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분야가 아닌 이상,
“남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런 성격이 옷에도 반영되는 것 같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블랙 앤 화이트, 네이비처럼 무채색계열을 선호하는 편이다. 디자인 역시 모던한 실루엣이 대부분이다. 수트로 차려 입지 않으면 보통 데님에 셔츠에 카디건이나 재킷을 걸치는 정도. 집에서도 밖에서도 비슷하다. 지금이 딱 그런 룩이다.”   

원래 나는..
“패션을 공부하고 싶었다. 디자이너 말이다. 그런데 부모님께서 ‘남자가 무슨 패션이냐’라며 반대가 심하셨다. 나 때는 그랬다. 그래서 돌고 돌아 자리를 잡은 게 바로 인테리어 디자인이다. 지금은 부모님도 나도 후회하지 않는다.” 

 

지금 하는 일을 사랑한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나를 표현하는 가장 좋은 도구이자 나만의 것이다. 이걸 바탕으로 표현할 수 있는 폭이 넓다. 패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공간에 내가 왜, 어떻게 있는지가 중요하다. T.P.O라고 할 수 있겠다. 공간은 옷은 물론 음악과 음식, 말 그대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을 짓고 그 안에 벽지를 선택하고 가구를 들여놓는 것처럼 패션 스타일도 다르지 않다. 각 공간의 음영이 다르듯, 옷을 길게 혹은 짧게 입고 면인지 가죽인지 소재를 정하는 것과 같다. 벽에 액자를 걸고 식탁에 향초를 올려놓는 건 어떤 가방을 매고 신발을 신는지 결정하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패션이라고 해서 아이템, 스타일링을 딱히 구분 짓지 않는다.” 
 

디자인은 하나다
“스타일에 있어서 룰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 집에 사는 것처럼 내가 하고 싶은 데로 꾸미는 것 뿐이다. 하지만 적당한 소재와 재단은 무시할 수 없다. 어느 공간에서든 ‘적당히’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

독특한 매듭 장식과 빈티지한 느낌이 묘하게 어우러진 재킷은 양태오가 태국에서 직접 구입한 것. 그가 소장한 네이비 컬러의 톰 브라운 카디건으로 바꿔 입어도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