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대 2015 i20 WRC 2 시트로엥 2014 DS3 WRC 3 시트로엥 2015 DS3 WRC 4 폭스바겐 2014 폴로 WRC 4 폭스바겐 2015 폴로 WRC 6 현대 2014 i20 WRC 

올해도 같은 차다. 현대자동차 WRC(World Rally Championship) 팀은 지난해 타고 달리던 구형 i20 랠리카를 이번에 또 타고 나왔다. 물론 현대팀만 그런 건 아니다. 시트로엥 WRC 팀은 5년째 1세대 DS3로 출전하고 있으며, 폭스바겐 WRC 팀도 5세대 폴로를 3년째 애용 중이다. 하지만 현대 WRC 팀과는 사정이 좀 다르다. 시트로엥 DS3와 폭스바겐 폴로는 아직 신형 모델이 출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 i20은 지난해 신형 모델이 출시됐다. 분명 새 차가 있는데 헌 차로 달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대 WRC 팀은 시즌 끝까지 구형 모델로 밀고 나갈 예정이다. 현대모터스포츠 팀의 홍보 담당자인 토마스 빌렛(Thomas Villette)은 “지난 시즌 i20 WRC 랠리카로 경기를 치르며 랠리의 거친 환경에 단련해왔다”며 “각 랠리들은 늘 새롭고 예상치 못한 도전을 요구하기에 지난해 사용했던 i20 WRC 랠리카를 올해도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장황한 얘기지만 결국 신형 i20 WRC 랠리카 개발이 완료되지 못했단 뜻이다. 새로운 랠리카는 2016년 시즌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시트로엥 WRC 팀의 DS3 랠리카와 폭스바겐의 폴로 랠리카도 구형인 건 매한가지다. 폴로는 지난 2008년 데뷔했고, DS3는 2009년 처음 등장했다. 햇수로 따지면 각각 8년, 7년 된 차들이다. 아무리 공기역학적으로 다듬고 새로운 기술을 보완했다 하더라도 눈에 많이 익었다. 솔직히 이젠 좀 늙어 보이기까지 한다.

이런 마음을 읽은 건지 폭스바겐은 지난 1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아우토슈타트에서 올 시즌 WRC를 점령할 새로운 랠리카를 발표했다. 그런데 실상 신형이라기엔 좀 멋쩍다. 다시 그 차다. 색상만 짙은 감색으로 바꿨을 뿐 크게 바뀐 게 없는 폴로를 또 내놨다. 리어스포일러가 좀 더 커지고 유압식 패들시프트가 들어갔다는데 솔직히 얼마나 좋아진 건지는 눈으로만 봐선 잘 모르겠다.

그래도 폭스바겐의 이런 노력은 시트로엥에 비하면 가상한 거다. 시트로엥의 랠리카는 3년째 별다른 변화가 없다. 시트로엥 WRC 팀이 마지막으로 챔피언 트로피를 가져간 게 지난 2012년인데 당시 시즌 종료 후 색상에 변화를 준 뒤로는 여태 거의 그대로다. 시트로엥 팀은 요즘 성적까지 하락세라 더욱 애잔하다.

WRC 팀이 F1 팀처럼 매년 새로운 랠리카를 선보일 수 없는 이유는 대회 규정 때문이다. WRC에 참가할 수 있는 랠리카는 연간 2만5000대 이상 제작되는 양산차를 기반으로 만들어야 한다. 결국 시트로엥 DS3나 폭스바겐 폴로처럼 신형 양산 모델이 등장하지 않으면 주야장천 예전 모습으로 랠리에 나서야 한다. 참고로 WRC는 티타늄과 마그네슘, 세라믹 등 특정 소재도 제작에 사용할 수 없게 묶어놨다. 명목뿐인 양산차 기반은 아니란 얘기다.결국 올해 DS3나 폴로 신형 모델이 발표되지 않으면 내년 WRC엔 더 오래된 랠리카들이 북적이게 된다. WRC도 이젠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지 모른다.

1 역사적인 초접전 승부
박빙이었다. 현지 시간으로 2월 15일 끝난 2015 WRC 스웨덴 랠리에서는 1위와 2위의 초접전 승부가 펼쳐졌다. 대회 마지막 날 마지막 랠리에서야 불과 6.4초 차로 역전에 성공해 승패가 갈렸다. 우승은 폭스바겐 팀의 세바스티앙 오지에에게 돌아갔다. 2위는 현대 팀의 티에리 누빌이 차지했다. WRC는 이들의 이번 승부를 놓고 ‘그간 볼 수 없었던, 그리고 가장 치열했던 역사적인 명승부’라고 평했다. 올 시즌 WRC는 SBS 스포츠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녹화방송으로, 랠리가 치러진 다음 주 토요일 오전 11시에 하이라이트를 추려 중계해준다. 해설은 박정룡 아주자동차대 교수가 맡는다.

2 WRC 랠리카에는 등록증이 있다?
WRC는 트랙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 펼쳐지는 대회다. 스페셜 스테이지(Special Stage)라고 불리는 각각의 시간 경쟁 코스 사이를 이동할 땐 현지 도로교통법을 준수하며 다녀야 한다. 때문에 WRC 랠리카는 등록증이 있다. 즉 WRC 랠리카도 구청에 서류를 제출해 등록증과 번호판을 받는다는 거다. WRC 랠리카는 경기 중일지라도 등록증을 늘 휴대하고 다니며 번호판도 앞뒤로 모두 붙어 있다. 앞에는 범퍼 아래 아주 작은 번호판이, 뒤에는 일반적인 크기의 번호판이 붙어 있다.

3 <모터사이클 바이블>

종교와 별다른 관련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바이블이란 말이 여기저기 사용되는 걸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나만 옳다고 허세 부리는 것 같아 약간은 거부감이 든다. 그런데 이 책 제목에도 바이블이란 말이 들어간다. 원제는 <모터사이클 종합 지침서(The Total Motorcycling Manual)>쯤으로 해석되는데 굳이 <모터사이클 바이블>이란 제목을 택했다. 허세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사진이 난무하고 화려한 주행 비법이 나열될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예상과 다르다. 왜 모터사이클을 타보고 싶은지 생각해보라 권하고, 면허학원을 다니라고 하며, 허세는 위험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역사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모터사이클을 대하라고 일침하기까지 한다. 멋모르고 덤벼드는 철없는 이들을 위해 1번부터 291번까지 조목조목 적어뒀다. 누군가 모터사이클 타고 싶다고 하면 이 책부터 쥐어줘야겠다. 최소한 면허도 없이 앞바퀴 들겠다고 까불진 않을 것 같다. 싸이프레스, 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