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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 TREND_Stars&People

듣는 남자

카오디오 인스톨러 유세일의 진솔한 마음의 소리

2015.08.04

 

흔히 남자가 손대지 말아야 할 취미로 자동차, 카메라, 오디오, 시계, 게임 등을 꼽는다. 이 중 자동차와 오디오 무려 두 가지에 푹 빠져 있는 유세일 인스톨러를 만났다. 그는 경기도 분당에서 ‘개러지 2.0’이라는 조그만 카오디오 숍을 운영하고 있다. “어렸을 때 유도를 그만두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내가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 생각했습니다. 자동차와 오디오가 남더군요. 둘 다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동차의 오디오를 만지게 됐습니다.” 융합의 아주 좋은 예다.

유세일 인스톨러는 카오디오만 20년째다. 그가 이 일을 처음 시작한 건 한국에 막 CD 플레이어 붐이 일어났을 때다. 오디오 데크 시장이 가장 컸을 때지만 기술과 정보는 부족했다. 쿵쾅거리는 음압을 높이는 게 유행이었고 방음과 방진을 위해 차 문 안쪽에 시멘트를 바르기도 했다. 가격 거품도 심했다. 유세일 인스톨러가 작업한 시스템 중 높게는 2억원에 가까운 것도 있었다고 한다. 요즘엔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많아지면서 운전자의 귀높이도 상당히 올라갔다. 그만큼 그도 성장해야 했다. 제대로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고 정보도 부족했다.

귀 훈련을 위해 대역별로 다른 소리가 나는 테스트 CD를 무한 반복해서 들었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됐다. 인스톨러는 일단 잘 들을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는 베스트 인스톨은 무엇일까? “인디비주얼입니다. 카오디오는 어쩌면 한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가장 좋은 세팅은 주문자가 원하는, 주문자에게 맞는 세팅입니다. 그 사람의 음악과 음향적인 취향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첫 만남에 2시간 정도 대화는 기본입니다.” 카오디오 시장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지금 우리나라 카오디오 시장은 뚜렷한 정체성 없이 우후죽순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오디오에 대한 자부심보다 단순히 시스템을 팔려는 장사꾼들이 섞여 있기 때문이죠. 오디오 인스톨은 굉장히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한 작업이라 부가가치가 높습니다. 그것을 서로 인정하는 문화가 형성됐을 때 카오디오 시장도 성숙될 수 있습니다.”

 

 

1 아직도 리스토어 중인 갤로퍼. 지금까지 비용만 3000만원 넘게 들었다. 2 스피커 간의 시간차 설정 등 세밀한 세팅은 모두 컴퓨터로 한다. 3 요즘 핫하다는 프랑스 블람 스피커. 웅장한 사운드가 특징이다.


오디오가 생업이 됐다면 자동차는 취미로 남았다. 사실 유세일 인스톨러는 본인의 차를 오토 살롱에 전시할 정도로 리스토어 전문가이기도 하다. 지금도 구형 갤로퍼를 3년 동안 직접 리스토어 중이다. 리스토어를 하는 이유는 세상에 둘도 없는 ‘나만의 차’를 갖고 싶어서다. 나만의 차로 나만의 장소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가끔 지도에도 안 나오는 오지로 오프로드 캠핑을 훌쩍 떠나 나만의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지금보다 젊었을 땐 스포츠카에 미쳐 있었다. 안 타본 스포츠카가 없고 현대 투스카니를 550마력까지 끌어올려 타기도 했다. 비용만 8000만원이 넘게 들었다고 한다. 지금도 갤로퍼를 포함해 총 5대의 차를 갖고 있지만 주로 가족과 함께 여행을 하거나 카오디오 데모카로 사용하고 있다. 혹시 아내가 핀잔을 주진 않느냐고 물었다. 그의 덩치처럼 묵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어차피 딱 한 번 사는 인생입니다. 사는 동안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야죠. 다행히 아내가 이해를 많이 해주는 편입니다. 안 그러면 이 일 못하죠.”

그는 지금 굉장히 비밀스럽고 설레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딸을 위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차를 고안하고 있다는 것이다. 벌써 베이스로 쓸 100퍼센트 순정 상태의 로버 미니를 일본에 주문한 상태다. 최고 수준의 오디오 시스템과 최고급 가죽 시트를 장착하고 외관도 다듬어 세계에서 가장 예쁜 로버 미니를 만들 계획이다. 그리고 딸이 성인이 돼 운전면허를 따면 깜짝 선물로 줄 생각이라고 한다. 부디 그때까지 그의 두 딸이 이 기사를 못 보길 바란다.

 

 

CREDIT

EDITOR / 조두현 / PHOTO / 최민석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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