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와 운전재미, 6세대 GTD로 잡았다
지난 2001년부터 군포시에 살면서 서울 여의도, 장충동, 청담동으로 통근을 했고 지금은 강남구 대치동으로 다니고 있다. 지난 14년간 서울의 여러 동네로 통근하면서 느낀 점은 ‘서울에서 살고 싶어’다. 

군포시 <사회조사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군포시 거주민의 통근 지역은 군포 시내가 32퍼센트, 군포시 외 경기도가 40.8퍼센트, 서울이 23.8퍼센트였다. 통근 방법은 자가용이 33.3퍼센트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전철(30.6퍼센트), 시내외 버스(19.6퍼센트) 순이다. 통근 소요시간은 15~30분(24.8퍼센트), 30~60분(26.4퍼센트), 60~90분(22.4퍼센트)이다. 이외에도 주거기간, 연령, 가계소득 등 군포시의 여러 통계를 내 삶에 대입해봤을 때 난 군포시에서 가장 평범하고 보편적인 통근시간과 거리, 방법을 가졌다. 다시 말하면 내가 가장 보편적인 표본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여의도로 통근할 때는 서부간선도로를 탔다. 서울 시민은 다 알 것이다. 이 도로가 얼마나 막히는지. 서부간선을 빠져나와서 여의도로 진입하는 도로도 만만치 않다. 그렇게 아침 출근길이 1시간 10~20분 걸렸다. 대중교통은 시간이 더 걸렸다. 4-1-5호선을 타고 여의도역에 내려서 한참을 걸어갔다. 그렇게 회사에 도착하면 1시간 30분이 걸렸다. 지금은 9호선이 뚫려서 15분 정도 단축됐다. 

장충동은 루트가 단순한데 여정이 길었다. 그래서 전철을 타고 다녔다. 산본역에서 4호선을 타고 동대문운동장역까지 약 1시간 걸렸다. 그런데 통근시간 서울행 4호선은 아비규환이다. 끼고 찌이고 밟힌다. 그래도 차를 타고 다니는 것보다는 전철이 수월하고 빨랐다. 청담동은 여러 루트를 들쑤시고 다녀봤는데 고속도로(외곽순환도로-과천 의왕간 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올림픽대로)만 타는 게 가장 빨랐다. 

대치동은 내가 군포시에서 서울로 통근하면서 가장 가까운 거리다. 차로 45~50분 걸린다. 과천에서 양재동까지 가는 길이 너무 막혀 다른 루트를 개척했다. 경마장을 끼고 도는 길(말두레로)이다. 과속방지턱이 많지만 꽉 막힌 양재대로보다 수월하다. 5~10분 정도 단축할 수 있다. 

군포시에서 14년을 살면서 서울로만 출퇴근 했다. 통근거리(28~35킬로미터)가 길어 연비 좋은 차가 필요했고 긴 운전시간이 즐거웠으면 했다. 그래서 선택한 차가 폭스바겐 골프 GTD(6세대)다. TDI도 생각했지만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형편없었고 주행질감도 GTD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6년 가까이 GTD와 함께 통근하면서 내 선택을 후회한 적 없다. 

그래도 지난 14년 동안 통근으로 소비되는 시간과 돈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늘 서울생활을 꿈꿨다. 그런데 집값이 만만치 않다. 사실 군포시는 교통 편리하고 공기 맑으며 동네가 조용하고 깨끗해 살기 좋다. 좋아하는 산도 있고 자전거 길도 잘 뚫렸다. 통근시간만 줄일 수 있다면 그냥 군포시에서 살고 싶다. 

나처럼 수도권에서 서울로 통근하는 인구가 400만 명에 이른다. 정부와 서울시 그리고 경기도가 이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하는 걸 알지만, 경기 도민 입장에서는 실제적으로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14년 동안 통근시간은 조금도 줄지 않았고 오히려 자동차 등록대수가 늘어서인지 시간이 더 걸리게 됐다. 전철과 광역버스 외에 마땅한 대중교통이 없는 것도 그대로다. 수도권 급행철도(GTS)가 뚫린다는 말이 있는데 아직 허가도 나지 않았다. 지금 내 입장에서 통근시간을 줄이는 방법은 이사밖에 없다. 

서울 중심의 주거편의 및 안정성을 꾀하기보다는 위성도시 인구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수도권에서의 삶이 편하고 안정적이면 서울시 집값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될 테니 말이다. 글•이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