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는 1959년 미국의 메이저 보험회사 세 곳이 함께 만든 협회다. 이들의 가장 큰 목적은 고속도로 사고를 줄이는 거였다. 사고가 줄어야 배상이나 보상으로 회사가 지불하는 보험료도 줄기 때문이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 IIHS는 가장 권위 있는 안전 관련 기관으로 성장했다. 이들의 주 업무는 교통사고와 도로 디자인, 교통법규 등을 조사하고 자동차의 충돌 테스트를 진행하는 일 등이다. 참, 유아용 카시트의 충돌 테스트도 한다. IIHS는 처음에 범퍼 충돌 테스트부터 시작했다. 그러다 정면충돌, 측면충돌, 루프 강성 테스트로 종류를 넓혔다. 자동차 회사의 협찬이나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독립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권위가 높아졌다. 사람들은 점점 이들의 충돌테스트 결과로 안전한 차와 안전하지 못한 차를 나누기 시작했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들의 충돌테스트 결과를 홍보에 적극 활용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별 다섯 개인 ‘G’ 등급을 받은 차는 IIHS에서 가장 안전한 차로 인정받았다고 자랑했다. IIHS는 충돌테스트 결과를 G(Good), A(Acceptable), M(Marginal), P(Poor)로 평가한다. 

IIHS의 충돌 테스트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벽에 정면으로 부딪히는 방식의 정면충돌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어도 실제 충돌사고가 일어났을 땐 탑승자가 심한 부상을 입었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오버랩 정면충돌 테스트를 추가했다. 쉽게 말해 차의 한쪽만 벽에 부딪히도록 하는 테스트다. 이것도 처음엔 시속 64킬로미터로 달려 앞부분의 40퍼센트에 해당하는 운전석 쪽을 60센티미터 높이의 알루미늄 허니콤 벽에 부딪히는 일반 오버랩 테스트만 했지만 보다 다양한 교통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2012년 스몰 오버랩 정면충돌 테스트를 추가했다. 시속 64킬로미터로 달려 앞부분의 25퍼센트인 운전석 쪽을 1.5미터의 단단한 벽에 부딪히는 충돌 테스트다. 현재 IIHS는 두 종류의 정면충돌 테스트 말고도 측면충돌 테스트와 루프 강성 테스트, 헤드레스트와 시트 테스트, 충돌 방지 시스템 테스트 등 다양한 충돌 테스트를 진행한다. IIHS가 충돌 테스트의 종류를 늘려갈수록 자동차 메이커들도 섀시 강성을 높이거나 충돌 방지 시스템 등의 안전장비를 확대하고 있다. 

IIHS의 충돌 테스트에서 좋은 등급을 받았다고 100퍼센트 안전한 차라고는 할 수 없다. 실제 도로에서 사고가 났을 땐 훨씬 다양한 요소가 작용한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IIHS의 충돌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라도 자동차 회사들이 안전에 한층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전한 차가 많아지는 건 좋은 일이다.

누가 제일 안전해요?
IIHS는 매년 자신들의 충돌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모델을 선발한다. ‘톱 세이프티 픽(Top Safety Pick)’과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다. TSP+가 가장 안전한 건 당연하다. TSP+를 받으려면 정면, 측면, 후면, 루프 강성, 25퍼센트 스몰 오버랩 충돌 테스트 등 총 다섯 개 항목에서 네 개 항목 이상 ‘G’ 등급을 받아야 하며, 모든 항목에서 ‘A(Acceptable)’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올해엔 모두 33개 모델이 영광을 누렸다.

1 소형차 부문 렉서스 CT200h•마쓰다 3•스바루 임프레자•스바루 XV 크로스트렉•토요타 프리우스 

2 일반 중형차 부문 크라이슬러 200•마쓰다 6•스바루 레거시•스바루 아웃백•토요타 캠리•토요타 프리우스 V 

3 고급 중형차 부문 볼보 S60•볼보 V60•어큐라 TLX•아우디 A3•BMW 2시리즈•인피니티 Q50 

4 고급 대형차 부문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어큐라 RLX 현대 제네시스•인피니티 Q70 렉서스 RC•볼보 S80 

5 소형 SUV 부문 혼다 CR-V•마쓰다 CX-5 미쓰비시 아웃랜더•스바루 포레스터 

6 중형 SUV 부문 렉서스 NX•토요타 하이랜더 어큐라 MDX•메르세데스 벤츠 M 클래스•볼보 XC60 

　미니밴 부문 토요타 시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