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로메오가 국내에 상륙한다는 소문이 돈 것이 5년 전부터다. 그리고 이제야 그 실체가 가시화되고 있다. 새로 나온 고성능 스포츠 세단 줄리아가 그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가까운 미래에 한국에서도 알파로메오를 정식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정확한 데뷔 시점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미 피아트-크라이슬러 코리아가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알파로메오가 한국에서 뜨겁게 주목받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대하는 알파로메오란 무엇일까? 왜 기대하는 것일까? 알파로메오 브랜드의 역사는 100여 년이다. 자동차 역사를 통틀어 꽤 비중 있는 브랜드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모든 것이 생소하다. 책에서 읽은 브랜드 역사나 명차의 제원을 제외하면 아는 것이 많지 않다. 알파로메오를 소유한 적도 없고, 심지어 진지하게 가치를 생각해본 적도 없다. 우리가 어떤 이유로 알파로메오를 좋아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다.

이 땅에서 알파로메오를 제대로 경험한 사람은 극소수다. 그러니 알파로메오가 멀게 느껴진 것이 당연하다. 물론,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알파로메오가 한국 시장에 관심을 두는 이상 우리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먼저 브랜드를 이해해야 한다.

알파로메오를 이해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얼마 전 147 GTA(2003년형)를 시승하며 든 생각이다. 이 차는 3.2리터 V6 엔진을 얹은 핫해치다. 국내에 단 2대만이 도로를 달리는 특별한 녀석이다. 눈이 즐겁다. 평범한 해치백의 모습임에도 구석구석 디테일이 살아 있다. 개성뿐 아니라 기능성에 충실한 디자인이 알파의 특징이다. 방패 모양 그릴, 오버 펜더, 5개의 원 모양으로 디자인된 휠이 대표적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엔진룸을 열면 하나의 작품을 보는 듯하다. 메인 스로틀 보디에서 헤드로 직접 연결되는 반짝이는 6개의 스테인리스 흡기 파이프가 시선을 끈다. 시커먼 플라스틱 조각으로 덮은 독일차와 달랐다. 기술자들의 고집이 보인다. 콤팩트한 엔진룸에 가로배치로 V6 엔진을 꽉 채워 넣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모두 그들만의 방식이다. 

무엇보다 알파로메오의 특별한 감각은 운전할 때 느껴진다. 147 GTA는 여느 소형차와 달리 움직임이 차분하고 묵직했다. 동시에 생동감 있다. 3.2리터 엔진이 만드는 진동과 소리, 시원하게 토하는 배기음이 일품이다. 속임수는 없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기계가 만들어내는 사실적인 감각을 살렸다. 저속부터 풍부한 토크를 발휘하는 엔진(250마력, 30.5kg·m)이 이 차의 특징이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거나 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엔진의 감각이 인상적이다. 페달을 밟는 중독성이 있다. 6단 수동변속기를 이용해 출력을 연결하는 동안 나와 알파가 점점 호흡을 맞춰갔다. 록투록 1.7바퀴의 스티어링휠이 전해주는 민첩한 조향 감각, 앞머리가 무거운 앞바퀴굴림 특유의 코너링 감각이 도드라졌다. 이 차를 운전하는 내내 새로운 무언가를 계속해서 느낄 수 있었다. 알파로메오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함이었다. 알파로메오의 존재를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장시간 차를 경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많은 것이 이해가 됐다.

“이번에 이탈리아에서 알파로메오 박물관을 둘러보고, 알파로메오가 진심으로 갖고 싶어졌어. 그 찬란했던 역사나 가치를 이해하며 끌리는 구석이 있더군. 스포츠카 4C나 줄리에타를 타보고 그 매력에 완전히 반했어. 한국에 어서 빨리 알파로메오가 들어오면 좋겠어.” 지난 7월, 줄리아 발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에 다녀온 <모터 트렌드> 이진우 에디터의 소감이다. 절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147 GTA를 타보고, 그의 말에 십분 공감할 수 있었으니까.

GT 1300 주니어

1 설렘이 있었다
나의 젊은 날은 1960~70년대였다. 당시 자동차에 푹 빠진 나의 마음을 뒤흔든 알파로메오는 영화의 장면 속에 있었다(그때 프랑스나 이탈리아는 나에겐 그저 먼 나라였으니까). 오래된 시가지를 배경으로 빨간색의 작은 스포츠카는 완벽했다. 돌이켜보면 그때가 알파로메오의 전성기였다. 알파로메오에 멋진 차가 많았다. 알파로메오 GT 1300 주니어를 본 순간 시대를 훌쩍 앞서간 노치백 2+2 디자인에 넋을 잃고 말았다. 베르토네 디자인이지만 당시 미성년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천재 디자이너 주지아로의 작품이라 했다. 최고출력이 요즘 소형차와 비슷한 110마력에 불과하지만 5단 수동변속기를 달고 앙앙거리며 시속 175킬로미터까지 달렸다. 같은 모양에 헤드램프가 4개 달린 알파로메오 1750 GT 벨로체도 출력은 132마력이었지만 1040킬로그램의 몸무게를 바탕으로 시속 190킬로미터까지 달렸다. 구조가 간단한 이들은 오늘날에도 복원 취미의 대상차로 인기가 높다. 영화 속에서 미남 배우 알랭 들롱이 사랑하는 여인과 애잔한 도피행각을 벌이는 장면이 인상 깊다. 그가 탄 차를 추격하는 경찰차는 대부분 알파로메오 줄리아 1600(4도어 세단)이다. 로마의 좁은 골목길에 최적화된 경찰차는 계단 길을 내달렸다. 앙앙거리며 악을 쓰는 알파로메오를 볼 때마다 영화 내용보다 자동차 모양을 음미하기에 바빴다. 영화 <졸업>에서 더스틴 호프먼이 타고 달린 ‘알파로메오 스파이더’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피닌파리나 작품으로 그 시대 어떤 차보다 완벽한 디자인이었다. 그때는 알파로메오 주니어 Z나 몬트리올 같은 쿠페도 좋았다. 전성기의 알파로메오는 디자인이 뛰어난 차로, 찢어지는 엔진음이 황홀했던 기억으로 남는다. 당연히 그때 비교할 만한 독일차가 뭐가 있었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글•박규철(편집위원)

타입 33 스트라달레

2 아직 미련이 남는 브랜드
내가 알파로메오라는 브랜드를 인지하게 된 것은 꽤 어릴 때다. 집마다 한 세트씩은 있었던 <어린이 과학> 시리즈 백과사전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마르고 닳도록 끼고 살았던 자동차 편의 ‘타입 33 스트라달레’가 나에겐 첫 알파로메오 기억이다. 그 후 시간이 많이 흐른 2009년, 나는 크라이슬러 코리아에 상품 기획과 교육을 담당했다. 그 몇 년은 미국 본사가 다임러 그룹과 분리되고, 다시 사모펀드에 매각되었다가 파산보호 신청을 거치는 등 꽤 복잡한 시기였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숙제를 받았다. 피아트와 합병될 가능성이 있으니 피아트 그룹의 차로 상품 구성을 해보라는 것이었다. “진짜요?”

수입차의 상품 구성은 ‘옵션 리스트’에서부터 시작한다. 전 세계에서 팔릴 모든 종류의 파워트레인(예상 출력, 연비, 배출가스 기준 등)과 편의 및 선택 항목이 기록된 것으로 차의 크기와 넓이 등 각종 수치가 담겨 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배출가스 기준과 옵션을 국내 시장에 맞추고, 동급 모델 중 가장 인기가 있는 경쟁 모델을 선택해 상품성을 꾸민다. 판매 가격이나 소비자가 느끼는 옵션 가치를 따져 진짜 가격도 만들어본다. 복잡하지만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매우 재미있는 과정이다. 그렇게 기획한 차가 2~3년 후에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팔리면 그만큼 뿌듯한 일도 없다. 그런데 아무런 정보 없이 상품 기획을 한다는 건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나 다름없다. 결국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알파로메오 홈페이지를 들락거렸고, 온갖 자동차 잡지를 뒤적여 간신히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었다. 요약하자면 알파로메오 미토를 국내로 가져와 고성능 버전인 미니 쿠퍼 S와 붙이고, 브레라 쿠페와 로드스터를 아우디 TT, 159 세단을 폭스바겐 파사트와 A4 사이에 내놓는 전략이었다. 가격이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2010년에 저 차들이 실제로 국내에 들어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후속 모델들이 늦어진 브레라나 159의 경우는 곧바로 단종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훨씬 더 빨리 알려지지 않았을까? 혹시 알파로메오 브랜드가 더 일찍 시작했다면 우리나라에도 4C 등으로 스포츠 브랜드로 자리 잡지 않았을까? 지금도 많은 아쉬움과 미련이 남는다. 그래도 머지않아 알파로메오를 우리나라에서 정식으로 볼 수 있다는 소식이 그저 반갑고 즐겁다. 아름다운 이탈리아 자동차의 원본을 하루빨리 만나기를 진심으로 기원할 뿐이다.
글•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GTV6

3 클래식 알파에 젖어들다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2005년, 캘리포니아 알파로메오 클럽에서 운영하는 드라이빙 스쿨에 참가했다. 그때 한 할아버지의 차고에 찾아가 운명적으로 알파로메오를 만나게 됐다. 그때 처음 알파로메오의 운전석에 앉았다. 낮은 시트 포지션, 다소 어색한 운전자세 등 무엇 하나 평범한 것이 없었기에 마치 시간을 거스른 느낌마저 들었다. 그리고 몇 달 후 1984년형 GTV6와 지겹도록 깊은 인연이 시작됐다. 굴러가지도 않는 차를 구해서 레이스카로 탈바꿈하는 작업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알파로메오는 처음 보면 ‘참 특이하구나’라고 느낀다. 그러다가 ‘도대체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라는 푸념이 절로 나온다. 사실 알파로메오에 담긴 기술은 엉뚱한 것이 거의 없다. 궁극적으로는 올바른 길을 추구한다. 단지 일반 도로에서 타는 자동차기에 스스로 타협하는 부분이 많다. 그 과정은 대단히 고집스럽다. 하지만 레이싱 경험이 짙게 묻어나는 위트와 자신감이 녹아 있다. 그렇게 점점 알파로메오의 매력에 빠져든다.

레이스카를 만들기 시작한 지 몇 달이 지나자 GTV6가 서서히 레이스카의 모습을 갖췄다. 그즈음 알파로메오 클럽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많은 알파 오너들을 만날 기회도 생겼다. 거의 매달 열리는 트랙 이벤트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것이 알파로메오 클럽만의 특징이다. 이때 트랙의 풍경은 흡사 예전부터 서로 알아왔고, 또 함께 늙어가는 작은 농촌 마을의 모습과 비슷했다.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들이 모여 어린애 같은 농담을 주고받았다. 기름때를 묻히고 트랙을 달리며 즐거워했다. 내가 아는 레이스의 차가운 이미지가 아니었다. 알파로메오와 교감하는 따뜻한 모습이었다. 그들에게 랩타임이나 자금력은 중요하지 않았다. 알파로메오를 통해 모든 것을 초월해버린 마치 신선놀음과 같았다.
글•박진수(회사원)    

2000 GTV

4 첫사랑 같은 존재
누구에게나 청춘은 있다. 그 시절의 화끈하고, 정열적이었던 연애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는 지난 7월 일본에서 그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일본에서 가장 덥다는 교토 아라시야마에서 1972년식 알파로메오 2000 GTV를 만났기 때문이다.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던 청춘을 뒤돌아보게 만드는 차였다. 큼직한 헤드라이트와 간결한 라인이 살아 있는 2000 GTV는 풋풋했던 시절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졌다. 고전적이고 직관적으로 구성한 실내, 파워 스티어링이 제공되지 않는 커다란 원목 스티어링휠, 폭 185밀리미터 타이어는 요즘 기준의 차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간결하다. 알파로메오와 이상하게도 인연이 없던지라 오너를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이런 말부터 나왔다. “알파로메오는 첫사랑처럼 늘 제 마음속에 있습니다.” 그러자 그가 웃으며 답한다. “그럼 오늘 타봐야겠군요.” 대답과 함께 그가 운전석의 문을 열어준다. 그렇게 시동을 걸었다. 독립 스로틀이 장착된 트윈 캬뷰레터 특유의 흡기음이 귓전을 때리며 앙칼진 사운드가 주변으로 퍼져나간다. 확실히 원초적인 느낌이 강하다. 고성능을 추구하지만 운전자를 압도하려는 쓸데없는 군더더기는 없다. 작은 엔진에 무슨 짓을 했는지 반응이 대단히 빠르다. 빨리 진도(?)를 나가고 싶던 가장 뜨거웠던 첫 연애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차를 타는 동안 온몸에 짜릿한 흥분이 떠나지 않았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아는 녀석이었다. 풋풋했던 청춘의 첫사랑은 기억으로만 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결과를 떠나 그 순간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요즘 같은 하이테크 시대에 40살이나 된 녀석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한마디로 답하기 어렵다. 하지만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꼭 한번 만나봐야 한다. 알파로메오 그 자체가 바로 청춘의 추억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글•황욱익(자동차 칼럼니스트)

5 알파로메오의 오너로 살기
한국에서 알파로메오 147 GTA를 타고 있다. 2007년 일본에서 중고차로 수입해 들여왔다. 일본에서 들여왔지만 운전석은 왼쪽에 있다. 특이하게 차가 정식으로 팔리는 일본에서도 수동변속기 모델은 운전석이 왼쪽에 있다(자동변속기는 오른쪽). 누가 알파로메오 아니랄까 봐, 이런 점까지도 괴짜답다. 내가 알기로 주행 가능한 147 GTA는 국내에 단 2대다. 공식 수입사가 없어 한국에서 알파를 소유하는 것은 고난의 연속이다. 일단 유지 보수가 문제다. 차에 문제가 생기면 포럼 사이트를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전 세계 알파 오너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는 곳으로 고장 원인을 분석하고 필요한 부품을 찾아낸다. 그렇게 의사소통이 가능한 영국 부품업체 한 곳을 찾아냈다. 모든 거래는 e메일로 한다. 내가 필요한 부품이 있으면 이메일로 주문을 하고, 카드로 결제하면 영국에서 부품이 오는 식이다. 영국에 재고가 없으면 이탈리아에 주문해서 보내준다. 이미 단종된 부품도 꽤 많기에 때에 따라 부품 수급에 시간을 많이 소모하기도 한다. 부품이 도착하면 간단한 정비는 직접 하는 편이다. 큰 수술일 경우 믿을 만한 정비소에 수리를 요청한다. 고성능 버전인 147 GTA는 정비에 노하우가 필요하다. 구성이 꽤 까다롭다. 독일차처럼 정비 편의성을 고려한 디자인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작은 볼트 수리가 곧 앞 범퍼 전체를 내리는 일로 번진다. 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자동차이기에 특별히 못 만질 이유는 없다. 물론 공식 수입사가 없다는 것은 가끔 막막하다. 미국에서만 팔렸어도 부품 수급이나 관리가 훨씬 편하겠다는 생각이다. 147 GTA의 디자인은 독특한 구석이 있다. 하지만 소형 해치백이라 크게 튀지 않는다. 재미있는 것은 주변의 시선을 받는 타이밍이다. 수입차가 적은 동네에선 쳐다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오히려 고급 수입차가 많은 곳에서는 따가운 시선이 느껴진다. ‘아는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뜻이겠다. 알파로메오를 타면서 편리한 것 중 하나는 나를 충분히 대변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나의 카라이프를 구구절절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저 알파로메오를 탄다는 것으로 모든 것이 설명돼버리기 때문이다.
글•박진수(회사원)

1 브랜드의 기원
프랑스 자동차 회사 다라크가 지금의 알파로메오의 전신이다(1910년, 이탈리아 밀라노 근처 포르텔로에 위치). 당시 다라크의 투자자였던 카발리에 우고 스텔라가 이탈리아의 지형에 알맞은 차를 만들기 위해 알파(A.L.F.A)를 설립했다. 그리고 5년 후 니콜라 로메오가 경영을 맡으며 자신의 이름을 사명에 넣고 1920년 알파로메오로 이름을 바꿨다.

2 모델 라인업
알파로메오는 현재 해치백 미토와 줄리에타 미드십 스포츠카 4C를 판매 중이다. 각각 폭스바겐 폴로와 골프, 포르쉐 카이맨과 경쟁하는 차들이다. 여기에 최근 발표한 스포츠 세단 줄리아가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더불어 앞으로 매년 신모델이 발표될 예정이다.
 

3 콰드리폴리오
일부 모델의 앞 펜더에 네잎클로버 배지가 달린다. 이것은 1923년 이탈리아 타르가 플로리오 내구 레이스에서 알파로메오 팀 레이서 우고 시보치가 행운을 바라며 붙인 것이다. 이후 이 네잎클로버(콰드리폴리오)는 알파로메오 레이스카나 고성능 모델의 상징이 됐다.

4 엠블럼 의미
알파로메오의 엠블럼은 1910년 화가 로마노 카타네오가 디자인을 맡았다. 왼쪽의 십자가는 이탈리아 밀라노 시의 문장, 오른쪽의 뱀은 비스콘티 가문의 문장에서 영감을 얻었다. 밀라노에 있는 카스텔로 스포제스코 성의 대문을 보면 엠블럼에 영감을 준 부분을 찾을 수 있다.
 

5 엔초 페라리
페라리의 설립자 엔초 페라리는 1920년부터 알파로메오 팀 드라이버로 자동차 경주를 시작했다. 이후 1929년 자신의 레이싱 팀 스쿠데리아 페라리를 설립하고, 알파로메오 차로 레이스에 참가했다. 사실 그는 페라리를 만들기 전 피아트에 입사를 지원했다가 떨어졌다.

6 레이스 역사
알파로메오가 레이스에 뛰어든 것은 창립 이듬해인 1911년이다. 1924년부터 두각을 나타내면서 1925년 P2 레이스카로 오토모빌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알파로메오의 활약에 자존심이 상한 피아트가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해버리는 일도 있었다.

7 밀레밀리아의 전설
1933년, 밀레밀리아 레이스(1600킬로미터 랠리)에서 1위부터 10위까지 몽땅 알파로메오가 차지했다. 당시 본선 참가 대수는 총 85대. 재정 악화로 알파로메오 제조사 팀은 경기에 참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스쿠데리아 페라리 소속 알파로메오가 모두 선두에 올랐다.

8 전쟁 후 레이스 복귀
2차 세계대전 후 알파로메오가 레이스에 복귀한 가장 큰 요인은 성공적인 은폐였다. 전쟁 동안 이탈리아 오르타 호수 치즈 생산 공장에 숨겨뒀던 5대의 158 알페타가 안전했기 때문이다. 이후 이 차들은 새로 개발한 엔진을 얹고 레이스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9 유명인에게 인정받는 차
미국의 자동차 왕인 헨리 포드는 알파로메오를 두고 “나는 알파로메오를 볼 때마다 모자를 들어 올려”라며 경의를 표했다. 영국의 자동차 칼럼니스트 제러미 클락슨은 “알파로메오를 소유해보지 않은 사람은 자신을 자동차 마니아라고 부를 자격이 없다”고 했다.

10 새로운 도전
알파로메오는 자동차 외의 것도 만들었다. 100년이 넘는 브랜드 역사에 실로 다양한 도전을 했다. 비행기를 만들고 트랙터와 버스, 기차 엔진 개발에 힘을 쏟았다. 주방용 오븐부터 알루미늄 창틀 등을 만들기도 했다.

11 미국 시장
미국의 유명 자동차 수입업자였던 맥스 호프먼이 1950년대 중반 미국으로 알파로메오를 들여왔다. 1961년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이후 판매 부진으로 시달리다 결국 1995년 미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러다 지난 2008년 스포츠카 8C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 다시 복귀했다.

12 믿을 수 없는 기록
1958년, 한 살인 사건 재판에서 알파로메오가 거론됐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말펜사까지 줄리에타를 타고 1시간에 주파하는 것이 판결의 쟁점이 된 것이다. 피고 변호인은 불가능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검사 측이 이를 시도해 1시간 만에 달리며 피고인은 무기징역을 받았다.

13 최초의 커먼레일 디젤
알파로메오와 디젤 엔진을 연결해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커먼레일 디젤 방식 엔진을 탑재한 최초의 자동차는 알파로메오 156 JTD였다.

14 알파로메오 사랑
미국 전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줄리에타 스파이더를 소유했다. 이 밖에도 존 레넌, 에릭 클랩튼, 랄프 로렌, 프랭크 시내트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 수많은 유명인이 알파로메오를 소유했었다.

15 생을 같이한 디자이너
알파로메오의 유명한 V6 엔진 디자이너는 주세페 부쏘다. 그는 페라리 초기 기술 책임자이자 알파로메오에서 1979년부터 2005년까지 쓰인 전설적인 V6 엔진을 개발했다. 2005년, 그는 자신이 디자인한 V6 엔진의 생산이 중단되고 불과 며칠 후 공교롭게도 사망했다.

16 영화 속 알파로메오
영화에 등장한 알파로메오 중 가장 유명한 모델은 스파이더다. 1967년 영화 <졸업>에 등장하며 덩달아 판매도 엄청나게 늘었다. 최근에는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159 세단이 애스턴마틴 DBS와 뜨거운 추격 장면을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