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허윤미는 청바지에 코트 차림으로 헐레벌떡 스튜디오의 문을 열며 인사를 건넸다. “죄송해요, 길이 너무 많이 막혀서요.” 괜찮았다. 우리도 촬영 세팅 막바지 중이었고, 무엇보다 예쁘면 다 용서된다. 허윤미가 옷을 갈아입을 동안 우린 촬영 준비를 마쳤다. 그녀가 옷을 갈아입고 카메라 앞에 서서 바로 포즈를 취했고 스튜디오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녀가 모델을 한 지 벌써 햇수로 11년이 됐다. 10대 때부터 친언니를 따라 시작한 것이 천직이 됐다. 물리치료를 공부하려다 적성에 안 맞아 그만두었다고 한다. 만약 물리치료사를 했어도 온라인에서 한 번쯤은 유명세를 얻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예뻐서가 아니라 그녀가 숨기지 못하는 끼 때문이다.

허윤미는 지난해부터 아프리카TV 방송을 시작했다. 반응은 좋았고 결국 투표를 거쳐 신인상을 탔다. 지금도 시청률은 높다. 그에 따른 수입도 쏠쏠하다고 귀띔해주었다. 그렇다고 모델 일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그녀는 지난해 말 ‘한국 레이싱 모델 어워즈’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꾸준히 팬과 소통한 결과다.

사실 그녀는 잠깐 가수였다. 2007년 우연한 기회에 4인조 여성 그룹 ‘스완’으로 데뷔해 앨범을 냈다. 여기엔 트로트 가수 홍진영도 있었다. “지금은 다들 사는 게 바빠서 연락을 못 하고 있어요. 앨범 제의가 다시 와도 할 생각은 없고요. 그쪽 세계가 만만치 않더라고요. 현재에 만족해요.” 이후 허윤미는 다양한 분야에서 모델 활동으로 인기를 얻으며 본인만의 콘텐츠를 찾기 시작했다. 아프리카TV 방송이 대표적이다. 곧 유튜브를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5개월 전부터 폴 댄스를 시작했어요. 우연히 길을 가다 포스터를 보고 방송에서 하면 재미있을 듯했어요. 겸사겸사 운동도 되고.”

그녀가 최근 들어 방송을 통해 본인을 알리기 시작한 이유는 팬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다. 팬카페에는 직접 댓글을 달고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는 ‘좋아요’로 답한다. 팬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에 남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녀는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 그리고 모델 허윤미’라고 답했다. 허윤미는 촬영 시작과 끝에 본인의 사진을 열심히 찍어준 여성 포토그래퍼에게도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근데 왜 이렇게 예뻐요? 여기에서 제일 예쁘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