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 전 알아둬야 할 것들

LIFESTYLE 상견례 전 알아둬야 할 것들

상견례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긴장되고 떨리는 자리이다. 생각해보라. 당신이 소개팅을 나가는데,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그 사람과 평생 긴밀한 인간관계로 엮여서 살아가야 할 운명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다면 기분이 어떨 것인가를.

2012.02.02

나의 상견례는 결혼을 다섯 달 앞둔 어느 날, 삼성동에 있는 한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이루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결혼식 날보다 더 긴장되고 신경 쓰였던 자리가 상견례였던 것 같다. 양가의 분위기가 잘 어우러지는지 확인해보는 날이기도 하며, 결혼의 시작을 알리는 축포의 역할과 같은 것이 바로 상견례이다. 어느 정도 결혼이 사실화 된 후에 양가의 가족들이 모이는 자리지만 정식적인 결혼 승낙은 이 날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부모님들이 서로의 얼굴을 처음으로 맞대는 날이기 때문에 신랑, 신부 또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날이기도 하다. 요즘엔 최대한 빨리 예약해야 하는 식장 문화 덕분에 날짜와 결혼 장소까지 모두 잡히고 상견례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사실 상견례 자리에서 결혼 날짜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되기도 한다.

사전 점검 사항
일단 상견례 날짜는 두 사람이 모두 양가에 인사를 다녀온 후, 상견례를 원하는 날보다 2-3주 전의 날짜로 정해야 한다. 날짜에 대한 의견은 주로 신랑 측에서 신부 측에 이야기하며 그 후 의논해서 정하면 된다. 서로 바쁘지 않은 시간에 만나는 것을 우선으로 하며 주로 주말 점심이나 저녁을 먹게 된다. 장소는 양가의 중간 지점이 좋으며 주로 신랑 측에서 정하지만 한 쪽이 지방에서 올라올 경우 예식장 위치에 따라 지방으로 내려가서 상견례를 하기도 한다. 장소를 정할 때는 한식, 중식, 일식 중 어른들의 취향에 맞추어 먼저 메뉴를 정하고 이야기를 나누기에 부담 없고 조용한 장소로 선택한다. 일반적으로 룸이 따로 분리되어 있는 호텔 내부 음식점이나 고급 레스토랑에서 이루어진다. 멤버 구성은 양쪽 분위기에 맞추도록 하고, 숫자를 미리 정하여 예약해야 한다. 예비 신랑은 당일 날 아침, 예약이 잘 되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양측 모두 약속 시간 전에 장소에 도착하여 허둥지둥 장소에 도착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아야 한다.
상견례는 미리 서로의 가풍을 들어보고 결례가 될만한 행동은 자제하며 예의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부모님께도 미리 장소를 전달하고 그 분위기에 맞도록 의상을 준비하실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예비 신랑과 신부 역시 분위기에 어울릴만한 옷을 챙겨놓아야 한다. 최대한 깔끔하고 겸손해 보이는 의상을 입는 것이 좋으며, 유행에 따라는 차림새보다는 어른들이 좋아하는 보수적이고 단정한 정장이 무난하다. 현란한 프린트가 있거나 화려한 액세서리도 금물이다. 또 음식을 먹을 것에 대비하여 머리도 최대한 깔끔하게 묶고 참석하는 것이 좋다.

예비 신랑, 신부의 상견례 패션

예비 신부의 경우는 원피스에 재킷을 매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상견례 패션 공식이다. 여성스러우면서도 격식을 갖췄다는 느낌을 줄 수 있고, 장소가 덥다면 재킷을 벗고 있어도 무난하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경직되어 보일 수 있는 블랙은 피하는 게 좋으며 크림색이나 연핑크 등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옷으로 코디하는 것이 좋다. 가방이나 구두 등 액세서리 선택을 할 때에도 옷의 컬러와 통일감을 이루는 것으로 선택하며 단정하고 고급스러운 것을 택하도록 한다. 예비 신랑은 어둡고 경직된 분위기보다는 밝고 남성다워 보이는 분위기로 연출해야 하며 깔끔한 정장에 밝은 톤의 넥타이를 매치하여 남자답고 믿음직스러운 분위기를 내도록 한다.

식사할 때 주의해야 할 점
장소에 도착한 후에는 일단 서로 일어나서 목례를 한 후 서로의 가족을 소개한다. 그 후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게 되는데, 이 날은 부모님들께서 주도적으로 대화를 이끄시는 날이다. 어른들이 대화를 하실 때는 경청하고 있어야 하며 다리를 꼬거나 허리를 구부리는 등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말을 할 때도 목소리를 또박또박 낼 수 있도록 조심하며 말이 빨라지지 않도록 평상시보다 느린 속도로 말하도록 하자. 속어나 비어는 절대 사용하지 않으며, 음식을 먹으면서 말을 하는 것도 삼가 해야 한다.
음식을 먹을 때는 어른들이 모두 식사를 시작하시면 수저를 들어야 하며, 편식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지나치게 소식하면 자칫 까다롭게 보일 수 있으므로 복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 음식을 너무 빨리 먹는 것도 삼가야 하는데, 코스 요리의 경우 먼저 음식을 먹고 나면 다음 코스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어른들의 식사 하시는 속도에 맞춰야 한다. 식사 비용은 주로 신랑 측에서 계산하지만 요즘엔 양측에서 반씩 부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화할 때 주의해야 할 점
상견례 때 이루어지는 대화의 내용은 가족마다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허물 없이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격식 있는 내용들이 오고 가는 날인만큼 이 날 문제가 생겼다는 케이스는 거의 없다. 양쪽 가족들이 모이면 어떨지 예상이 되지 않아 예비 신랑 신부는 걱정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서로가 최소한의 예의만 지켜준다면 양측 모두 자식들의 결혼을 축하해주며 서로의 아들, 딸을 칭찬하고 두 사람을 격려하는 날이 될 것이다. 또 양쪽 집안의 분위기를 알 수도 있고 말이다. 상견례는 약 2시간 정도로 진행되는데, 물론 중간 중간 할 말이 없어질 때도 있지만 이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니 예비 신랑, 신부는 횡설수설 아무 말이나 하려고 하기보다는 대화가 없어지는 시간까지도 예의를 갖추며 부모님의 말에 맞장구 치는 정도의 대화를 나누는 게 무리가 없다. 마무리 인사를 한 후 헤어질 때에도 양측 어른들의 교통편을 미리 확인하고, 신부 측 가족이 먼저 가도록 배웅하고 신랑 측도 돌아가도록 한다.
상견례를 무사히 마쳤다면 이제 진정한 결혼 준비 모드로 돌입하는 일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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