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1535만원 엔진 공유랭 4스트로크 4기통, 89마력, 9.2kg·m 배기량 1140cc 변속기 6단 리턴 무게 260kg 길이 2195mm 시트 높이 795mm 휠베이스 1490m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 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 연료탱크 용량 17.5ℓ 서스펜션(앞, 뒤) 텔레스코픽 정립, 더블 스프링

혼다 CB1100EX
동그란 헤드라이트가 달린 모터사이클은 낭만적이다. 동그란 헤드라이트는 큼직할수록 좋았다. 그렇게 요즘 레트로 바이크에 끌린다. 혼다 CB1100EX는 50년 전 CB750의 계보를 잇는다. CB750은 당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명작으로 일본제 모터사이클의 위상을 높였다. 1970년에는 CB750을 닮은 기아혼다의 2기통 바이크 CB250이 국내 생산됐다. 내 어릴 적 드림 바이크였다. 부모님의 반대로 꿈을 이룰 수 없었던 나는 CB1100EX를 시승하는 오늘 50년 만에 꿈을 이룬다.

CB1100은 그냥 옛날 모습 그대로다. 내 눈에 전형적인 ‘오토바이’ 공식을 따른다. 그동안 품고 살았던 오토바이의 모습이 이랬다. 크롬 장식에 와이어 스포크 휠이 멋지다. 공랭식 엔진 냉각핀 앞으로 4개의 배기파이프가 강렬한 인상이다. 옛날에는 무척 큰 바이크였는데, 오늘 보는 ‘혼다’는 크기가 적절하다. 넓은 연료통을 무릎으로 감싸는 느낌이 좋다. 무릎으로 적당히 감싸면 손에 힘이 덜 들어갈 것이다. 적당한 높이의 시트는 앉기 편하고, 널찍한 뒷자리는 동승자에게도 편할 것 같다(젊은 날, 나는 여자친구를 태우는 모습을 꿈꾸고 그녀는 다리 벌리고 앉아야 하는 탠덤 승차를 강하게 거부했다).

공랭식 4기통 엔진은 조용하고 부드럽기 그지없다. 모양은 50년 전 그대로지만 메커니즘은 모두 새롭게 개발한 차라 했다. 이 차는 옛날에도 이렇게 조용하고 부드러웠을까? 4기통 엔진이 만드는 출력(89마력, 9.2kg·m)은 기세가 좋다. 함께한 다른 모델과는 뻗어나가는 느낌의 차원이 다르다. 조용하면서 빠른 것이 개성이 두드러진다. 앞 서스펜션은 평범한 텔레스코픽 포크, 뒤는 더블 스프링인데 진득한 승차감은 감탄을 부른다. 260킬로그램의 무게가 지그시 땅을 다졌다. 타이어가 그다지 두꺼운 것도 아닌데 승차감이 뛰어나다. 혼다의 대형 바이크 골드 윙만큼은 아니겠지만 이런 승차감은 처음 경험한다.

차는 무거운데 다루기가 어렵지 않다. 혼다는 모든 것을 쉽고 편하게 한다. 사용하기 편한 도구를 만드는 것이 혼다의 철학인 듯싶었다. 매끄러운 엔진, 기본적인 차체의 움직임 등 CB1100은 내가 생각한 대로 움직인다. 오늘 함께한 다른 바이크는 자신만의 성질에 내가 맞춰야 할 것 같지만 혼다는 모든 것이 내게 맞춰져 있다. 또 너무나 안정된 자세로 다루기 편하다. 두 바퀴로 달리지만 믿을 수 있는 친구였다. 배기량이 1140cc나 되지만, 연비는 마음만 먹으면 리터당 30킬로미터를 달린다. 품질도 안정됐다. 여러모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혼다에 알 수 없는 신뢰가 있다. CB1100은 내 눈에 카페 레이서로 보이고, 또 그랜드 투어러로 보인다. 뛰어난 안정감은 도심에서 타는 스쿠터로도 손색없다. 이 세상 모든 바이크가 CB1100안에 들어 있다. 어릴 적 나에게 다가온, 지금 봐도 이상적인 바이크다. 글/박규철(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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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CB750을 완벽히 소화해서 새롭게 창조한 클래식 레플리카의 결정판이다. 모터사이클의 교과서가 새롭게 태어났다.

최민관 클래식의 탈을 쓴 최신형 로드스터. 공랭식 4기통 엔진으로 최신형 세단에 버금가는 매끄러움을 빚어낸 저력이 빛난다. 이날 나온 모델 중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

김태영 기본기에 충실한 진짜 레트로 바이크다. 추억에 빠진 중년을 겨냥했다.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기엔 스타일이 너무 진부하다.

모토구찌 V7Ⅱ
50대를 바라보는 중년 남자다. 작은 키에 배 불뚝, 망가진 아저씨의 체형이다. 여우 같던 마누라는 점점 호랑이로 변하고 토끼처럼 귀엽던 딸들은 여우가 되어간다. 가뜩이나 직장에서도 후배들 때문에 불안한데 집에서까지 이 모양이다. 무력하고 답답하다. 돌파구가 필요하다. 그래, 지금까지 가족과 회사를 위해 희생만 했던 자신에게 상을 주자. 나만의 공간과 시간을 만들자. 바로 모터사이클이다.

물론 지금 우리 배 나온 아저씨가 바라는 건 영화 <비트>나 <천장지구>의 주인공처럼 레이서 레플리카가 아니다. 멋진 아메리칸 크루저는 내 신장으로는 어림도 없다. 적당한 사이즈에 너무 과격하지 않고,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모델이면 좋겠다. 가격도 착해야겠지.

물론 이것은 내 이야기가 아니다. 모터사이클을 모르는 내 또래의 누군가 조언을 구한다고 생각하고 상상해본 것이다. 요즘 세계적으로 유행인 클래식 모델이 안성맞춤이다. 앞서 이야기한 내 가상의 친구 같은 이들, 또는 전에 모터사이클을 탔던 중장년층을 다시 고객으로 흡수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대표적 레트로 모델이 들어왔다. 바로 모토구찌 V7 II이다. 사실 시장에 클래식으로 접근한 모델은 적지 않다. 그러나 진짜 클래식 모터사이클은 별로 없다. 이름이나 스타일만 과거에서 빌려왔을 뿐 막상 타보면 아무런 맛이 없는 기종이 대부분이다. 반대로 옛날 모델을 거의 그대로 만들어 너무 구식인 것들도 있다. 그러나 모토구찌 V7 II은 다르다. 클래식 모델의 구성을 기반으로 하지만 신기술과 장비를 추가해 전통의 맛과 멋은 지키고 현대적 상품성도 겸비했다. 트랙션 컨트롤과 ABS가 대표적 예다.

이번에 경험한 시승차는 V7 II의 스페셜 모델이다. 곳곳의 크롬이 멋스럽고 투톤 컬러 연료탱크로 레이싱 혈통을 표현했다. 스타일이 아주 좋은 멋진 녀석이다. 친구들에게도 ‘이거 내 바이크야’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겠다. V 트윈 엔진이 만들어내는 시동 소리는 율동적이다. “퉁, 퉁, 퉁, 퉁!” 커다란 단기통을 쓰는 엔진이 일정하게 공기를 뿜으며 차체에 진동을 더한다. 할리 데이비슨을 닮은 헛기침 소리도 간혹 들린다. 초기 크랭크의 감각은 묵직하지만, 스로틀을 돌리면 아주 매끈하게 돌아간다. 그 느낌이 아주 고급스럽다.

서 있을 때와 완전히 딴판이다.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아주 부드럽고 편하다. 48마력이 부족할 것 같지만, 스로틀이 돌아갈수록 바닥부터 풍부한 토크가 쏟아진다. 쉬운 라이딩을 약속한다. 반면 7000rpm까지 어렵지 않게 회전하는 엔진은 크루저의 맥 풀린 라이딩과는 확실하게 구분된다.

모토구찌 V7 II는 내 가상의 친구에게는 젊음의 묘약, 젊은이에게는 운치를 아는 스타일, 그리고 여성에게는 강력한 보디가드가 되어줄 것이다. 멋진 스타일과 맛깔나는 감성이 온순함과 공존하는 흔치 않은 모델이다. 글/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가격 1190만~1280만원 엔진 공랭식 V2 OHV 2밸브, 48마력, 6.1kg·m  배기량 744cc 변속기 6단 리턴 무게 189kg 길이 2184mm 시트 높이 790mm 휠베이스 1449m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 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 연료탱크 용량 22ℓ 서스펜션(앞, 뒤) 텔레스코픽 도립, 스윙암 더블 스프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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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관 전통적인 파워트레인을 바탕으로 맛깔스럽게 매만진 완성도가 인상적이다. 레트로 콘셉트에 충실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가격 대비 가치가 무척 높은 모델이다.

김태영 디자인이 예뻐서 탄성을 지른다. 시동을 걸면 투덜대는 반응이 좋다. 속도를 높이면 부드럽게 반응한다. 타는 동안 기분이 좋은 바이크다.

박규철 모터구찌 V7은 ‘오래된 감각’이 장점이자 약점인가 싶었다. 그런데 값을 보는 순간 모든 것이 용서된다.

가격 928만원 엔진 공랭식 4스트로크 단기통, 23.2마력, 2.9kg·m 배기량 399cc 변속기 5단 리턴 무게 174kg 길이 2085mm 시트 높이 758mm 휠베이스 1410mm 시동 방식 킥 스타터 연료공급 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 연료탱크 용량 12ℓ 서스펜션(앞, 뒤) 텔레스코픽 정립, 스윙암 더블 스프링

야마하 SR400
레트로가 유행할 때는 오리지널 클래식이 돋보이기 마련이다. 올해 서른일곱이 된 SR400은 불혹을 불과 몇 년 앞둔 지금도 마치 방부제라도 삼킨 듯 매끈한 모습이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카뷰레터를 버리고 인젝션을 채용한 것 외에는 옛 시절 그대로다. 모터사이클을 ‘오토바이’라고 부르던 시절의 친숙한 모습 그대로다. 이런 구성의 경량 클래식에 비하면 이번에 함께한 나머지 세 모델은 무늬만 클래식일 뿐 잘 포장된 레트로 상품일 뿐이다.

아, 시동 단추는 찾지 마시라. 399cc 단기통 엔진을 깨우는 건 사내다운 ‘발길질’뿐이니까. 기다란 지렛대 같은 레버를 접어 내리고 오른발에 체중을 얹어 지그시 저어 내리는 게 포인트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셀프 스타터 따위는 찾지 말고 그저 옛날 감각을 즐기세요. 디컴프레션 레버와 피스톤의 위치를 알려주는 인디케이터 정도는 드리죠.” 실제로 난 발끝에 감지되는 빅 실린더의 거센 반발력을 짓누르며 발길질하는 쾌감에 빠져들었다. 멋스러운 수컷만의 동작 같으니까!

시동을 걸고 예열을 기다리는 순간이 좋다. 짧지만 여유롭다. 새삼스레 차체를 바라본다. 오리지널 그 자체다. 가느다란 스포크 휠과 얇은 튜브 타이어, 유리로 만든 동그란 헤드램프와 가느다란 차체에 얹어둔 빅 싱글 엔진, 두 다리로 꼭 껴안을 수 있는 날씬한 연료탱크와 크롬이 번쩍이는 아날로그 계기반, 주조된 클램프와 고무 부츠, 후륜의 드럼 브레이크까지 어린 시절 봐왔던 ‘오토바이’의 원형이다. 기술의 발달은 때론 역행의 갈망을 부르기 마련 아닌가? 변치 않는 모습이 그리운 지금, SR400의 모습에 새삼스레 감동이 몰려온다.

원형질의 보존은 감성마저 같음을 증명했다. 라이딩 감각 역시 고스란히 살아 있다. 초기 시동 후 ‘쿨럭’거리는 카뷰레터 특유의 느낌은 사라졌고, 다소 거칠고 뻑뻑했던 변속이 가뿐하고 매끄러워진 점만 다를 뿐 10여 년 전에 탔던 그 느낌 그대로다. 호감을 부르는 추억 속 오마주가 주는 매력에 빠져든다. “요즘 세상에 누가 ABS도 없는 저런 걸 타”라는 비난은 귓등으로 흘려버린다는 얘기다. 섀시는 정직하고 라이딩 감각은 간결하다. 저회전에서는 손끝이 저릴 정도로 빅 싱글 특유의 진동이 매섭다. 요즘엔 이런 바이크가 없어서 오히려 신선하다. 얇은 타이어로 코너를 ‘낭창낭창’하게 달리는 맛이 좋다. 묵직한 CB1100EX의 지그시 누르는 감각과는 정반대의 감성이다. 엔진을 3000~5000rpm으로 돌려가며 가뿐하게 즐기는 맛이 너무나 행복하다. 둘보다는 혼자, 장거리 투어보다는 옆 동네 마실 다니기에 적합한 모델이다. 그만큼 한계는 분명하다. SR400은 시속 90킬로미터까지가 쾌감의 영역이다. 반면 한계 속도에 이르면 감동은 지워진다. 특유의 고동감 따위는 없어지고 그저 굉음을 내는 밋밋한 질주만이 남게 된다. 타이어 접지력을 아슬아슬하게 살려서 달리는 스릴 넘치는 감각이 좋다면 말릴 생각이 없다. 하지만 추월을 허용하지 않는 속도광에게는 불합리한 구닥다리 모터사이클이라는 결론이다.

야마하가 얼마나 섬세한 조율 솜씨를 지녔는지 잘 아는 난 그저 “껄껄껄” 웃어버렸다. 함께 늙어가는(?) 처지에 친구 삼아 지내고 싶은 바이크다. 주차장에 한 대 준비해놓고 우울할 때마다 근거리 마실 다녀올 용도로 쓰고 싶다. 하지만 구매를 생각하고 찾아본 자료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진정한 오리지널 바이크에 붙은 가격이 온갖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최신형 모델에 버금갔으니까. 글/최민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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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석 회전이 매끈하고 고동감까지 좋은 단기통 엔진과 슬림한 차체의 조화가 아름답다. 40년 전 설계가 지금도 매력적이다.

박규철 단기통 엔진의 떨림을 기대한 야마하는 마냥 부드럽기만 하다. 멋진 킥 스타트 장면을 바란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김태영 클래식은 안목이 있는 사람에게만 가치가 있다. 물론 그 스타일은 멋졌다.

두카티 스크램블러
복고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행위는 꾸준히 반복되는 일이다. 두카티 스크램블러도 이런 접근에서 태어났다. 이 모델은 1960년대 북미 시장에 등장한 스크램블러를 재해석한 모델이다. 최근 모터사이클 업계에 트렌드인 ‘레트로’의 인기를 가속시킨 모델이기도 하다.

나는 이전 스크램블러를 본 적도, 또 타본 적도 없다. 그러나 신형을 보는 순간 이것이 레트라는 것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동시에 ‘예쁘다’,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클래식 모터사이클의 ‘C’자도 모르지만, 스크램블러가 단숨에 내 버킷리스트 상위에 오른다. 그만큼 매력을 잘 살린 제품이라는 소리다.

스크램블러는 크지도, 작지도 않다. 비율이 좋다. 키 181센티미터인 내가 앉았을 때 딱 좋은 포지션이다. 입문형 모델이지만 대충 만든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구석구석 디테일이 살아 있다. LED 데이라이트 기능을 더한 동그란 헤드라이트가 과거와 현재를 융합한다. 중심에서 오른쪽으로 치우친 동그란 모양의 디지털 계기반, 숨겨진 시동 버튼 등 기능성을 추구한 디자인이 곳곳에서 숨 쉰다. 트림은 총 4가지. 아이콘, 풀 스로틀, 어반 엔듀로와 클래식이 그것이다. 저마다 추구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이 중 이번에 시승하는 모델은 아이콘이다. 이 모델의 특징은 10스포크 휠을 달고, 두 가지 보디 컬러를 제공한다(레드, 62 옐로).
스크램블러는 여러모로 편한 바이크다. 시트에 앉으면 그 자세부터 긴장이 약간 풀어진다. 핸들이 상당히 높고, 또 넓어서 앉아 있는 자세가 자연스럽다. 운전자가 적극적으로 포즈를 취할 필요가 없다. 몸에 적당히 감기는 느낌이 좋다. 800cc라는 엔진 크기에 어울리지 않게 무게도 가볍게 느껴진다.
물론 겉모습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기는 섣부르다. 이 모델은 몬스터 796에서 이어진 엔진과 새로 디자인한 프레임을 조합한 구조다. 즉 주행 감각까지 ‘과거형’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움직이는 모든 감각은 완벽한 현대적 모터사이클이다. 사실 성능까지 클래식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원하는 건 더 재미있고, 더 자연스러운 모터사이클이니까.
이런 요구에 응답하듯 스크램블러는 경쾌하게 달린다. 스로틀을 감으면 처음에는 부드럽게, 그러다 일정 구간까지 점점 빠르게 가속이 이뤄진다. L트윈 엔진 특유의 두툼한 토크감이 끝까지 가속을 유지한다. 어느새 속도계의 앞자리가 두 번이나 바뀐다. 이즈음 여유 있게 앉았던 포지션을 다시 정렬해야 한다.
전체적인 라이딩 감각은 매우 자연스럽다. 스로틀을 열고, 브레이크를 잡고, 엉덩이를 움직여 코너에 들어갈 때 반응이 딱 예상한 그대로다. 기어를 내려 출력을 쥐어짜내는 맛도 좋고, 한 단 높은 기어로 두툼한 토크를 이용해 속도를 높이는 방법도 즐겁다. 타는 방법에 정답이 없다. 온로드를 달리건, 가벼운 오프로드를 달리건 문제없다. 높은 핸들 위치를 이용해 서서 탈 때도 자세가 편하다. 라이더의 마음도, 모터사이클의 움직임도 모두 자유롭다.
스크램블러는 아주 고급스러운 경험을 선사했다. 변속기의 감각이나 브레이크의 응답성 등이 그랬다. 초보자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출력과 특성이 스크램블러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했다. 진지한 성격의 빠른 바이크가 아니다. 재미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라이더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한다. 비슷한 가격대의 모터사이클과 이모저모를 비교해보면, 가격까지도 합리적이다. 비싸다고 외면하는 것은 핑계다.  글/김태영

가격 1330만~1530만원 엔진 공랭식 4스트로크 L2, 75마력, 6.9kg·m  배기량 803cc 변속기 6단 리턴 무게 186kg 길이 2165mm 시트 높이 790mm 휠베이스 1445mm 시동 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 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 연료탱크 용량 24ℓ 서스펜션(앞, 뒤) 텔레스코픽 도립, 스윙암 모노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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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관 두카티 입문자부터 디아벨 라이더에 이르는 대부분의 유저를 겨냥해 제대로 만든 기획 상품이다. 새로운 스타일이 자유로움 그 자체다.

나윤석 이름과 이미지는 헤리티지, 그러나 제품의 감성은 뜨겁고 젊다. 초기 스로틀 반응을 개선하면 흠잡을 데 없겠다.

박규철 두카티 스크램블러는 그저 작은 차인 줄 알았는데, 크고 간단한 차였다. 젊은 기분이 넘치는 디자인에 재미까지 가득하다.

촬영 협조/혼다 코리아(www.hondakorea.co.kr), 모토구찌 코리아(www.motoguzzi-korea.com) 야마하 코리아(www.ysk.co.kr), 두카티 코리아(www.ducati-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