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롤스로이스 레이스 스포츠카인 듯 스포츠카 아닌 스포츠카 같은 차. 롤스로이스는 결코 스포츠카 메이커가 아니지만 레이스는 스포티한 느낌으로 가득하다. 거대한 크기에도 가볍게 움직이는 차는 공중에 10센티미터쯤 떠서 달리는 것 같았다.
➤ 현대 제네시스&벤츠 S 클래스 두 차를 번갈아 타면서 춘천을 다녀왔다. 비교하며 달린 결과는 제네시스가 오히려 나은 게 아닌가 싶었다.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동안의 느낌은 그랬다. S 클래스는 많은 전자장비로 운전석에 앉은 나를 밀어버리는 등 적응이 쉽지 않았다. 제네시스의 주행 성능에 만족하는 내 감각이 S 클래스에 미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BMW i3 아무리 봐도 못생겼다. 다행스럽게도 i3는 많이 팔리는 것보다 전기차의 가능성을 알리는 데 목적을 뒀다. 정작 필요한 것은 레인지 익스텐더(발전용 엔진)가 달린 전기차인데 우리나라 법은 순수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 전기차의 갈 길이 멀다.
➤ 재규어 F타입 R 쿠페 폭발적인 힘으로 야성이 넘친다. 서킷을 달리면 코너마다 차가 몸부림치고 그래서 섬뜩하고 당황스럽지만 트랙을 벗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V6 엔진의 F타입 컨버터블은 정갈하면서 충분한 성능과 기분을 낸다. R 쿠페의 경우 차체의 단단함이 몸으로 느껴지지만 컨버터블도 차체 강성을 아쉬워한 적 없다. 내 차로 갖는다면 V6 엔진에 컨버터블로 하고 싶다. 그 조합이 박스터·카이맨의 경우와 같다.
➤ 포르쉐 마칸 생각보다 큰 보디는 911을 그대로 들어올린 것 같았다. 디자인은 카이엔보다 정리돼 꼬집을 곳이 없지만 어딘가 톡 쏘는 맛이 부족해서 정의하기 어렵다. 포르쉐는 마칸에 앞서 갖고 싶은 차가 너무 많다.
➤ 골프 GTI 모든 게 완벽해서 지나치게 부드러운 것이 흠이다. GTI는 좀 더 거칠어도 좋았다. 일반형 골프는 날이 갈수록 매끄러운 차가 돼 완성도를 높여가지만, GTI는 거칠게 타고 싶은 욕심이 여전하다.

➤ 기아 카니발 구형보다 크고 웅장해 보이는 차가 됐다. 얼굴도 잘생겨 미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이 기대되고, 큰 차를 좋아하는 국내 고객의 마음을 울리게 됐다. 이제 의자 배열이 비정상적인 9인승, 11인승만 없애면 좋겠다. 미니밴은 수출형처럼 7~8인승이어야 한다.
➤ 토요타 FJ 크루저 휘발유 엔진 차답게 가볍고 경쾌하게 달렸다. 주행감각이 한 세대 전 차 같아서 향수를 자극한다. 로 기어 조작을 비롯해 오프로드 기능이 원시적인 맛을 간직했다. 이렇게 개성 넘치고 향수에 젖은 차를 좋아한다. FJ 크루저는 미국에서도 인기가 좋았는데, 후속 모델 얘기가 없어 궁금하다. 더 재미난 신형이 나왔으면 좋겠다.
➤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4 이 차의 각진 보디를 좋아한다. 너무나 영국적인, 그리고 랜드로버만의 색깔을 간직한 명작이다. 요즘 나온 랜드로버를 보면 앞으로 나올 디스커버리 신형을 짐작할 수 있는데, 오히려 지금의 각진 디스커버리 4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폭스바겐 폴로 작은 크기가 골프보다 매력적이다. 키가 큰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만 모양이 너무 심심해서 내 맘까지 허전하다. WRC 버전이나 GTI 버전이 들어온다면 자극이 될 듯하다.
➤ BMW M5 과거 야성적이기만 하던 차에 ‘부드러운 고급차’라는 매력이 더해졌다. 부드러운 고급차가 M 버튼을 누르는 순간 야성을 드러내는 이중적인 성격을 지녔다. 핸들링이 좋은 차는 한편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탄환열차 같았다. 매끄럽고 부드럽기가 최고 수준이다.
➤ 기아 K3 쿱 <모터 트렌드> 기자의 수동기어 차를 잠깐 타봤다. 기어를 내리면서 회전수 매칭을 위해 가속페달을 밟았는데,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지 않는다. 이러면 수동기어 타는 재미가 없다. 수동기어 차 탈 이유가 없어졌다. 내가 탔던 K3 시승차는 이렇지 않았는데 양산차가 어찌 이럴 수 있는지 당황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