면 좀 ‘센’ 컬러의 립스틱이 맘에 들어도 어떤 연예인이 바르고 나온 후에야 비로소 구매하고 사용하는 식이지. 외국 사람들은 그런 점을 좀 특이하게 본다. “저렇게 독한 느낌의 핫 핑크 립스틱을 이 많은 사람이 다 바르고 다녀?” 

Q 유행을 지나치게 좇긴 하지만 ‘서울 여자’만의 매력도 있지 않을까? 
A
다른 도시와 비교했을 때 서울 여자는 클래식하다. 트렌디한 뷰티 제품, 메이크업 노하우가 어느 도시보다 다양하지만 그 안에서도 변함없이 지키는 것이 꼭 있다. 만약 금발 염색이 유행한다고 했을 때, 도쿄 여자들은 비대칭 커트까지 시도해서 과감하게 변신하는 반면, 서울 여자는 절제된 단발머리 안에서 유행을 따르는 식이다. 시즌마다 컬러와 제형이 다른 화장품이 유행해도 스킨, 에센스, 로션, 메이크업 베이스, 아이라이너, 립스틱 등의 기본 과정은 꼭 고수한다든지. 클래식을 유지하되 그 안에서 다양한 변주를 한다. 

Q 그 ‘클래식’ 덕분에 한국의 뷰티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게 아닐까?  
A
‘기본’에 유난히 충실한, 그리고 ‘한 듯 안 한 듯한 화장’을 선호하는 한국 특유의 메이크업 문화가 힘을 보탠 것은 맞다. 일하면서 만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 여성의 화장에 대한 인상을 물어보면 ‘복잡 미묘’하다고 한다. 평범한 기본 메이크업인 것 같은데 따라 하긴 어려운. 대만이나 도쿄 여성들처럼 포인트가 과장되리만치 확실한 화장과 달리 한국 여자는 적절하게 강약을 조절한다. 그걸 복잡하다고 표현하는 거 같다. 

Q 서울 여자의 ‘화장법’을 이끄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두 사람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A
자기가 이미 가진 장점을 예쁘게 보이게 하는 것. 피부가 까무잡잡하면 그걸 잘 살려야한다. 흰 피부가 예쁘다는 건 서구의 미의식이지 우리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피붓결이 촘촘하고 색이 노르스름한 사람은 거기에 굳이 ‘흰 칠’을 하지 말고 세련된 컬러의 브론징 메이크업을 하는 게 더 예뻐 보인다. 자기 얼굴의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유행에 따라 흰 피부, 분홍빛 뺨, 입술 중앙의 빨간 틴트 등으로 획일화된 얼굴들을 보면 조금 안타깝다. 

Q 두 사람이 함께 만드는 브랜드 ‘손앤박Son&Park’의 인기가 아시아 곳곳에서 꽤 높다. 비결이 뭔가? 
A
화장을 잘 못하는, 메이크업에 대해 잘 모르는, 트렌드에 민감하지는 않지만 손쉽고 편하게 쓸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이들을 만족시켜서가 아닐까? 우리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하면서 정말 많은 제품을 사용하고 경험했다. 여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알기 때문에 고충을 해소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다. 그게 손앤박의 인기 요인이 된 것 같다. 

Q 손앤박 제품을 기획하고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A
화장품을 사는 여성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 유형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구매 기준으로 삼는다. 샤넬을 사면서 샤넬의 아이덴티티를 본인에게 부여하는 식이다. 두 번째 유형은 콘셉트보다 콘텐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본력을 앞세워 광고와 미디어가 전파하는 ‘콘셉트 지향적인’ 브랜드 제품 대신 본인이 실제로 사용했는데 괜찮은 제품을 소비하는 유형. 우리는 후자에 강한 아이템을 만든다고 자부한다. 어떤 거창한 신기술이나 화려한 패키지, 캠페인보다는 실제 사용할 때 만족감이 높은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Q 서울이라는 도시가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주는 영감은 무엇일까?  
A
서울 사람들. 신사동과 홍대, 종로 같은 곳은 한 도시에 존재하는 작은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분위기, 차림새, 노는 방식, 취향 등이 꽤 다르다. 직업상 주로 강남 쪽에 머무르는데, 가끔 강북으로 넘어가면 눈을 뗄 수 없는 풍경들이 있다. 사람 관찰하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동네마다 다른 다양한 분위기에서 작업의 아이디어나 영감을 얻는다. 
사실 그동안 우리는 외국의 것을 따라 할 수밖에 없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직업 자체가 해외에서 시작된 직업이기 때문이다. ‘코리안 뷰티’라는 신조어와 함께 ‘한국적’인 것에 호기심을 갖는 사람이 많이 생기면서 나 스스로도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서 ‘한국적인 것’을 찾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세련된 방식으로. 

Q 당신이 정의한 ‘한국적인’ 화장은 뭘까?
A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한국의 ‘색감’은 무엇일까, 고민한다. 우리가 어떤 색의 조합을 보면 ‘파리’ 같다고 하지 않나? 어떤 건 ‘남미’, 어떤 건 ‘아프리카’가 떠오른다고 하고. 그렇다면 한국, 혹은 서울의 색은 뭘까? 스스로에게 그런 질문을 하면서 도시를 관찰한다. 

Q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나? 
A
옛날의 ‘한국적인 색감’과 요즘의 ‘한국적인 색감’ 사이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전통적으로 대한민국은 과감하고 다채로운 색을 사용하는데 요즘 사람들이 자신에게 취하는 색은 꽤 단조롭다. 회색, 검은색, 흰색, 남색, 카키색 같은 컬러. 그게 다 두려움 때문이라는 생각도 했었다. 실수하고 싶지 않고, 남에게 한 소리 듣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굳이 타인의 이목을 끌지 않기 위해서. 그래서 ‘서울’ 하면 나는 무난하고 세련된 뉴트럴 톤 색감이 떠오른다. 

Q 그 색이 메이크업 팔레트 위에 펼쳐진다면?
A
박 한 가지 색을 고르는 건 도저히 안 될 것 같고, 흰색, 회색, 검은색 같은 단색조에 포인트로 청록색, 적갈색을 얹는 정도? 잘 익은 홍시에서 볼 수 있는 색들이 들어간 팔레트라고 해야 할까? 한국 사람들이 자주 입는 옷, 서울의 건물들, 풍경들에서 자주 발견되는 이 색들이 요즘 내게 영감을 준다. 

 


 

 

Q 도시인들이 아름다움을 가꾸기 위해 할 수 있는 일, 혹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A
도시에서 외모를 가꾸는 건 쉽다. 유행과 뷰티 제품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안’의 건강함을 지키는 일이 어렵다.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라는 식의, 누구나 알지만 현실화하기 어려운 조언은 하고 싶지 않다. 대신 정말 좋아하는 일 한 가지를 누릴 수 있는 시간만큼은 확보하길 권한다. 나의 경우엔 친구들과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일을 도시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호사로 친다. 그래서 1~2주 전에 반드시 약속을 정해둔다. 다른 일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그 약속을 잡는 일이 스트레스가 될지라도 가급적 그렇게 한다. 자기를 기쁘게 하는 일을 잘 알고 행동하는 게 ‘안티에이징’이라고 생각한다.  

Q 두 사람에게 ‘아름다운 얼굴’이란 뭘까? 
A
빈 얼굴. 표면적으로도 비어 있고, 내면적으로도 비어 있는 얼굴. 절제하지 않아서 지방이 가득한 얼굴, 혹은 갖은 시술을 받아 매끈하고 팽팽한 얼굴이 언제부턴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모델 케이트 모스나 배우 예지원처럼 선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얼굴을 좋아하는데, 단지 외형적인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니다. 그런 얼굴의 안쪽엔 욕심보, 심술보 같은 게 없는 것 같다. 
나는 좌우대칭이 잘 맞는 얼굴을 좋아한다.

Q 그런 얼굴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라면 아름답다고 할 수 없을까?  
A
단지 눈이 크고 코가 높고 턱이 갸름한 사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얼굴의 조화가 좋은 사람이라고 할까? 원래부터 조형적으로 아름다운 사람도 있지만, 자세를 바르게 하고, 생활 습관이 올바르면 얼굴의 밸런스도 좋아진다. 내가 사람들에게 성형수술보다 필라테스나 골기 테라피를 권하는 이유다. 그리고 눈빛이 살아 있는 얼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눈망울이 반짝반짝한 사람.  

 

 

CREDIT

EDITOR / 류진 / PHOTO / 윤석무 / 東方流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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