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가 왜 세 개뿐이죠?” “바퀴가 네 개일 이유가 없으니까요. 이 차를 보세요. 승객이 앞뒤로 앉는 2인용입니다. 폭이 아주 좁습니다. 그런데 바퀴를 네 개나 사용하는 건 낭비죠. 하지만 바퀴 두 개는 불편합니다. 드라이버가 중심을 잡아야 하니까요. 안정감도 떨어집니다.” 지난 10월, 파리모터쇼 토요타 부스에서 만난 토요타 관계자와 나눈 대화다. 내가 아이로드 (i-ROAD) 콘셉트카에 흥미를 보이자, 그녀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차체가 작고 가벼워 바퀴를 네 개씩이나 사용할 이유가 없다. 바퀴 한 개만 줄여도 차체 제작과정에서 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더불어 구름저항이 줄면서 연비도 높일 수 있다.’ 여기까지는 이해했다. 그런데 또 궁금한 점이 있었다. “그럼 왜 뒤가 아닌 앞에 두 개의 바퀴를 사용한 거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은 스티어링휠 때문입니다. 앞에 바퀴가 하나일 경우에는 스티어링휠을 사용하기가 무척 까다롭습니다. 바이크를 타지 못한 이들이 적응하기 힘들 겁니다.” 바이크에 동그란 스티어링휠이 달렸다고 생각해보니 무언가 어색할 것 같기도 하다. 바이크는 운전대보다는 몸의 무게중심으로 조향을 하니까. 토요타는 아이로드를 바이크가 아닌 자동차의 개념으로 만들었고 스티어링휠을 사용하기 위해 뒤가 아닌 앞에 두 개의 바퀴를 넣은 것이다. 실제로 앞에 한 개의 바퀴를 사용하는 1 프런트 휠 타입은 스티어링 설계 및 제작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앞에 두 개의 바퀴가 들어간 또 다른 이유는 안정성에 있습니다. 2 프런트 휠이 코너링이나 브레이킹에서 더 안정적이기 때문입 다.” 그녀의 설명은 이랬다. 뒤가 넓은 것보다 앞이 넓은 것이 더 안정적인 코너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브레이킹에서도 앞에서 두 개의 브레이크가 잡혀야 제동거리를 더 짧게 하고 차체가 흔들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단다. 2 프런트 휠 방식은 단점도 있다. 뒤쪽 그립이 절반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오버스티어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바퀴 폭을 더 넓혀야 한다. 토요타는 오버스티어에 대응하기 위해 앞바퀴굴림 구조(전기모터가 앞바퀴를 굴린다)로 만들었다. 언더스티어를 넣어 오버스티어 현상을 줄인다는 개념이다.
요즘 2 프런트 휠 구조의 콘셉트카나 바이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구조는 최근에 개발된 것은 아니다. 예전 지붕이 없는 무개차 시절인 1920년대에도 있었고 1955년에도 이세타라는 자동차가 있었다. 아이로드나 푸조 리온(Liion)처럼 2 프런트 휠 구조의 콘셉트카가 등장하는 걸 보면 메이커가 구상하는 미래 자동차 환경이 어떨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얼마 전,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큰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시가 “토요타 아이로드를 카셰어링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와 바이크의 장점만을 따온 2 프런트·3 휠은 이제 미래 자동차 환경을 위한 퓨전 모빌리티 개념이 아니라 현실이다.

| FUTURE 3WHEE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