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구, 다섯 개 구역의 라이프스타일을 탐방하다

서울의 행정구역은 오랫동안 이합집산을 반복했다. 시의 경계 안에 서너 개의 구가 전부이던 시절도 있었지만, 도시가 발전할수록 거칠게 분류되었던 행정적 경계는 점차 조밀해지기 시작했다. 2015년 현재, 서울은 25개의 구로 이뤄져 있다. 그 분류를 다섯 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묶었다. 서울의 유서 깊은 중심지부터 최근에 개발된 한강 남쪽, 청정한 자연이 매력적인 북동부까지, 각 구역의 중심이라 부를 수 있는 구 1개와 그 주변을 둘러싼 구 4개가 하나의 구역을 이룬다. 25개 구들은 각각의 지형적 특징만큼 서로 다른 개성으로 다채롭다. 우리는 도시에서 잠들고, 먹고, 사고, 아름다워지려 하고, 역사와 문화를 누린다. 그 다섯 가지 즐거움들을 각 구역과 조합시키며, 서울의 중심부터 변방까지 다양한 매력을 한 줌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 결과를 공개한다.

Zone 1 중구, 종로구, 서대문구, 용산구, 은평구까지, 서울의 중심 지역부터 북서부를 아우르는 구역. 도시에서 가장 오된 번화가들을 포함하는 행정, 문화의 중심지다.

► JN 종로구   Main Districts(이하 MD) 종로 3가, 인사동, 혜화동, 부암동, 세종로  |  Metro Lines(이하 ML) 1호선, 3호선, 4호선, 5호선, 6호선
사대문 안쪽 동네, 종로구에는 서울의 수많은 시절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경복궁과 창덕궁 등 조선 시대 가장 중요한 궁궐들이 모여 있고, 낙원 상가 일대의 풍경은 개발 도상기 슬럼가의 공기를 여전히 품는다. 인사동은 전통에 대한 환상을 상술로 포섭하지만, 그 뒷골목에서는 지난 세기에 지어진 한옥들이 원형을 간직한 채 술집이나 상점의 형식으로 오랜 단골을 맞는다. 물론 종로구에는 현재진행형의 순간들도 선명하다. 어학원부터 금은방까지 세상 모든 것이 존재하는 듯한 대로변, 광장 시장을 비롯한 대형 재래시장들, 탑골 공원에 무료하게 앉아 있는 노인들과 대학로의 젊은 활기, 평창동의 대저택들과 북촌의 고즈넉한 한옥들. 종로구 87개의 동(洞)이 품는 풍경들이다.

► JG 중구  MD 명동, 소공동, 을지로  |  ML 1호선, 2호선, 3호선, 4호선, 5호선, 6호선
서울을 방문한 여행자들이 공항을 떠난 후 가장 먼저 당도하는 곳. 정치와 경제, 종교와 문화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중구는 ‘서울의 배꼽’이라는 별명에 합당하다. 중구의 동네들은 하나하나가 서울을 대표하는 고유명사들이다.

► EP 은평구  MD 연신내, 불광동  |  ML 3호선, 6호선, 경의선
일산과 서울 사이, 도시 서북부 교통의 요지로 발달한 은평구에는 1980년대식 풍경이 도처에 남아 있다. 은평구 최고의 번화가 연신내에서는 ‘성인 나이트크럽’ 한국관이 오늘밤에도 네온 사인을 밝힌다.

► YS 용산구  MD 이태원동, 한남동, 용산동, 이촌동  |  ML 1호선, 4호선, 6호선, 경의선, 중앙선
용산구의 문화적 스펙트럼은 넓고 다채롭다. 미군부대를 동력 삼아 발전한 이태원은 어떤 욕망에 대해서든 분방하고 개방적으로 대응한다. 북아프리카식 식당부터 태국의 궁정 요리 레스토랑까지 세계 곳곳의 입맛들이 좁다란 뒷골목에 도열하고, 트랜스젠더들이 휘황한 쇼를 펼치는 클럽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온갖 국적의 사람들이 섞이는 이태원의 술집들은 이른 아침까지 잠들 줄 모른다. 한남동과 동부 이촌동의 광경은 요란한 번화가와 또 다르다. 한남동은 언덕을 따라 커다란 빌라와 저택들, 외국 공관들이 늘어선 부촌이다. 벽돌집들 사이 한적한 거리에는 부유한 동네 사람들이 찾는 레스토랑과 위스키 바가 점점이 발견된다. 동부 이촌동은 서울에서 가장 일찍 아파트 단지를 개발한 지역이다. 낡은 아파트 상가의 지하에는 보석 같은 식당들이 숨어 있으며, 국립 박물관과 한강 지구가 지척에 있다.

► SM 서대문구  MD 신촌, 연희동, 현저동  |  ML 2호선, 3호선, 5호선, 경의선
서대문구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대학가’다. 서울의 유서 깊은 명문 사학인 연세대와 이화여대를 비롯, 계원예술대학교와 명지대학교가 서대문구의 경계 안에 모여 있다. 번화가들의 북쪽에는 독립문과 서대문 형무소 등 근대의 역사적 유산들도 여러 곳 보인다. 단정하게 구획된 연희동 일대는 서울의 오랜 부촌이며, 서대문구의 중심에 순하게 솟아 있는 안산에서는 메타세콰이어 나무들 사이를 느긋하게 산책할 수 있다.

Zone 2 송파구, 광진구, 강동구, 성동구, 동대문구까지, 서울의 동부 지역을 아우르는 구역. 쾌적한 아파트 단지와 자연에 인접한 레저 시설, 옛 서울의 풍광들을 찾아볼 수 있다.

► SP 송파구  MD 잠실동, 방이동, 신천동  |  ML 2호선, 3호선, 5호선, 8호선, 분당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 호수와 유원지, 야간 조명 너머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야구공. 송파구를 설명하는 키워드들이다. 송파구는 다른 강남 지역들처럼 1970년대 이후 빠르게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 일대의 극적인 분기점은 서울 올림픽이었다. 단일 5천 세대가 넘는 초대형 아파트 단지를 비롯, 당시 건설된 잠실의 아파트들은 독특한 건축 양식을 보인다. 88년 여름 한철 태극기가 열렬하게 휘날리던 올림픽 경기장들은 광활하고 평화로운 공원으로 남았다. 주경기장에서는 도시에서 가장 큰 공연들이 개최되고, 돔 바깥의 녹지에서는 주민들이 산책이나 운동을 즐긴다. 서울의 유일한 호수 석촌호의 수면에는 롯데월드의 가짜 성채가 물그림자로 어른거린다. 2009년 UN은 송파구를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했다.

► GJ 광진구  MD 구의동, 화양동, 자양동  |  ML 2호선, 5호선, 7호선
건국대학교 앞 흥청거리는 대학가와 옛 ‘화양리’의 윤락가에 대한 기억만으로 광진구를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 낮은 땅값 때문에 중국인 거리가 들어섰던 자양동,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구의동은 개발을 거쳐 신흥 부촌으로 부상하고 있다. 광진구는 도심에서 자연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지역들 가운데 하나다. 광장동 언덕에 올라선 특급 호텔들은 한강과 아차산의 풍경을 커다란 창문 안에 가둔다. 뚝섬 유원지와 능동 어린이 대공원은 주말의 행랑객들로 북적인다. 화양동에는 700년 된 느티나무가 서울시 기념물의 명패를 걸고 녹음을 드리운다.

► GD 강동구  MD 천호동, 암사동, 길동  |  ML 5호선, 8호선, 9호선
‘한강의 동쪽’이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강동구는
서울의 동쪽 끝에 위치해 있다. 성동구와 강남구 관할을 거쳐 1979년 별도의 행정구역으로 독립했다.

► SD 성동구  MD 성수동, 옥수동, 마장동  |  ML 2호선, 3호선, 5호선, 중앙선, 분당선
오래 전 성동구는 서울에서 가장 거대한 행정 구역이었다. 현재의 서초구와 영등포구, 성북구까지 포함했지만, 각 지역이 차례로 이탈한 이후 성동구에는 거칠거나 원초적인 풍경들이 남았다. 2005년 서울숲의 조성과 함께 이곳의 풍경은 빠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성수동에는 ‘서울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갤러리아 포레를 비롯 고급 주상 복합 단지들이 들어서는 중이다. 생활 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대형 쇼핑몰과 아이맥스 영화관이 들어선 왕십리는 20대들을 위한 테마파크로 자리잡았다.

► DM 동대문구  MD 신설동, 황학동, 제기동  |  ML 1호선, 2호선, 5호선, 중앙선
동대문은 종로구에 있다. 동대문 의류 시장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는 중구에 있다. 서울시의 복잡한 행정 구역과 그 지명을 상징하는 지형지물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하다. 정작 동대문구의 권역에는 60년대부터 80년대를 연상시키는 오래된 풍경들이 묵묵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청량리역의 번잡한 네온사인, 제기동의 감자탕 골목, 약령시의 자욱한 한약 냄새, 답십리 고미술 상가의 괘종시계 컬렉션이 그 일부다.

Zone 3 마포구, 영등포구, 구로구, 양천구, 강서구까지 서울의 서부 지역을 아우르는 구역. 마포구라는 거대한 번화가와 함께 오래된 공단 지역과 주택지, 평화로운 평야 지대로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 YC 양천구  MD 목동, 신월동  |  ML 2호선, 5호선, 9호선
110개의 학교, 102개의 공원, 43개의 도서관, 38,95km의 자전거 도로. 양천구는 서울 시내 안락한 거주지의 대명사다. 목장이 있던 평평한 부지에 대대적인 도시 계획으로 지어진 목동은 강북의 대표적인 신흥 부촌이다. 끝없는 아파트들의 행렬 사이에서 SBS 방송국과 넥센 히어로즈의 홈 구장, 백화점과 고급 상점들이 출현한다. 교육 수준이 높고 유흥 업소가 적은 것 역시 양천구의 특징이다.

► GS 강서구  MD 공항동, 화곡동  |  ML 2호선, 5호선, 9호선, 공항 철도
서울의 서쪽 끝에 위치한 강서구에는 아시아와 서울의 관문, 김포공항이 위치해 있다. 공항 때문에 전체 면적의 대부분이 고도 제한 구역이고, 그린 벨트로 인해 구내의 60%가 공지로 남아 있다.

► MP 마포구  MD 서교동, 상수동, 합정동  |  ML 2호선, 5호선, 6호선, 경의선. 공항철도
상권으로부터의 탈주와 투항을 꾸준하게 거치며, 서교동과 동교동이, 상수동과 합정동이, 연남동과 망원동이 ‘홍대 앞’으로 편입되어갔다. 마포구에서 상업적 색채와 예술은 종종 혼재되어 있다. 오타쿠와 힙스터, 음악가와 문인, 식도락가와 클러버, 새벽 삼거리포차에서 부킹에 성공하려는 대학생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로 이곳에 모여든다. 한편 상암동과 공덕동 등 ‘홍대 앞’ 바깥의 마포구는 거주지의 성격이 강하다. 대형 아파트 단지와 높다란 오피스텔은 홍대 앞에 직장이나 안식처를 지닌 사람들에게 거처를 제공한다.

► YP 영등포구  MD 여의도동, 영등포동, 문래동  |  ML 1호선, 2호선, 5호선, 7호선, 9호선
영등포구는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뉜다. 여의도는 70년대 매립 사업을 거쳐 서울의 경제적 정치적 중심지로 발전한 지역이다. 63빌딩의 금빛 실루엣과 마천루들, 국회의사당은 서울의 권력과 첨단을 상징한다. 한편 영등포 역 인근의 구도심에는 변두리의 정서가 출렁인다. 그곳에는 소규모 철제 공장들과 재래 시장, 저층 상가들 뒤로 뻗은 음습한 골목이 여전히 남아 있다. 최근 아티스트 레지던시와 대안 갤러리, 공연장의 출현으로 주목 받은 문래동에는 영등포구의 두 이미지가 극적으로 교차한다. 쇼핑몰 타임 스퀘어의 모던한 네온 사인과 홍등가의 붉은 불빛, 심야 공장 지역의 암전된 풍경이 문래동의 야경을 구성한다.

► GR 구로구  MD 신도림동, 구로동, 항동  |  ML 1호선, 2호선, 7호선
한때 구로구는 서울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었다. 현재 이곳은 서울에서 외국인 거주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지역이다. 신경숙의 소설 <외딴방>의 배경이었던 좁고 빽빽한 쪽방촌에는 이제 공단 종사자들 대신 외국인 노동자들이 거주한다. 그러나 90년대 공장들이 안산으로 이동하며, 구로구의 풍경도 조금씩 변해왔다. 테크노마트와 디큐브시티는 신도림 일대의 인상을 바꿔놓았고, 가리봉동의 옷 공장들은 구로 디지털 단지의 쇼핑몰들로 발전했다.

Zone 4 강남구, 서초구, 관악구, 금천구, 동작구까지, 한강 이남을 동서로 아우르는 구역. 부유층의 대명사인 강남구부터 쪽방촌이 아직도 남아 있는 금천구까지, 이 지역의 문화적 경제적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 GN 강남구  MD 삼성동, 신사동, 압구정동  |  ML 2호선, 3호선, 7호선, 9호선, 신분당선
강남구의 존재감은 단일 행정 구역을 훌쩍 넘어선다. 한남동과 성북동 등 유서 깊은 부촌들은 강북에 있지만, 서울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트렌드는 강남구에서 본격적으로 개화한다. 밀라노와 네덜란드, 브라질의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최고급 가구들은 청담동 가구 거리의 서늘한 쇼룸에 진열되고, 해외 스타 셰프 레스토랑에서의 이력을 자랑하는 젊은 요리사들 역시 청담동과 신사동에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경우가 잦다. 와인 바와 싱글 몰트 바, 믹솔로지 바 등 바 트렌드의 최전선 역시 강남구에 가장 먼저 상륙하곤 했다. 루이 비통과 아르마니, 에르메스와 질 샌더 등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 멋쟁이들을 자극하는 셀렉트 숍, 최고급 브랜드만 모아놓은 백화점들과 가로수길의 크고 작은 로드숍은 이 지역을 패션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한편, 삼성동과 논현동에는 대로를 따라 기업들의 사옥이 도열해 있다.

► SC 서초구  MD 잠원동, 서초동, 양재동  |  ML 2호선, 3호선, 4호선, 7호선, 9호선, 신분당선
서초구는 강남 교통의 요지이자 80년대에 지어진 고급 아파트 단지가 넓게 형성된 지역이다. 1년 내내 교통체증이 끊이지 않는 고속버스 터미널 인근은 객지에서 흘러든, 혹은 객지로 떠나갈 사람들로 붐빈다. 법원과 경찰청, 국립 중앙 도서관과 예술의 전당 등 행정, 문화 기관들 역시 이 지역에 있다. 방배동 인근의 서래마을은 독특한 부촌이다. 예전부터 프랑스 사람들이 모여 살던 이곳에서는 유서 깊은 프렌치 레스토랑과 카페, 바게트가 맛있는 빵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GA 관악구  MD 신림동, 대학동, 행운동  |  ML 2호선
녹두 거리와 신림동 순대 타운 등 관악구의 상권은 서울대학교의 넓은 부지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고시생들과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즐겨 찾는 녹두 거리는 대학가답게 저렴한 술집과 인심 후한 식당, 오락실과 당구장이 즐비하다.

► GC 금천구  MD 가산동, 독산동, 시흥동  |  ML 1호선, 7호선
1995년 구로구로부터 독립한 행정 구역, 금천구는 옛 구로 공단의 정체성을 상당 부분 공유한다. 그 시절부터 이어진 아파트형 공장들, 쪽방촌, 재래시장과 군부대의 흔적 등은 지금도 구내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랫동안 노쇠한 변두리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가산 디지털 단지의 건설과 함께 아웃렛과 오피스텔이 속속 들어서며 묘한 활기가 일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독산동의 인쇄 공장에 예술가들의 전시 공간과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결합한 ‘금천 예술 공장’을 열기도 했다.

► DJ 동작구  MD 노량진동, 사당동, 신대방동  |  ML 1호선, 2호선, 4호선, 7호선, 9호선
동작구는 한강 남쪽 지역 가운데 개발의 역사가 오래된 곳이다. 상도동은 1960년대 초반, 서울 최초로 국민 주택 단지가 개발된 곳이며, 사당과 흑석동 일대에는 중산층 주택지가 넓게 분포한다. 동작구는 유서 깊은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다. 과천, 안산 등 경기도 서부 지역이 사당을 통해 서울과 연결되고, 한강대교는 한강의 남쪽과 북쪽을 잇는 가장 오래된 다리다. 노량진은 경인선의 시발점이자, 고시원과 입시 학원들의 밀집 지역이다. 서울 시내 미식가들의 침샘을 철마다 자극하는 노량진 수산시장이 특히 유명하다. 국립 묘지인 현충원과 중앙대학교 역시 동작구에 있다.

Zone 5 성북구, 도봉구, 중랑구, 노원구, 강북구까지, 산기슭의 고지대가 많은 서울의 북동쪽 지역. 수려한 자연 풍광과 깨끗한 환경, 유서 깊은 사적들과 다양한 형태의 주거지로 구성되어 있다.

► SB 성북구  MD 성북동, 돈암동, 안암동  |  ML 4호선, 6호선
‘도성의 북쪽’을 뜻하는 성북구는 서울 북동쪽의 문화적 중심지다. 북한산과 개운산, 북악산 등의 산세가 뻗어 있어, 자연 경관이 수려한 고지대가 많다. 오래 전에는 한적한 교외지였으나, 1960년대 정치권의 실세들과 대기업 경영자들이 성북동으로 이주한 이후 급속한 발전을 거쳤다. 현재 성북구에는 37개의 주한 대사관저가 들어서 있으며, 조용한 언덕에 대저택들이 들어선 성북동은 서울을 대표하는 부촌으로 꼽힌다. 성북동에는 20세기 초의 고택들과 수준 높은 사설 갤러리들이 많이 있어 느긋하게 걷기에 좋다. 낙산공원에서 서울 성곽으로 이어지는 경로 역시 인기 높은 산책 코스다. 고려대학교, 성신여대, 한국 예술 종합 학교 등 대학이 많지만, 다른 지역 주민들이 찾아올 정도로 크게 발전한 번화가는 찾기 힘들다. 강북구 미아동의 일부로 착각하기 쉬운 미아리 고개 역시 성북구에 속해 있다.

► JR 중랑구  MD 면목동, 중화동, 망우동  |  ML 6호선, 7호선, 중앙선
서울의 북동쪽 변두리 동네 중에서도 중랑구는 유독 한적한 지역이다. 구내에 아직까지 백화점이 한 곳도 없으며, 영화관 역시 최근에야 한곳 문을 열었다. 대신 이곳에는 용마산과 망우산, 봉화산 등에 우거진 숲과 유순하게 흐르는 중랑천 등 자연의 혜택을 누릴 기회가 많다. 서울 도심 최초의 오토 캠핑장인 중랑 캠핑숲과 천변에 조성된 장미 터널, 공동묘지에서 평화로운 공원 묘지로 거듭난 망우리 묘역 등이 중랑구의 경계 안에 속한다. 골재 채취장을 개조해 만든 용마 폭포 공원 역시 독특한 볼거리다.

► GB 강북구  MD 우이동, 수유동  |  ML 4호선
아파트와 주거지가 대부분인 강북구는 숲과 유난히 친밀한 지역이다. 북한산 둘레길의 일부가 이곳을 통과하는데, 소나무 숲길 구간의 짙은 솔향은 도심에서 누적된 피로를 단박에 잊게 한다.

► DB 도봉구  MD 도봉동, 방학동, 쌍문동  |  ML 1호선, 4호선, 7호선
명칭에서 바로 짐작할 수 있는, 도봉구에는 도봉산이 있다. 태백산맥의 한 줄기이자 박두진이 시를 헌정했던 도봉산은 새하얀 화강암 봉우리와 기암괴석이 아름답다. 도봉산 기슭에는 서울 시내의 유일한 서원, 도봉서원이 남아 있다. 조광조와 송시열 등 조선시대 성리학의 한 획을 그은 학자들이 이곳에 머물렀다. 재개발 속도가 느린 덕에 쌍문동과 방학동, 창동의 아파트 단지들 사이에는 몇 십년 전 서울의 모습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같은 이유로, 선거 철마다 뉴타운 공약이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지역이기도 하다.

► NW 노원구  MD 공릉동, 중계동  |  ML 1호선, 4호선, 6호선, 7호선
노원구에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아파트 단지와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태릉, 수락산의 청정한 공기가 공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