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 COOPER 3DOOR

미니와 함께하는 출퇴근길이 즐겁다. 오전 9시 ‘오로롱!’ 하는 작은 배기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회사까지 거리는 지하철로 한 정거장. 얼마 전까지는 브롬톤 자전거를 주로 이용했으나 7월부터 불볕더위를 동반한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이제는 미니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 미니는 일반적인 운송수단 이상으로 재밌다. 전 세대에 비하면 몸집이 약간 커졌지만 여전히 작은 차체와 경쾌한 핸들링이 특징이다. 이런 장점을 이용해 좁은 골목길을 재빠르게 지나다닐 때 마치 영화 <이탈리안 잡>의 한 장면을 직접 체험하는 것 같다. 사무실의 좁은 주차타워에 차를 세울 때도 작은 차체 덕분에 휠(OZ 슈퍼트리스모 17인치)을 긁을 걱정이 없다. 안테나도 전 세대보다 짧아져서 번거롭게 분해할 일도 없다.

이렇게 칙칙한 출근길에 산뜻한 활력소가 되는 미니의 매력은 퇴근길에도 돋보인다. 통신업이라는 직업을 가진 나는 분 단위로 쪼개진 업무와 보고로 스트레스를 매우 많이 받는 편이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에는 6개월간 단 하루도 쉬지 못했고 하루 18시간 이상을 근무하기도 했다(개인적으로는 너무 힘들어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있을 때쯤 미니로 출퇴근하는 일이 삶에 큰 활력소가 됐다.

요즘은 새벽 1~2시쯤 업무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며 드라이브를 한다. 조금 돌아가는 코스지만 근처 산길을 거쳐 집으로 간다. 퇴근길 드라이브는 온종일 받은 스트레스를 날리는 좋은 방법이다. 내가 자주 찾는 북악산(서울 성북구)은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 정상 팔각정에서 잠시 쉴 수 있다. 여기서 서울의 야경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시 구불구불 와인딩 로드를 즐기며 집으로 달린다.

미니로 와인딩을 즐긴다고 하면 대부분 S나 JCW를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미니는 기본형인 1.5 가솔린. 애초 달리기 용도로 구매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출퇴근길에 즐거움을 주는 차로 생각했기 때문에 이 정도도 충분하다. 물론 기본형을 타면서 불만인 부분이 한 가지 있다. 바로 꽃무늬가 그려진 친환경 에코타이어가 기본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차를 사고 곧바로 스포츠 타이어로 교체했다. 만족스럽다. 이정도 튜닝(?)으로도 산길을 아주 즐겁게 달릴 수 있다. 출근길에는 막히는 길을 피해 좁은 골목을 요리조리 빠져나가고, 퇴근길에는 산길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미니는 나의 최고의 장난감이다. 

가격 299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4인승, 3도어 해치백
엔진 3기통 1.5ℓ 터보, 136마력, 22.5kg·m 변속기 6단 자동 무게 1115kg 휠베이스 2495mm
길이×너비×높이 3821×1727×1414mm 연비(통합) 14.6km/ℓ CO₂ 배출량 117g/km
구입 시기 2015년 6월 총 주행거리 1500km 평균연비 8.1km/ℓ 월 주행거리 50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8만원(유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