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많은 구리는 경차가 딱이지 
내가 다니는 교회 이름이 ‘길가에 교회’다. 실제로 6번 국도변에 있다. 일요일 아침에 예배를 가면 집중하기 힘들다. 강원도로 여행을 가는 서울 차와 바이크들이 나를 유혹하기 때문이다. 

구리와 남양주시를 관통하는 6번 국도는 주말이면 항상 막힌다. 주말을 즐기려는 서울 시민들이 도로를 차지해 정작 주민들은 다니기가 쉽지 않다. 옆에 외곽순환고속도로와 북부간선도로가 있지만, 이 역시 주말에는 서울 시민들 차지다. 그래서 구리·남양주 주민들은 주말에는 오히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경의-중앙선 전철은 청량리-왕십리-용산으로 서울을 관통해 문산역까지도 단번에 갈 수 있다. 그리고 버스전용차선을 달리는 간선버스는 서울 강북을 직통으로 연결한다. 강변북로를 이용하는 광역버스는 잠실과 강남으로 이어진다.  

서울 지도를 보면 경기도 구리시는 서울이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에 정확하게 자리한다. 만일 서울시의 경계를 매끈하게 다듬는다면 구리시는 서울에 편입될 것이다. 그래서 서울 특히 중랑-동대문구와 강남-송파-강동구로 통근하기에는 어정쩡한 서울 지역보다 오히려 가깝고 빠르다. 

나의 주된 행동반경은 서울 강남이다. 지금 살고 있는 남양주시 도농동에서 강남구 대치동 <모터 트렌드>까지 약 20킬로미터 거리다. 아침 7시에 승용차를 타고 강남으로 향하면 30~40분이면 족하다. 강변북로가 조금 막히기는 하지만 신호등이 거의 없다. 이전에 다니던 회사(청담동)에서는 목동에 사는 동료가 자신은 통근이 1시간 넘게 걸린다며 부러워할 정도였다. 

그리고 나에게는 개인 교통수단이 두 가지 더 있다. 모터사이클과 자전거다. 만일 서울 시내만 다닌다면 모터사이클은 빠르기는 해도 즐겁지는 않았을 것이다. 매연과 황사로 오염된 공기 속을 달린다는 것이 유쾌하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워커힐호텔 언덕만 넘어 구리시 지역으로 들어오면 확연히 맑아지는 공기와 푸른 광경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힐링 효과가 있다. 다만 강북삼거리 부근부터는 강변북로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참고로 너무 짧은 거리는 모터사이클을 타는 것이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라이딩 기어를 입고 벗는 시간이 꽤 걸리니까. 

구리·남양주는 자전거로 통근하기에도 아주 좋은 지역이다. 왕숙천을 따라서 한강으로 자전거전용도로가 바로 연결된다. 자전거 통근은 강남까지 한 시간 이상 소요되고 더운 여름에는 샤워를 하고 옷도 갈아입어야 한다는 거추장스러움이 있지만,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그리고 대중교통이 주지 못하는 장점이 있다. 운동이 된다는 것도 있지만 자전거 통근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남들이 붐비는 도로에서 스트레스와 씨름하는 동안, 나는 시원한 경치를 만끽하며 통근 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해방감이다. 

우리 가족은 쉐보레 크루즈 디젤을 탄다. 강동구 둔촌동 병원에서 근무하는 아내가 통근용으로 주로 사용한다. 디젤의 경제성도 좋지만 여유 있는 토크로 아내가 피곤하지 않았으면 해서 구입했는데, 출근 거리가 11~12킬로미터에 불과하다 보니 그다지 효과적인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거리가 짧으면 디젤차는 연비 혜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만일 아내의 통근용 차를 새로 구입한다면 고속도로 통행료를 줄일 수 있는 경차를 선택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온 가족이 이용할 목적이라면 아예 넉넉한 미니밴을 선택하고 싶다. 어차피 집 근처는 주말이나 휴가철에 막히니 거주성이라도 좋아야 한다. 그리고 차는 자주는 이용하지 않을 것 같으니까.
글•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