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의 자동주차 기능은 따로 버튼이 없다. 계기반에 ‘P’라는 문자가 뜨고 그 옆에 작은 세모(▶)가 생기면 자동주차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GLA는 평행주차는 물론 직각주차도 자동으로 할 수 있다. 평행주차는 여러 번 해봤으니 직각주차를 해보기 위해 GLA를 몰고 주차장을 찾았다. 주차장을 몇 바퀴나 돌았을까? 주차 공간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 대가 주차돼 있는 곳을 지나자 드디어 작은 세모가 나타났다. 기어레버를 ‘R’로 바꾸니 자동주차를 하려면 ‘OK’ 버튼을 누르라는 메시지가 뜬다. 차가 하라는 대로 ‘OK’ 버튼을 누르자 스티어링휠이 저절로 돌면서 주차를 시작한다. 운전자는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적절히 밟아주기만 하면 된다.
GLA의 자동주차는 완벽했다. 네모난 주차 공간 안에 정확히 주차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지만 과정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우선 주차 공간을 찾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주차 공간과 조금 멀게 간격을 두고 진행해도 주차 공간을 찾지 못했다. 게다가 양옆에 차가 주차된 빈 공간에만 주차가 가능했다. 주차 공간이 남아도는 텅 빈 주차장에선 자동주차를 할 수 없단 뜻이다. 듀얼클러치를 쓰는 GLA는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도 여느 휘발유차처럼 차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아줘야 하는데 이것도 좀 불안했다. 주차 실력도 매끈하지 않았다. 턱턱 걸리는 느낌이 들 때마다 불안감은 더해졌다. 그냥 내가 주차하는 게 낫겠다. 서인수 ★★

참 신기방기한 기술이다. 처음 자동주차 시스템을 경험했을 때의 그 소름 돋음을 아직도 피부 속 깊숙이 간직하고 있다. ‘차가 스스로 주차를 하다니, 언제 이런 세상이 왔단 말인가?’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다지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 모든 차의 운전대에는 모터가 달렸다. 그리고 범퍼 앞뒤로 거리를 가늠하는 센서가 있다. 하드웨어가 모두 갖춰진 셈이다. 즉 프로그램만 잘 짜서 넣으면 되는 시스템인 거다.
이제는 너도나도 스스로 주차한다. 그것도 잘한다. 일렬주차뿐만 아니라 직각주차까지 알아서 척척이다. 벤츠도 마찬가지다. 훌륭하다. 어쩌면 가장 진보된 시스템일지 모른다. 그런데 아직도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 스스로 직각주차를 하기 위해서는 공간과 여건이 필요하다. 그 상황에 맞추기 위한 시간과 노력은 너무나 헛되고 허망하다. 왜? 내가 주차하면 훨씬 더 빠르기 때문이다. 또 차가 내게 페달과 변속기를 밟고 옮기라고 명령하는 것 같아서 싫다.
내 차에도 자동주차 시스템이 있다. 안 쓴 지 1년이 넘었다. 가끔, 아주 가끔 유용할 때가 있기는 하다. 내 차가 틴팅이 짙은데 비 오는 날 밤은 밖이 잘 안 보인다. 이때 자동주차를 쓴다. 비가 와도 오류 없이 잘 된다. 그래도 나보다 더 빠르게 주차하는 차가 나오기 전까지는 내가 직접 주차할 거다.
이진우 ★

요즘은 ‘자동주차 기능’이 흔하다. 주차 버튼을 누르고 좌우 빈 주차 공간을 지나가면 준비 끝! 후진 기어를 넣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차가 알아서 주차 공간을 찾아 들어간다. 진입 각도 문제로 다시 전진이 필요할 때는 기어를 ‘D’에 놓고 같은 방식으로 제어하면 된다. 별도로 설명서를 읽어볼 필요도 없다. 버튼만 누르면 직각이든 일렬주차든 알아서 감지하고 찾아가니까(물론 여전히 수동적이고 불편한 모델도 있다). 그런데 GLA의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 기능은 도무지 어떻게 조작하는지 모르겠다. 어두운 주차장에서 설명서를 찾아 읽은 후에야 비로소 작동 방법을 알았으니 일단 인터페이스 부분은 감점이다. 이 시스템은 별도의 버튼이나 계기반을 통한 친절한 설명이 없다. 그냥 주차 공간을 지나가면 준비가 끝이다. 차가 적절한 공간을 감지하면 계기반에 ‘▶’ 모양이 뜬다. 이때 후진 기어를 넣으면 계기반에 ‘자동주차 기능을 활성화하시겠습니까?’ 하는 메시지가 뜬다. 여기서 또 ‘OK’ 버튼을 눌러야 한다. 이후 나머지 과정은 다른 브랜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테스트해본 결과 GLA의 자동주차 기능은 좁은 공간에서 매끈한 움직임이 자랑이었다. 마치 숙련된 운전자가 조작하는 것처럼 스티어링휠이 부드럽고 거침없이 돌아갔다. 언제든 주차 라인에 반듯하게 주차를 마쳤다. 요약하자면 유연한 움직임과 섬세한 공간 감지가 매력이지만 시스템 진입은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우주선 도킹만큼이나 어렵다.
김태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