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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 TREND_Stars&People

Car The Matchmaker

한국과 캐나다의 국경까지 초월한 자동차 마니아 부부의 러브 스토리

2015.11.12

 

2009년 4월 19일, 의정부에서 살던 이영의 씨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작은어머니가 소개해준 양우람 씨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800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였지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왠지 친근했다. 양우람 씨 역시 느낌이 좋았다. 그녀가 궁금했고 보고 싶어졌다. 6월 25일 결국 두 사람은 밴쿠버에서 만났고 자동차로 캐나다 곳곳을 여행했다. 그리고 12월 12일 결혼에 골인했다. 그들만의 역사적인 날이 계속됐다.

이 커플을 묶어준 가장 굵은 로프는 자동차와 여행이었다. 캐나다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하면서 양우람 씨는 미니 쿠퍼를, 이영의 씨는 폭스바겐 골프 GTI를 구입했다. 미니 쿠퍼는 모터스포츠를 제대로 즐기기 적당했고, 골프 GTI는 높은 성능으로 장거리 여행에도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어 좋았다. 이들은 골프 GTI에 같이 타서 300~400킬로미터 거리까지 당일치기로 여행을 가기도 했고, 때로는 각각 차를 몰고 산악도로나 해변도로로 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그들만의 랠리를 펼치기도 했다. 서로의 차를 봐주며 튜닝을 하기도 하고 같이 ‘밴쿠버 오토크로스’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오토크로스 대회란 시속 100킬로미터를 넘나들며 장애물을 비켜가는 짐카나 경주의 일종으로 정해진 코스를 가장 빨리 주파하는 선수가 승리한다. 심지어 양우람 씨는 아들이 태어난 바로 다음 날에도 본인의 미니 쿠퍼를 끌고 경기에 출전했다. “주위에서 다들 미쳤다고 그랬죠. 그런데 그때까지 해온 노력이 아까워서 남은 경기 일정을 포기할 수 없었어요. 무엇보다 허락해준 아내에게 가장 감사하죠.” 그는 결국 그해 시즌 종합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은 아이가 태어나기 전 르망 24시를 관람하러 프랑스로 향하기도 했다. 담요를 몸에 두르고 잔디밭과 펜스에 붙어 앉아 경기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영의 씨가 회상하며 말했다. “경기도 경기지만 사실 캠핑하면서 끓여 먹은 해물라면과 와인의 맛을 잊을 수가 없어요.” 기회는 한 번 더 찾아왔다. 양우람 씨가 찍은 사진이 르망 사진 콩쿠르에서 5등을 한 것이다. 부상으로 다음 해 르망 24시 VIP 티켓을 받았다. 충분히 즐길 만큼 즐겨 아쉬운 건 없었다. 이들 부부가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온 지는 불과 10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태어난 지 90일 된 아들을 품에 안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특히 양우람 씨는 11년 전 부모를 따라 이민한 뒤 오랜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한국행을 결정한 이유는 ‘가족’과 ‘새로운 도전’이다. 양우람 씨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내가 외동딸인데 장인·장모님께 귀한 딸을 뺏어온 것 같아서 죄송하더라고요. 그리고 저도 자동차를 향한 저의 한계를 끌어올리면서 자아를 찾고 싶어서 왔습니다.” 그는 캐나다에서 끌던 미니 쿠퍼를 같이 데려왔다. 그리고 전륜구동부터 제대로 다시 시작해보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현재 그는 모터스포츠 용품 무역을 주업으로 하고 있지만 ‘브로스’ 모터스포츠팀에 소속돼 인스트럭터와 레이싱도 겸한다. 옆에 앉아 있는 이영의 씨에게 이렇게 자동차에 미친(?) 남편과 같이 사는 건 어떠냐고 물었다. “저도 자동차를 좋아하지만 가끔은 얄미울 때도 있죠. 그런데 뭐 어쩌겠어요. 저렇게 좋아하는데. 사내가 이왕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잘라야죠.” 천생연분이란 이런 것이다. 

 

 

1 2011년 르망 24시 사진 콩쿠르에서 5등을 차지한 사진. 이듬해 르망 24시 VIP 티켓을 얻었다. 2 한국에 온 지 10개월밖에 안 됐지만 빠른 속도로 국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3 캐나다에서 같이 온 미니 쿠퍼. 현재 경량 튜닝으로 100킬로그램을 줄였다.

 

 

CREDIT

EDITOR / 조두현 / PHOTO / 정택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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