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가 2시리즈 쿠페와 공유하는 부품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라 부른 건 단순히 1시리즈보다 크기 때문이다. 숫자가 다 찼으니 어쩌겠나. 그렇다고 M이나 i처럼 새로운 브랜드 구상은 위험하다. 이 차는 BMW 역사상 최초의 앞바퀴굴림이기 때문이다. 
BMW는 다이내믹을 내세우는 브랜드다(아니 브랜드였다). 소형차 1시리즈도 전기차 i3조차도 다이내믹을 위해 뒷바퀴굴림을 고집했다. BMW는 다이내믹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곧은 지조가 있었고 우리는 그런 BMW를 사랑했다. 그런데 앞바퀴굴림이 나왔다. 100년 가까운  BMW 역사에 혁명과도 같다. BMW가 다이내믹에 대한 지조와 굳은 결의 그리고 자존심도 버린 거다. BMW 팬들은 놀랐다. 배신감도 든다. 그걸 알면서도 BMW는 만들었다. 다이내믹보다 브랜드 지속가능성을 더욱 중히 여긴 결과다.  
BMW 조사 결과 젊고 활동적인 소비자들은 건강하고 활기찬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긴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작아도 실내를 넓게 쓸 수 있는 차를 좋아한다. 더불어 타고 내리기 쉬운 높은 지붕의 차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스포츠와 퍼포먼스를 내세우는 차에 대해서는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실키식스, 트윈 파워 터보, M, x드라이브 등 BMW를 연상케 하는 이런 멋진 기술은 신세대에게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냥 BMW면 되는 거였다. BMW는 그들(미래의 소비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빠르게 실현했다. 어려울 것 없었다. 그룹에는 좋은 앞바퀴굴림 플랫폼도 있었다. 그렇게 BMW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가 출시됐다.
100년 역사를 뒤엎는 변화에 팬들이 어리둥절할 것이다. 그래서 변화를 알리는 축포도 없었다. 되도록 조용하게 최초의 앞바퀴굴림차를 소개했다. BMW로서는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가 시나브로 BMW로 여겨지길 바랄 것이다. 그런데 앞바퀴굴림 모델만을 위한 또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었다면 ‘앞바퀴굴림은 BMW가 아니다’라는 인식에 동조하는 꼴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니 크기에 맞춰 2시리즈에 슬쩍 끼워 넣었다.
BMW 최초의 앞바퀴굴림차에 앉으니 참 낯설다. 구조는 MPV인데 구성은 BMW다. 각종 패널의 패턴과 색깔 그리고 모니터 형태와 i드라이브 구성이 여지없이 BMW다. 그런데 시트포지션과 루프, 숄더라인 높이가 낯설다. 이런 포지션의 BMW는 만난 적이 없다. SUV보다 낮고 세단보다 높다. 특히 헤드룸이 엄청나게 넓다. 높은 시트포지션에 윈드실드를 많이 기울여 시야가 아주 시원하다. 이 또한 처음 보는 구조의 BMW다. A필러 쪽창은 어떤가. 프랑스 브랜드를 연상케 한다. 뒷자리는 앞자리보다 약간 더 높고 지붕을 몽땅 뚫었다. 시원한 개방감이다. 그리고 낯설다. 
‘미니밴이라니!’ 상용차를 제외하면 미니밴은 정말 BMW와 어울리지 않는 차종이다. 그런데 난 지금 BMW 미니밴에 앉아 있다. 그리고 무척 궁금했다. BMW 최초의 앞바퀴굴림이 어떤 느낌일지, 그리고 이 차가 BMW의 새로운 100년을 책임질 수 있을지. 
우선 운전대 무게가 상당하다. 보통 이런 차는 가볍고 산뜻하게 세팅하는데 휠 허브 부분을 무언가 꽉 잡고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낯설었다. 운전하면서 앞쪽에 부담이 많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를 상쇄하는 게 전자식 파워스티어링이다. 정밀했다. 스티어링은 간결하고 기분 좋은 노면 피드백을 전달한다. 그래도 다른 뒷바퀴굴림 모델의 정밀함에는 미치지 못한다. 약간의 토크스티어 때문이다. 차체가 움찔거릴 정도는 아니고 그저 스티어링의 무게감이 좌우로 약간씩 달라지는 정도다. 물론 차의 쓰임새에 맞게 살살 타면 토크스티어 따위는 일지 않는다. 
승차감은 편안함에 많이 치중돼 있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몰캉몰캉한 것이 느긋하고 편하다. 그러면서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충격을 잘 흡수하면서 2차 바운드를 잡아낸다. 이 부분 세팅은 정말 훌륭하다. 이런 형태와 구조의 차에서 이렇게 충격과 2차 바운드를 기분 좋게 잡아주는 차는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가 처음이다. 
롤도 그다지 크지 않다. 우선은 미니에서 가져온 뛰어난 강성의 섀시가 보디를 잘 잡아준다. 그리고 안티롤 바와 멀티링크(뒤) 서스펜션이 키가 큰 앞바퀴굴림차의 롤을 잡아내려 애쓴다. 무게 중심이 좌우로 휘둘려도 롤을 예측하기 쉽다. 롤이 어느 정도 일 것이라는 걸 아니까 언더스티어에 대응하기도 수월했다. 하지만 구조상의 단점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는 없다. 이 차는 태생적으로 언더스티어를 가지고 태어났으니까. 그래도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 노즈를 제자리로 돌릴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넓은 트랙과 짧은 오버행 그리고 단단함이 느껴지는 섀시 덕분에 핸들링과 안정감이 훌륭하다. 내 정수리와 천장까지의 거리가 상당함에도 그 거리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차체 위아래의 간극이 밭다. 그만큼 구조적 단점에 적절히 대응했다는 말이다. BMW가 처음 만드는 FF 미니밴임에도 주행질감이나 완성도가 상당하다. 
처음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를 탔을 때 모든 것이 낯설었다. 차체 구조와 성격, 주행성, 무게 밸런스, 하중 이동까지 내가 알던 BMW가 아니었다. 그런데 하루 정도 지나자 금세 적응되고 익숙해졌다. 이 차는 내가 늘 타고 다니는 FF 구조의 차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난 이 차에서 내가 알던 BMW를 찾으려 했고 거기서 오는 괴리감이 낯설었던 거다. 브랜드는 내려놓고 제품만 보면 BMW 최초의 앞바퀴굴림차는 꽤 좋은 차가 확실하다. 
BMW가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를 내놓으면서 이런 말을 했다. “종국에는 우리도 50퍼센트에 육박하는 앞바퀴굴림 모델을 생산하게 될 것이다.” 이게 미래 자동차 환경에 대응하는 BMW의 자세다. 이미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가 출시됐고, 이 기사를 쓰기 며칠 전에 두 번째 FF 모델(2시리즈 그란 투어러)을 발표했다. 액티브 투어러의 길이와 높이를 늘린 7인승 미니밴이다. 
BMW를 좋아했던 팬으로서 BMW가 FF 구조의 차를 만든다는 것이 그다지 탐탁지 않았다. 그런데 완성도 높고 제품력 뛰어난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를 만나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이 앞바퀴굴림 미니밴이 BMW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쳐 M3 판매량이 떨어질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많은 이들이 BMW를 경험하면서 브랜드에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될 것이고, M이나 i에도 흥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어쩌면 BMW는 이런 걸 노렸을지 모른다. 이제부터 BMW 100년의 역사는 앞바퀴굴림의 역사가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