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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URY GUIDE_Brand Story

공존의 힘

2014.09.03

공존의 힘

구찌는 진화하고 있다. 90여 년간 쌓아온 방대한 유산이 남긴 전통과 최첨단의 혁신적인 기술, 동시대의 높은 감도를 구찌라는 이름 아래 촘촘히 엮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의 구찌는 물론 구찌의 창립자  ‘구찌오 구찌’가 1921년 브랜드 창립부터 제시했던 방향성이기도 하다. 

1F_세빌 by 구찌. 2 2011년 9월 28일, 구찌 뮤제오 오픈을 축하하며 영상 아티스트 마리오 난니가 참여한 구찌 뮤제오의 밤의 전경. 



세빌 by 구찌 내부. 4 2F_구찌 가방의 변천사.  2F_사계절의 꽃에서 영감을 받은 구찌 컬렉션.


 


6 2013년 호스빗 로퍼 6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구찌 뮤제오의 로퍼 룸. 호스빗 로퍼의 디자인 과정. 8 호스빗 로퍼의 깊은 가죽 느낌을 내는 채색 작업 과정. 9 메탈 호스빗 고정 과정.
10 1987년 호스빗 로퍼 광고 이미지. 11 호스빗 로퍼의 6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1953 컬렉션.



 

피렌체에 도착한 때는 늦은 밤이었다.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밖으로 나섰다. 7년 만에 다시 찾은 피렌체는 변함이 없었다. 베키오 다리를 잠시 둘러보고 시뇨리아 광장으로 향했다. 시뇨리아 광장은 지난 수 세기 동안 피렌체의 정치·사회·문화의 중심에 있었으며, 지금도 피렌체의 각 지역을 연결하며 시민과 관광객들의 안락한 휴식 공간이 되어 과거부터 현재를 아울러 피렌체의 중심임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곳에 색색의 레이저 조명으로 아름다운 영상이 투영되는 건축물이 눈길을 끌었다. 구찌 홍보팀의 김소영 과장이 말한다. “내일 둘러보실 구찌 뮤제오예요. ‘피렌체 홈타운 오브 패션 60주년’을 기념하며 레이저 쇼를 하고 있네요.” 눈치챘겠지만 구찌의 히스토리와 아카이브를 직접 보기 위해 피렌체에 왔다. 시간이 정지한 듯한 이 거리,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건물에 최신식 레이저 조명으로 옷을 입은 구찌 뮤제오에는 구찌의 존재를 관통하는 정신이 담겨 있다.

다음 날 구찌 뮤제오를 찾았다. 구찌 뮤제오는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리다 지아니니가 고안했으며 ‘Forever Now-영원한 현재’라는 하우스의 철학으로 만들어진 구찌의 90여 년 역사가 담긴 공간이다. 이곳 입구에는 피렌체산 유기농 재료로 만든 메뉴를 선보이는 구찌 카페와 현대물과 고전물이 엄선된 큐레이팅을 통해 선별된 책만을 선보이는 북 스토어, 기프트 숍이 있다. 관객들에게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며 구찌의 위대한 과거로 들어서는 진입로 역할을 한다. 3층으로 이루어진 이 공간에는 여행, 사계절의 꽃, 로고, 라이프 스타일 등 다양한 테마로 나뉘어진 구찌의 방대한 아카이브가 펼쳐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모던 아트 작품과 전 세계의 유명 행사에서 레드 카펫을 빛냈던 이브닝 가운 코너는 구찌의 현재를 보여준다. 그중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세빌 by 구찌’라는 이름의 자동차였다. 이 자동차는 캐딜락과 구찌가 협업해 제작한 것으로 구찌의 창립자 구찌오 구찌의 아들, 알도 구찌가 자동차 내외부의 구찌 디테일을 고안해 한정 주문 생산해 선보인 것이다.

차량 외부에 사용된 골드 컬러 메탈은 도색이 아닌 진짜 금으로 만들어졌다. 럭셔리의 ‘끝판왕’이라는 데 한 번 놀라고, 명품 브랜드와 자동차의 협업이 활발한 요즘보다 훨씬 앞서 패션을 넘어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선진적인 생각을 했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감탄했다. 프리다 지아니니가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으며 가장 먼저 한 일은 방대한 구찌의 아카이브를 탐독하는 일이었다는 말은 수차례 들었다. 하우스의 수장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을 둘러보고 난 후에는 그녀가 왜 그리 히스토리에 집중했는지 알 수 있었다.

구찌의 방대한 아카이브 탐독에 이어 호스빗 로퍼의 공장 투어에 나섰다. 호스빗 로퍼는 구찌를 대표하는 제품임과 동시에 남성 패션의 클래식 아이콘이다. 매끈하고 고급스러운 외형과 호스빗 장식이 시그너처로 1953년 탄생한 이래 60여 년의 세월을 넘어 지금까지 그 위상은 날이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 호스빗 로퍼는 피렌체 시내에서 차량으로 약 한 시간가량 걸리는 몬숨마노 떼르메 지역에 위치한 타이거플렉스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이동 시간 동안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호스빗 로퍼는 ‘designed by’를 사용하지 않는다. 모두 ‘made in Italy’다. 이 말은 모든 제조 공정이 구찌의 숙련된 장인의 솜씨로 이루어진다는 소리다. 전 세계 400개 이상의 구찌 매장에서 볼 수 있는 이 구두가 어떻게 이런 공정을 지킬 수 있는지 궁금했다. 공장에 들어서니 각 제조 파트가 분리되어 체계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복잡하고 거대한 기계와 그 기계 앞에 자리를 지키는 장인의 모습이 이질적이다. 가장 먼저 둘러본 곳은 라스트 연구 부서다. 착화감을 높이기 위해 각종 인체공학적인 연구와 소재 개발에 힘쓰고 있다. 호스빗 로퍼의 디자인 스케치와 디테일 도면이 오면 이곳에서 가장 적합한 라스트를 제작해 그와 꼭 맞는 가죽 패턴을 만든다. 이때 사용하는 가죽은 구찌의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과한 제품만 사용할 수 있다. 가죽 패턴을 만드는 과정에는 1밀리미터의 오차로도 착화감이 떨어지고 디자인의 변형이 올 수 있기에 최신식의 정교한 레이저 커팅 방식을 이용한다. 그 후 라스트에 가죽 패턴을 이어 로퍼의 형상을 만들고 가죽 채색, 슈즈 본체와 구두창을 부착하는 작업을 한다. 이 모든 과정은 수작업을 기본으로 최신식 기계를 사용해 오차를 줄인다. 가죽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채색 작업은 세심한 붓질이 필요하며 고른 가죽의 표면을 위한 무두질은 진행 상태를 보며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기계가 할 수 없다.

특히 슈즈 본체와 구두창을 연결하는 과정은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기에 숙련된 장인이 아니면 할 수 없다(보통 30년 이상의 숙련된 장인이 이 공정을 맡는다고 한다). 구두창이 한 치의 오차 없이 완벽히 슈즈 본체에 붙어야 편안한 착화감이 완성되며, 곡선으로 이루어지는 박음질 또한 각도가 조금만 틀어져도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담당하는 장인이 완성품을 보여주며 말했다. “이 공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이 공장에서 몇 안 됩니다. 그중 하나가 접니다.” 장인 정신과 자부심이 호스빗 로퍼를 만드는 구성 성분임을 알게 한 순간이었다. 이 과정이 끝나면 검수를 통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지를 결정한다. 통과된 제품은 비로소 꾸미기에 돌입한다. 가죽의 색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만드는 채색 작업이 또다시 이루어지고 가죽의 결을 매끈하게 다듬는 왁싱 단계를 거친다. 이 단계 또한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모든 호스빗 로퍼의 색은 미묘하게 다르다.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슈즈가 완성되는 이유다. 최종 작업은 호스빗 로퍼를 존재하게 하는 호스빗 디테일을 더하는 것이다. 한편, 바로 옆 부스에 있는 새파란 악어가죽 호스빗 로퍼가 눈길을 끌었다. 주문 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호스빗 로퍼를 본 순간이었다. 담당자가 마무리 단계이며 구두창에 스터드 장식을 더할 것이라고 했다. 전통에 입각한 패션과 모드적인 고감도 패션을 함께 선보이는 구찌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과정을 모두 둘러보는 데 약 2시간이 걸렸다. 나름 긴 프레젠테이션이라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정직하게 호스빗 로퍼가 완성되는 시간은 약 60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호스빗 로퍼는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최신 기술로 만들어진다. 누군가는 물을지도 모른다. 완벽하게 전통 기술로, 오로지 장인의 손으로만 만드는 것이 럭셔리가 아니냐고. 하지만 이런 방식의 한계는 명백하다.

극소수의 제한된 사람만 향유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장인 정신과 최신 기술의 결합은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도움을 준다. 단, 모든 제작 과정의 체계적인 관리와 엄격한 검수가 필수다. 내가 제작 과정을 직접 지켜본 바 이 부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장에 들어서며 느꼈던 장인과 기계의 이질감이 사라지는 순간이다. 

피렌체로 돌아가는 중 든 생각은 결국 하나다. 구찌 뮤제오건 호스빗 로퍼건 오랜 시간 이어온 히스토리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 과거의 아카이브를 통해 구찌의 진화를 예측해볼 수 있는 장소이자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가교인 구찌 뮤제오, 장인 정신을 기본으로 현대의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를 적극 수용해 예전은 물론 지금도 남성 패션의 아이콘임을 공고히 하고 있는 호스빗 로퍼. 언제나 새로움을 추구함과 동시에 가장 고급스러운 전통을 내포해야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패션계에서 구찌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다. 그리고 이러한 전통과 현재의 조합은 90여 년 구찌의 역사에서 최근에 특히 공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009년 구찌의 유산과 장인 정신 그리고 혁신성의 공존을 강조한 파트리지오 디 마르코의 구찌 CEO 취임, 2011년 하우스의 역사적 아카이브와 창조적 유산에 대한 찬사로 오픈한 구찌 뮤제오, 2013년 호스빗 로퍼의 탄생 6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1953 컬렉션’ 라인을 통해 그 과정이 순탄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클래식’이 동시대에도 영원히 그 자리를 지키려면 전통은 기본이고 최고 수준의 가치와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코닉한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구찌는 그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자격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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