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911 카레라 4 GTS 대퇴근
허벅지는 달리기의 필수 조건이다. 육상선수, 축구선수, 스케이트 선수의 폭발적인 힘은 모두 이 허벅지에서 나온다. 박찬호가 LA 다저스에서 동료들에게 처음으로 관심을 받았던 것은 공의 속도가 아니라 샤워를 하다 눈에 띈 26인치 크기의 허벅지였다.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이상화 선수의 허벅지는 23인치로 또래 날씬한 여성의 허리둘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르다는 우사인 볼트의 허벅지도 30인치나 된다. 그만큼 허벅지는 힘의 상징이다. 탄탄한 허벅지가 잘게 쪼개진 것을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정력을 연상하며 성적인 매력을 느낀다. 포르쉐의 허벅지라고 할 수 있는 리어 펜더는 밑으로 휠을, 안으로는 엔진을 품은 채 언제든지 튀어나갈 준비를 하듯 잔뜩 웅크리고 있다. 네바퀴굴림 모델은 와이드 보디 키트를 적용해 리어 펜더가 일반 모델보다 36밀리미터 더 넓다.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폭탄처럼 터져 나오는 거대한 힘을 숨긴 채 매끈하게 후미부까지 이어지는 포르쉐의 곡선은 자동차 중에서 최고의 ‘섹시 백’이다.

BMW X4 대흉근
흔히 BMW의 키드니 그릴을 ‘돼지코’라고 한다. 헤드라이트의 눈빛과 앞을 향한 들창코 같은 디자인 때문이다. 요즘 나오는 BMW는 모두 헤드라이트를 소위 ‘앞트임’ 해 키드니 그릴과 붙여놨다. 덕분에 앞모습이 더욱 근육질답게 보인다. 불룩하게 튀어나온 키드니 그릴은 다르게 보면 남자의 탄탄한 가슴근육 같다. 헤드라이트는 팔을 옆으로 벌린 모양이다. ‘갑바’는 남자의 자존심이라고 했다. 키드니 그릴 역시 BMW의 오랜 자존심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CLS 외복사근과 내복사근
옆구리 근육은 매끈한 보디라인을 이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남자는 역삼각형, 여자는 S 라인을 만들어준다. 옆구리 근육은 크게 보면 복근이다. 윗부분을 외복사근, 아랫부분을 내복사근이라고 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CLS의 외복사근과 내복사근은 4인승 쿠페의 긴 차체 라인을 골반 부분인 리어 펜더까지 힘 있게 끌고 간다. 매끈한 복사근이 골반과 만나 이루는 경계선은 속옷을 반쯤 걸친 것 같은 야릇한 관능미를 선사한다.

재규어 XF 전두근
재규어는 항상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 당장 무엇이라도 잡아먹을 것처럼 날카로운 눈매와 함께 언제나 공격적인 표정으로 화를 낸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누군가를 위협할 때는 이마의 전두근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준다. 재규어는 불룩하게 솟은 보닛 아래 마치 엄청난 엔진이 들어 있는 것처럼 숨기고 도로에서 고양잇과 동물 특유의 인상을 쓰며 강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포드 머스탱 승모근
근육 하면 머스탱이다. 머슬카를 이야기할 때 머스탱을 빼놓으면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차체 전체가 탄탄한 근육질이고 힘이 넘친다. 포르쉐처럼 리어 펜더가 불룩 튀어나와 역시 달리기 선수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머스탱을 뒤에서 보고 있으면 미국 프로레슬러들의 딱 벌어진 어깨 라인이 연상된다. 그들의 거대한 승모근에서 나오는 괴력과 머스탱의 뒷바퀴에 전해지는 휠 마력 크기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