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의 묘미는 정제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재미에 있다. 최근 포털 사이트를 통해 방송을 시작한 tvN의 <신서유기>도 마찬가지다. 출연자들의 솔직한 입담은 기존 공영방송의 틀에서 봉인이 풀린 듯 색다른 반전 재미를 준다. 사실 솔직한 이야기가 공감도 잘 되고 재미있다. 방송 프로그램들의 수위가 점점 올라가는 것은 그런 이유다. 자동차 리뷰도 솔직해야 재미있다. 요즘 온라인에서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모트라인의 영상 리뷰가 그렇다. 일명 ‘노사장’이라고 불리는 노은규 대표가 스포츠카를 직접 운전하며 해박한 지식과 오랜 경험을 쏟아낸다. 걸쭉한 입담은 감칠맛 나는 양념 역할을 한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컨버터블을 타면 정말 여자들의 호감을 쉽게 얻을 수 있는지 실험한 ‘경포대 백서’는 현재 유튜브에서 조회수 280만 건이 넘었다.

영상 속의 실제 주인공인 노은규 대표를 만나 한참 자동차 수다를 떨었다. 그의 입담은 실제에서도 여전했다. 가식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자동차를 좋아할 뿐만 아니라 명확한 가치관과 방향이 있었다. 그만큼 지식과 경험도 풍부했다. 과거 그는 10년 동안 고급 스포츠카를 직접 수입해 팔았다. 수입한 차는 직접 인증을 해야 했고 많은 공부가 필요했다. 공학책을 뒤적이며 자동차를 독학했고 지금은 정비 자격증도 몇 개 갖고 있다. “사실 자동차 지식의 절반은 잡지를 통해 얻고 있습니다. 1988년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수많은 자동차 잡지를 읽고 있어요. 스포츠카를 좋아하다 보니 주로 해외 시승기를 많이 봅니다.”

그는 지금도 일반 승용차보다 페라리나 포르쉐 같은 스포츠카가 편하다고 한다. 오랜 시간 다양한 스포츠카를 수입하면서 그 차들을 자가용처럼 타고 다닌 덕이다. 그는 문득 드림카라고 불리는 차들의 이야기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졌다. 선택한 수단은 영상이었다. 이 빠르고 멋진 차들의 느낌을 글과 사진으로만 전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서다. 누구나 꿈꾸는 스포츠카의 허와 실을 재미있게 알려주면서 대리만족을 하게 해주고 싶었고 꿈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멘트의 톤도 ‘날 것’ 그대로 살렸다. “솔직히 시속 200~300킬로미터로 달리면 욕이 안 나올 수가 없어요. 그때의 욕은 욕이 아니라 감탄사입니다.”

노은규 대표는 자동차를 단지 차가운 기계로 보지 않는다. 엔진에 시동이 걸리는 순간 자동차의 혼이 살아난다고 생각한다. 운전이란 그 혼과의 정신적인 교감이다. 개인적으로 그 혼이 가장 잘 담긴 차는 페라리라고 했다. 그는 스포츠카를 수입하던 시절 처음 접한 페라리 F430과의 만남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10년도 더 된 페라리 575M을 탄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이 차를 도저히 보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옛날 차는 전자장치가 없어서 운전하면 할수록 드라이버의 실력이 올라갑니다. 야생마를 길들이는 듯한 그 아날로그 감성이 좋습니다. 그래서 이 차는 앞으로도 계속 갖고 있을 겁니다.” 리뷰했던 차 중에서는 BMW M4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공도에서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에 딱 적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신나게 리뷰했고 추천도 많이 했다. 앞으로는 리뷰 장소를 트랙으로 넓혀 더 깊고 많은 이야기를 풀어낼 계획이다.

“현재 영상은 주위 사람들의 후원으로 제작되고 있어요. 차도 일반 차주들이 제 앞으로 단기 보험까지 들어주면서 제공하는 겁니다. 양질의 영상을 위한 응원이죠. 절대 혼자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애초 스포츠카를 이야기하면서 또 다른 자동차 문화를 만들어보고자 시작했던 일이다. 그래서 최근까지 단 10원의 매출도 없었지만 앞으로 유튜브 광고 등 조금의 수익이 생길 예정이다. 그는 오늘도 다른 사람들의 드림카를 이야기하며 같이 꿈을 꿔가고 있다.  

1 촬영된 영상을 하루라도 빨리 공유하기 위해 때론 밤을 새우며 편집할 때도 있다.
2 페라리 458 스페치알레 리뷰에는 모델 겸 배우 윤하가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