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BORGHINI GALLARDO LP560-4

다재다능한 슈퍼카

지난달에 람보르기니 LP560-4 이야기에 ‘에버랜드에서 인제서킷으로. 그리고 다시 청담 CGV와 이태원 거리로 몰고 다닐 수 있는 차’라고 주장했다. 과연 람보르기니가 다재다능할 수 있을까?

흔히 슈퍼카에 갖는 선입견 중 하나가 장거리 주행이 불편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LP560-4는 지난 2009년 직분사 엔진과 함께 내구성이 좋아진 싱글클러치 변속기를 받아들이면서 예전 가야르도보다 훨씬 더 나긋나긋한 주행 질감과 승차감을 실현했다. 물론 기본적으로 상당히 딱딱한 서스펜션을 가지고 있어서 세단 같은 안락한 승차감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러나 3~4시간의 장거리 드라이브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실제로 이 하얀색 황소를 타고 여행한 경험이 벌써 다섯 차례나 있다. 가깝게는 춘천에서부터 멀게는 부산 해운대까지, 고속도로와 굽이치는 시골의 국도를 가리지 않고 달렸다.

고속도로에서 LP560-4는 제법 근사한 크루저로 변신한다. 자동 변속, 스포츠 배기 시스템을 끄고 기본 모드로 달릴 때 스트레스가 상당히 억제된다. 고속에서 네 바퀴가 노면을 꽉 움켜잡고 있어서 불안하지도 않다. 그저 낮은 차체와 함께 바닥에 붙은 듯 미끄러지듯 달린다.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GT에겐 넉넉한 짐 공간이 기본이다. 2인승에 미드십 엔진 구성이라 제대로 된 짐 공간이 없을 것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앞쪽 트렁크엔 24리터(2리터 생수 12개로 생각하면 쉽다) 공간이 있고 시트 뒤로 어지간한 크기의 가방 3개 정도는 충분히 들어간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간단한 음식 재료와 며칠 동안 갈아입을 옷과 신발, 세면도구 정도는 문제없다. 크게 부족함을 느끼지 못한다. 예전에는 없던 컵홀더나 여행 동안 귀를 즐겁게 해줄 오디오(6매 CD 체인저, MP3 메모리 슬롯)도 달린다. 이런 편의장비가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이탈리아 슈퍼카’라는 장르에서 구현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요즘의 슈퍼카는 이러하다. 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 3초대에 돌파하는 무지막지한 성능과 함께 복잡한 도심에서도 누리도록 만들어진다. 언제, 어디로든 여유롭게 달려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매력을 지닌 이 녀석을 그렇게 사랑하게 된다. 글•윤지윤(콘텐츠 디자이너)

가격 4억2000만원 레이아웃 미드십 엔진, AWD, 2인승, 2도어 쿠페 엔진 V10 5.2ℓ 560마력, 55.0kg·m 변속기 오토클러치 6단 수동 무게 1410kg 휠베이스 2560mm 길이×너비×높이 4345×1900×1165mm 연비(통합) 7.3km/ℓ CO₂ 배출량 314g/km 구입 시기 2015년 1월 총 주행거리 1만5000km 평균연비 4.7km/ℓ 월 주행거리 30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150만원(유류비 20만원, 엔진오일 교체 등 13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