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7마력. 이 엄청난 힘을 미국식 풀 사이즈 세단에 가득 담았다. 2015 닷지 차저 SRT 헬캣은 지금까지 출시된 양산형 세단 중 가장 강력하다. 최고속도는 시속 328킬로미터에 이른다. 크라이슬러에 따르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양산형 세단이기도 하다.

차저 헬캣에는 6.2리터 V8 헤미 엔진이 들어간다. 슈퍼차저를 더해 최고 707마력, 최대 89.9kg·m라는 가공할 만한 힘을 작렬시킨다. 여기에 독일 ZF사의 8단 자동변속기가 조화를 이룬다.

차저 헬캣에는 네 바퀴 모두 20인치 휠이 끼워져 있다. 타이어는 피렐리의 P 제로다. 규격을 보니 폭은 275, 편평비는 40이다. 혹시 ‘이 정도 사이즈라면 707마력에 좀 부족하진 않을까?’ 하고 의심했다면 당신은 고수다. 맞다. 부족하다. 차저 헬캣에 들어간 크기의 타이어는 245/50R16 사이즈의 타이어가 기본으로 들어가는 325마력짜리 카마로 SS와 390마력짜리 2003-2004 포드 머스탱 코브라 SVT의 선택 항목으로 들어가는 수준이다. 참고로 차저 헬캣은 이 두 차의 출력을 모두 합친 정도의 괴력으로 몰아붙이는 차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고 급가속하는 상황이라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707마력을 온전히 땅 위에 쏟아내기는 좀 부족한 타이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속성능을 확인하지 않고 넘어갈 순 없다. 닷지 차저 SRT 헬캣의 무게는 2069킬로그램이다.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눌러 밟으면 3.7초 만에 시속 97킬로미터에 도달한다. 그리고 11.8초 만에 400미터 지점을 통과한다. 이 순간 차저의 속도는 시속 200킬로미터인 것으로 측정됐다. 차저 SRT 헬캣보다 51킬로그램 정도 가벼운 2015 닷지 챌린저 SRT 헬캣의 경우 시속 97킬로미터까지 가속되는 시간은 차저와 같다. 단, 400미터 통과 시점은 0.1초 빠르다. 통과 속도 역시 시속 1.77킬로미터 빠르다. 닷지에서는 차저 헬캣이 11.0초 만에 400미터를 주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가능한 기록일 수 있다. 다만 닷지가 말하는 기록은 특별히 준비된 곳에서 얻어졌다. <모터 트렌드>는 일반 도로와 같은 길에서 측정했다.

시속 97킬로미터에서 급제동하면 도로 표면에 타이어 자국이 짙게 남고 연기마저 자욱해진다. 서는 모양새도 볼품없다. 차체 뒷부분이 좌우로 흔들리는 피시테일 현상도 감지된다. 차체자세제어장치를 가장 예민하게 설정해도 그렇다. 급가속할 때는 또 변속할 때마다 타이어가 비명을 쏟아낸다. 변속기 모드와도 상관이 없다.
 

2015 닷지 차저 SRT 헬캣은 현재 구매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세단이다. 반면 두 개의 모터로 최고 691마력, 최대 95.2kg·m를 뿜어내는 2015 테슬라 모델 S P85D는 <모터 트렌드>가 시험한 차 중 가장 재빠른 세단이다. 정지 상태에서 불과 3.1초 만에 시속 97킬로미터를 찍으며, 11.6초 만에 400미터에 다다른다. 통과 시점 속도는 시속 185킬로미터에 이른다. 차저 헬캣과 비교하면 모델 S P85D가 0.2초 정도 앞서 400미터 지점을 통과한다. 하지만 속도는 P85D가 시속 15킬로미터 정도 느리다. 헬캣은 최고속도에서도 모델 S P85D를 능가한다. 모델 S P85D의 최고속도는 ‘고작’ 시속 250킬로미터다. 참고로 560마력짜리 사륜구동 모델 아우디 RS7은 3.2초 만에 시속 97킬로미터까지 가속된다. 400미터 통과 기록은 P85D와 같은 11.6초다. 통과 시점 속도는 시속 193킬로미터로 P85D보다 시속 8킬로미터 정도 빠르다.

좁다 좁아 닷지 차저 SRT 헬캣이 최고성능을 모두 발산하기엔 타이어가 너무 좁다. 하지만 좁은 타이어가 오히려 인상적인 주행감을 선사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차저 헬캣은 챌린저보다 인상적인 핸들링을 보였다. 스키드패드에서는 둘 모두 평균 횡가속 0.95g를 기록했다. 반면 <모터 트렌드> 8자 테스트에서는 차저가 약간 더 빨랐다. 0.91g로 24.5초를 기록했다. 챌린저는 24.7초에 0.85g를 나타냈다. 차저는 시속 97킬로미터에서 급제동했을 때 31.7미터에서 멈췄다. 챌린저보다 1.52미터 짧은 기록이다. 어쨌든 풀 사이즈 세단으로서는 둘 모두 아주 인상적인 기록이다.

보닛 위에 뚫린 공기구멍과 두 개의 열 배출구에도 불구하고 차저 헬캣은 거리에서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다른 고성능차 운전자 몇몇이 이 차가 꽤 특별하다는 걸 알아보는 정도였다. 그들 대부분은 ‘아주 평범한’ SRT 모델보다 조금 더 나은 차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로스앤젤레스의 막히는 도로를 지나는 차저 헬캣은 애완 고양이처럼 순했다. 정지할 때 조금 흔들리긴 했지만 편안했다. 반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 헤미 엔진은 ‘아메리칸 머슬카’의 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차저 헬캣은 운송비와 저연비차 특별세금을 포함해 6만4990달러부터 시작한다. 실내는 검은색 나파 가죽과 붉은색 알칸타라로 감쌌다. 그 위엔 은회색 마감을 더했다. 여기에 900와트, 19개 스피커의 하만카돈 오디오, 8.4인치 터치스크린 및 내비게이션 등 이런저런 옵션이 달린 시승차는 6만9070달러였다.

물론 그보다 적은 돈으로 더 강력한 차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2015년형 닷지 차저 SRT 헬캣은 엔진과 변속기에 대해 5년/16만 킬로미터 보증을 해주고 미국 기준 복합연비가 리터당 6.8킬로미터에 이르는 유일한 707마력 세단이다.  에디터•고정식

2015 Dodge 
Charger SRT Hellcat
기본 가격 6만4990달러 시승차 가격 6만9070달러 레이아웃 앞 엔진, RWD, 5인승, 4도어 세단 엔진 V8 6.2ℓ OVH 16밸브 슈퍼차저, 707마력, 89.9kg.m 변속기 8단 자동 공차중량(앞/뒤 무게 배분) 2069kg(57/43%) 휠베이스 3058mm 길이×너비×높이 4966×1905×1480mm 0→시속 97km 가속시간 3.7초 0→400m 주파기록 11.8초/시속 200km 시속 97→0 제동거리 31.7m
평균 횡가속 0.94g MT 8자 테스트 24.5초/0.91g 연비 시내, 고속도로, 복합 5.5, 9.3, 6.8km/ℓ  CO₂ 배출량 343g/km

2015 쉐보레 SS: 2단 빠진 변속기, 292마력 깎인 출력….
그런데 더 재밌다고?
인정한다. 우리는 어쩌면 차저 헬캣 수동변속기 모델조차 살 수 없을지 모른다. 비싸다. 하지만 6단 수동변속기가 괜찮다면 아무런 옵션도 선택할 필요 없는 2015 쉐보레 SS가 있다. 물론 SS의 415마력, 57.5kg·m 파워를 차저 헬캣과 비교할 건 아니다. 그래도 쉐보레 SS는 당신이 마음먹기에 따라 숫자 이상의 능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차다.

수동 SS에는 자동변속기 모델과 같은 6.2리터 V8 LS3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다. 반면 수동변속기의 최종 감속비는 3.70:1로 자동변속기보다 더 크다. 하지만 변속비가 좀 더 조밀하게 설정돼 있어 이를 상쇄한다. 실제로 트랙에서 비교해보면 수동변속기 SS가 자동변속기 SS보다 0.1초 정도 빠르다. 장거리를 운행할 때는 뉴 스탠더드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이라는 댐퍼를 통해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하기도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수동변속기는 원하는 대로 변속할 수 있다. 때문에 SS는 <모터 트렌드>가 시험한 핸들링 코스에서 진정한 드리프트 머신의 모습을 보여줬다. 마음 같아선 SS를 진짜 미국식 머슬 세단이라 부르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이 차는 호주 홀덴의 코모도어를 기반으로 만든 차다. 코모도어는 미국에서 폰티액 G8로 알려진 그 차다. 이제 SS에는 수동변속기가 더해졌다. G8이 떠난 자리를 SS가 메우고 있다.

쉐보레 SS 수동변속기 모델은 운송비 포함 4만6740달러부터 시작한다. 매끄러운 등받이의 가죽 시트와 인조 스웨이드가 기본이다. 마이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내비게이션,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기본 옵션이다. 온스타 4G LTE 와이파이 핫스팟도 마찬가지다. 수동 SS는 보기 드문 괴물이지만 머지않아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 GM이 오는 2017년부터 호주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직은 수동변속기, V8 엔진, 후륜구동인 풀사이즈 세단이 곁에 있음을 감사하게 될 것 같다. 맡은 바를 묵묵히 수행하고, ‘겨우’ 415마력의 출력을 뿜어낼 수 있는 차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2015 쉐보레 SS 수동변속기 모델이 달콤한 유혹일 수 있다. 글•Alex Nishimoto

기본 가격 4만6740달러 시승차 가격 4만6740달러 레이아웃 앞 엔진, RWD, 5인승, 4도어 세단 엔진 V8 6.2ℓ OVH 16밸브, 415마력, 57.5kg.m 변속기 6단 수동 공차중량(앞/뒤 무게 배분) 1777kg, (52/48%) 휠베이스 2916mm 길이x너비x높이 4965x1897x1470mm 0→시속 97km 가속시간 4.5초 0→400m 주파기록 12.9초/시속 178km 시속 97km→0 제동거리 33.5m 평균 횡가속 0.94g MT 8자 테스트 24.9초/0.81g 연비 시내, 고속도로, 복합 6.4, 8.9, 7.2km/ℓ CO₂ 배출량 318g/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