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SCHE 911 GT3

요즘은 출력 경쟁뿐 아니라 고효율, 친환경 대결 또한 한창이다. 자동차 마니아에게 차 회사들의 이런 기술 경쟁은 웬만한 TV 쇼보다 재미있게 느껴진다. 911 GT3에도 여러 신기술이 들어 있다. 그중에서 제일 와 닿는 신기술은 뒷바퀴 조향장치다(Rear-Axle Steering). 말 그대로 앞바퀴에 따라서 뒷바퀴도 함께 조향을 돕는 시스템이다. 시속 80킬로미터 이하 속도에서는 스티어링휠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리어휠은 반대로(왼쪽으로) 살짝 돌아간다. 이런 움직임은 휠베이스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며 좀 더 민첩한 움직임에 도움을 준다. 반대로 고속에서는 스티어링휠을 돌리는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리어휠이 돌아간다. 이때는 휠베이스가 긴 것과 같은 효과로 안정감을 높여준다. 마치 영화 속에 나오는 미래 자동차처럼 휠베이스가 줄었다 늘었다 하는 효과인 것이다. 그리고 이 느낌은 정말이지 신기하다. 
 

뒷바퀴 조향장치를 몸으로 처음 느낀 것은 GT3를 출고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지난해 12월). 당시 꽁꽁 얼어붙은 노면 탓에 미쉐린 컵2 타이어의 그립이 없다시피 했다. 그래서 길들이기 하면서도 차가 미끄러질까 봐 굉장히 조심스럽게 운전했다. 그런데 코너를 돌 때마다 자꾸만 뒤가 미끄러지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엔 타이어 접지력 부족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항상 일정하고 규칙적으로 뒤가 미끄러지는 것을 느끼게 됐다. 바로 뒷바퀴 조향 시스템이 개입한 것이었다. 저속에서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반면 고속에선 굉장히 단단한 느낌이고, 속도가 빠르게 변하며 뒷바퀴의 조향을 섬세하게 느낄 겨를이 없다). 특히 U턴을 빨리하면 느낄 수 있다. 과장 조금 보태서 차가 마치 턴테이블 위에 있는 것처럼 돌아간다. 뒷바퀴 조향 시스템의 진수는 며칠 전 다녀온 산길 주행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911 시리즈 중 유독 커진 보디 사이즈를 가졌지만 뒷바퀴 조향 기술 덕분에 차체가 굉장히 작은 것같이 경험할 수 있었다. GT3는 주행할수록 더 매력적이고 만족도가 점점 더 높아진다. 엔진 자체도 매력적이지만 그를 보조해주는 수많은 신기술이 운전자를 즐겁게 한다. 

글•안오준(가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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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2억2500만원 레이아웃 뒤 엔진, RWD, 2인승, 2도어 쿠페 엔진 수평대향 6기통 3.8ℓ, 475마력, 44.9kg·m 변속기 듀얼클러치 7단 자동 무게 1505kg 휠베이스 2457mm 길이×너비×높이 4545×1852×1269mm 연비(통합) 6.8km/ℓ CO₂ 배출량 267g/km

구입 시기 2014년 12월 총 주행거리 3850km 평균연비 6.5km/ℓ 월 주행거리 약 934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60만원(유류비 50만원, 통행료 1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