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동남아로 가야 해?
여름휴가 때마다 동남아시아 휴양지를 순회하듯 돌았다. 코타키나발루, 발리, 싱가포르, 푸껫, 사이판, 괌, 방콕 등 웬만한 휴양지는 다 가본 듯하다. 그러고 내린 결론은 괜찮은 국내 리조트에서 2~3일 푹 쉬는 게 더 낫겠다는 것이다. 왔다 갔다 비행기에서 시간 버릴 일도 없고, 입에 맞지 않는 음식 탓에 김치를 부르짖을 일도 없고, 행여 피부병이나 풍토병에 걸려 고생할 일도 없으니 말이다. 7월 초에 남들보다 조금 일찍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장소는 강원도 양양에 있는 솔비치 호텔 앤 리조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만족이었다. 지금까지 다녀본 국내외 리조트 중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들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

이곳은 우선 분위기가 이국적이다. 아이보리색 외벽에 주황색 지붕을 얹은 건물이 스페인 남부에 있는 고급 리조트를 연상케 한다. 리조트 구석구석 가우디의 건축물과 조각품을 따라한 듯한 장식이 있어 스페인에 간 것처럼 사진을 찍는 재미도 있다. 리조트 앞으로 새파란 동해바다가 펼쳐지는데 따로 프라이빗 비치가 있어 투숙객이면 자유롭게 해변을 거닐 수 있다. 7~8월이면 해변에 파라솔과 의자를 펼쳐놔 아이들과 모래 놀이를 하거나 수영을 하며 노닥거리기에도 그만이다. 파라솔을 빌리는 돈은 하루에 2만원인데 따로 텐트나 그늘막을 가져와 칠 수도 있다. 그 비용은 받지 않는다.
 

또 하나 좋은 점은 수영장인 아쿠아월드가 있다는 거다. 실내수영장과 실외수영장이 있는데 실외수영장은 작긴 하지만 아이들과 물놀이하기엔 그만이다. 작은 워터슬라이드도 있고, 수영장 위에 공룡과 악어, 거북 조형물이 둥둥 떠다녀 그 위에 아이들을 태우고 물놀이하기도 좋다. 실외수영장에서는 2만원이면 선베드를 빌릴 수 있는데 그 위에 누우면 잠이 솔솔 온다. 어느 동남아 리조트도 부럽지 않다. 작은 분수가 있는 넓은 광장에서는 아이들이 탈 수 있는 전동식 페달카도 빌려준다. 공짜는 아니고 30분에 1만~1만5000원이다. 7~8월에는 광장 한쪽에서 매일 저녁 바비큐 파티도 열린다. 바비큐를 맛있게 먹는 동안 무대에서는 공연도 한다. 휴가 온 기분을 제대로 낼 수 있다. 문제는 이곳이 여름 성수기에는 예약하기 불가능할 만큼 인기가 좋다는 거다. 그래서 더욱 늦은 휴가를 떠나기에 제격이다. 방값도 낮아지고, 사람도 북적이지 않아 더 좋다. 글•서인수

주소 강원 양양군 손양면 선사유적로 678 문의 www.daemyungresort.com, 1588-4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