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차 수요 감소 현상이 여러 통계에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자료에 따르면 2013년도에 비해 20대 자동차 수요가 1.7퍼센트 줄어들었다. 30대도 3.9퍼센트 증가에 그쳤다. 반면 40대, 50대, 60대는 각각 10.4, 12.2, 13.2퍼센트 증가세를 보였다. 20~30대는 차를 살 여력이 안 되거나 사야 할 필요성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중장년층의 수요 증가는 자동차 복수 수요가 주요 요인이다. 비단 지난해뿐만 아니라 2012년과 2013년에도 20와 30대 모두 자동차 수요가 떨어졌다.  

차를 사지 않는 것을 넘어 운전면허를 따지 않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2005년과 2013년 연령별 운전면허 소지자 통계를 보면 다른 연령층은 운전면허 소지가 모두 증가했는데 22~37세는 2만~19만명씩 감소했다. 운전할 필요와 기회가 없으니 돈이 드는 운전면허 취득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가까운 일본은 이미 2009년에 1964년 조사 이후 처음으로 자동차 보유대수가 줄었다. 50세 이하 세대에서 자동차 보유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18~34세의 자동차 보유 비중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17퍼센트였다가 2012년 11퍼센트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미시간대학 교통조사연구소는 미국인 한 사람이 한 달 동안 운전한 거리를 분석한 결과, 2009년에서 2013년 사이 16~34세의 누적 운전거리가 23퍼센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대중교통과 자전거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정확한 수치적 통계는 없지만 유럽은 자동차 소유에 회의적인 젊은이들이 점차 늘고 실제로도 젊은 층의 자동차 소유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젊은 층의 자동차 구매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자동차가 그들에게 매력적인 소비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빠른 이동이 주는 즐거움이 가장 큰 매력이다. 더불어 운전의 즐거움을 탐닉하는 대상이다. 그런데 실제 세상은 도로가 엄청나게 막힌다. 속도는 느리고 신경을 집중해서 운전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다. 또 운전하는 동안 스마트폰을 만지지 못하는 것도 불편하다. 그러니 젊은 층에서 점점 운전을 기피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운전 거부자들은 운전을 하는 대신 비약적으로 발전한 대중교통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한다. 그들이 운전할 때라고는 스마트폰이나 비디오게임으로 레이싱 게임을 할 때뿐이다. 이런 통계와 젊은이들의 자동차 소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자동차 메이커들에게는 치명적이다. 미래 기업환경 수익구조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이니 적절한 대처가 없으면 기업이 존폐의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업이 생각하는 솔루션이 바로 자율주행과 무인차다. 젊은이들은 차를 사지 않고 운전면허도 따지 않는다. 하지만 자동차 메이커는 미래의 주 소비자가 될 그들에게 어떻게든 차를 팔아야 한다. 운전면허가 없는 그들에게 차를 팔 수 있는 방법은 완벽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무인차뿐이다.

운전 거부자 입장에서는 무인차가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다. 무인차는 대중교통과 달리 프라이버시가 완벽히 보장되는 공간이면서 이동수단의 역할까지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외부 세계와 완벽히 차단된 그들만의 공간에서 밥 먹고 잠자고 게임하면서 TV를 본다. 그렇게 학교, 직장, 집을 오간다. 운전을 하지 않음으로써 이동과 유희를 동시에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 세대 젊은이들은 좋아하는 차 사진을 벽에 붙여놓고 소유하고 운전하고 싶어 했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운전을 하지 않으려는 욕구가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다. 그들에게는 운전보다 더 흥미 있고 재미있는 유희거리가 많다. 또 자동차를 소유하면서 생기는 물리적, 심리적, 금전적 부담을 지려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자동차 메이커가 자율주행과 무인차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인차는 젊은이들의 운전 거부권을 존중하면서 차를 파는 (현재로서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