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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가장 강력한 BMW

BMW에서 가장 강력한 M인 X6 M을 만났다. 그것도 태풍 속에서. 힘은 태풍마저 뚫을 듯했으나 비에 흠뻑 젖은 노면은 도무지 이겨낼 수 없었다. 맑은 날 꼭 다시 만나, X6 M!

2015.10.01

 

BMW M과 메르세데스 AMG는 정말 숙명의 라이벌인가 보다. AMG 서킷데이 행사 땐 폭우가 내려 서킷에서 서행하게 만들더니 BMW X6 M을 시승하려니까 태풍이 북상했다. 제15호 태풍 고니였다. 내가 X6 M을 탄다니까 질투에 못 이겨 심술이 난 건지, 아니면 AMG와의 형평성을 맞춰주려 하늘이 배려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이 고니란 태풍은 갑자기 진로까지 틀어가며 내게로 와 깊숙이 태클을 걸었다. 따라서 이 글은 BMW X6 M을 온전히 느껴보려 부단히 애쓴 노력의 흔적으로 이해해주면 고맙겠다.

X6 M을 처음 만난 곳은 다행히 비를 피할 수 있는 지하 주차장이었다. 미묘한 푸른 색상과 압도적으로 보이는 커다란 덩치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얼굴은 약간 화난 것 같아 보였다. 마치 달리고 싶은데 달리지 못해 안달 난 것처럼. 대기를 통째로 빨아들일 듯 큼직하게 뚫린 공기흡입구와 키드니 그릴, 찌푸린 눈매를 연상케 하는 헤드램프, 문 쪽으로 급하게 아치를 틀어 기댄 사이드미러가 X6 M을 왠지 흥분돼 보이게 했다. 휠은 M에서만 볼 수 있는 21인치짜리 10스포크 스타일이다. 트렁크 문짝 끝단에는 위로 살짝 치켜진 낮은 리어 스포일러도 있다. 뒤범퍼 양 끝에는 바짝 날을 세운 세로 라인이 자리했다. 안 그래도 탄력적인 X6의 엉덩이가 더욱 바싹 올라붙은 듯 보이는 건 요 세로 라인 덕분이다.

실내는 크게 다를 게 없다. 넉넉하고 단정한 X6의 실내 그대로다. 다만 변속기와 계기반, 운전대 등에 들어간 M 로고가 왠지 모를 긴장감을 자아낸다. 그 때문인지 시트도 왠지 단단하게 느껴진다. 앞좌석 시트는 세미 버킷 형태다. 물론 M인데 소파처럼 포근한 시트였다면 서운했을 거다. 옆구리 지지대는 몸을 잘 잡아줄 수 있도록 불쑥 올라와 있다. 헤드레스트는 일체형으로 붙어 있는 고정식이다(응? 나?). 반면 옆구리 지지대는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체구가 작다고 헐렁대거나 체구가 크다고 꽉 낄 일은 없다.

대시보드 위는 부드러운 가죽으로 완전히 감쌌고 그 아래엔 탄소섬유 패널을 양옆으로 기다랗게 붙였다. 대시보드 하단은 진한 회색과 짙은 베이지색의 투톤 가죽으로 덧댔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고급스러운 스포츠카 같은 느낌이 딱 든다. 1억6500만원이나 하는 가격을 생각하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긴 한다. 뒷좌석은 넉넉하다. 덩치값 하나는 확실히 한다. 트렁크는 지붕라인이 예리하게 내리뻗는 바람에 효용성이 떨어진다. 다만 동급 SUV와 비교했을 때 얘기다. 워낙 덩치가 커 어지간한 대형 세단보단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엔진은 4.4리터 V8 트윈터보가 들어갔다. 최고출력이 575마력, 최대토크가 76.7kg·m나 된다. 단순히 숫자만 봐선 이게 얼마나 센 건지 감이 잘 안 온다. 그냥 사상 최강의 M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M5와 M6보다 15마력, 6.1kg·m 더 강력하다. 포르쉐 카이엔 터보 S보다도 5마력 세다. 단, 토크는 카이엔 터보 S가 5.1kg·m 높다.

아무튼 힘은 정말 장사다. 공식 기록으로는 2340킬로그램이나 하는 체구를 불과 4.2초 만에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밀어붙인다. 빗길에서 급가속을 해봤을 때도 M의 파워는 그대로 온몸에 전해졌다. 가속 초반엔 마찰력이 구동력을 이기지 못하고 헛바퀴 돌기도 했지만 이내 접지력을 회복해 엄청난 기운을 바퀴에 쏟아냈다. 그러면서 속도는 오싹할 만큼 빠르게 올라갔다. 물론 빗길이라 더 긴장한 탓도 있었겠다.

변속도 빠르게 착착 진행됐다. 다만 M3나 M5에 들어간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는 아니다. 토크컨버터 방식의 8단 자동변속기다. 그래도 변속은 꽤 민첩했다. 지체되는 느낌 없이 동력을 이어나갔다. 다만 가속 초반에 살짝 주저하는 느낌이 있다. 터빈이 돌 때까지 엔진 반응이 잠잠한 터보래그인지, 변속기가 명쾌하게 동력을 받아내지 못하고 잠시 머뭇거렸던 건지는 판단하기 어려웠다.

아울러 아무리 X6 M이라도 늦은 밤 비가 퍼붓는 도로에서 고속으로 달리며 자신 있게 컨트롤하기란 어려웠다. 일단 커다란 보닛이 한눈에 다 들어와 실제보다 부피감이 크게 느껴졌다. 그런 데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의 조향감도 기대만큼 묵직하진 않았다. 고속에 비까지 내리니 가볍게 느껴지는 운전대가 평소보다 조금 더 부담스러웠다. 또한 앞쪽의 움직임이 명확하지 않아 불안감은 살짝 더 가중됐다. 약간씩 미끄러지는 듯한 반응도 사소했지만 종종 있었다. 서스펜션도 바닥을 움켜쥐기보다 약간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굽이진 길에서도 내가 차를 리드한다는 느낌으로 움직이기 어려웠다. 사실은 그렇게 대들어볼 자신도 없었다.

이번 X6 M 시승이 무척이나 아쉬웠다. 여건이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X6 M이 아니었다면 비가 그렇게나 쏟아지던 칠흑 같던 도로를 그 정도로 달려볼 생각조차 못했을 거다. 태풍 속의 체험도 결국 M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마른 노면에서 X6 M이 얼마나 강력한 성능과 유연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을지. 차 키를 넘기면서 이렇게까지 아쉬웠던 적은 없었다. 이 친구, 반드시 다시 만나야겠다.

 

 

SPECIFICATION 기본 가격 1억650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AWD, 5인승, 5도어 왜건 엔진 V8 4.4ℓ DOHC 32밸브 트윈터보, 575마력, 76.6kg·m 변속기 8단 자동 공차중량 2340kg 휠베이스 2933mm 길이×너비×높이 4909×1989×1689mm 복합연비 6.9km/ℓ CO₂ 배출량 260g/km

 

CREDIT

EDITOR / 고정식 / PHOTO / 모터 트렌드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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