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액티언 어쩔 거야?
2007년 쌍용 액티언을 샀다. 디자인이 너무 맘에 들었다. 평소 파충류를 좋아하는 내게 에일리언 같은 액티언의 얼굴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한사코 말렸던 친구에겐 차를 산 다음 얘기했다. 차를 사고 며칠 있다 미국으로 출장을 갔다. 그사이 내 귀한 차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아빠에게 키를 맡겼다. 그렇게 한 달 동안 액티언은 부모님 집에 있었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난 집으로 달려가면서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액티언 별일 없죠?” “그럼, 아무 일 없어. 그리고 아빠가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선물? 무슨 선물이지?’ 부푼 가슴을 억누르며 집에 도착해 차에 오른 난 괴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천장과 실내에 검은색 달걀판 같은 게 잔뜩 붙어 있었다. “디젤차는 소음이 좀 심하대. 그래서 아빠가 큰맘 먹고 방음 시공을 했어. 150만원이라는데 30만원 깎았다. 잘했지?” 액티언은 달걀판 방음 시공으로 순식간에 아저씨 차가 됐다. 난 여잔데…. 그래도 방음 시공 때문인지 한결 조용해진 것 같긴 했다. 그 액티언을 아직도 타고 다니는데 발레파킹이나 대리운전을 맡길 때마다 꼭 한마디씩 듣는다. “본인 차예요?” 김영은(35세, 프로그래머)

미안하다, 쏘나타야
새 차 산다는 걸 말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냥 조용히 타고 다녔어야 했다. 2005년 결혼하면서 새 차를 사기로 했다. 당시 타던 아반떼를 팔고, 결혼 자금으로 모아둔 돈을 쪼개 쏘나타를 샀다. 내 생애 첫 차였다. 5세대 쏘나타는 반듯한 외모가 마음에 들었다. 실내 역시 아반떼와는 차원이 다르게 고급스러웠다. 문제는 스티어링휠이었다. 시어머니가 한 땀 한 땀 공들여 만든 옥구슬 스티어링휠 커버가 씌워 있었다. “오빠! 이게 뭐야?” 난 남편을 추궁했다. “나도 몰라. 차를 받아서 주차장에 세워놨는데 오늘 내려가 보니 이게 씌워져 있더라고. 엄마가 만드셨나봐.” 잠시 후 시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아가, 선물 봤지? 옥이 그렇게 여자에게 좋단다. 좋은 기운 받아서 얼른 손주 하나 낳아야지!” 스티어링휠을 쥘 때마다 옥구슬이 손에 쿡쿡 박혔다. 당장 떼고 싶었지만 어머니는 친절하게도 한 번 떼면 다시 달 수 없게 스티어링휠과 커버를 촘촘히 박아놓으셨다. 그렇게 3년 동안 옥구슬 스티어링휠 커버를 달고 다녔다. 나중에 차를 팔려고 커버를 벗겼는데 스티어링휠에 둥근 무늬가 촘촘히 새겨 있었다. 임정희(37세, 회사원)

십자수는 정말 싫어!   
10년 전쯤 대한민국에 십자수 바람이 불었다. 여자들은 경쟁하듯 십자수 휴대폰 고리와 쿠션 커버 등을 만들었다. 그때 여자들의 새 차 선물은 열에 아홉이 십자수 전화번호 쿠션이었다. 손바닥만 한 쿠션에 ‘잠시 주차 중’이란 글자와 함께 전화번호를 적는 거다. 나 역시 여자 친구에게 그 선물을 받았다. 분홍색 레이스가 나풀대는 쿠션은 내 차 쏘렌토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떨떠름한 표정으로 받아들었는데 여자 친구가 물었다. “왜? 마음에 안 들어?”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다시 만들어줄 것 같아  마음에 든다고 대답했다. 그러곤 조수석 대시보드 귀퉁이에 붙여놨는데 자꾸 거슬렸다. 볼 때마다 손이 오글거렸다. 그렇게 3개월을 붙이고 다니다가 결국 난 전화번호를 바꿨다. 그리고 휴대전화 매장에서 받았다며 새로운 주차 알림판을 바로 붙였다. 혹시 여자 친구가 떼기라도 할까봐 초강력 테이프로 꼭 눌러 붙였다. 강진만(38세, 연구원)

받고 싶은 새 차 선물
블랙박스 요즘 새 차에는 블랙박스가 필수 아닌가!
주유 상품권 역시 상품권이 제일이다. 주유소뿐 아니라 백화점에서도 쓸 수 있다.
자동차용 공기청정기 새 차 냄새를 없애는 데도 좋다면서?

받기 싫은 새 차 선물
세차용품 세트 3년 전 받은 세차용품 세트도 그대로 있다.
스티어링휠 커버 캐릭터가 그려진 스티어링휠 커버는 정말 사양하고 싶다.
자동차용 방향제 대형마트에서 파는 자동차용 방향제는 좀 성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