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에디터 T. 저는 혼자 산지 5년쯤 되어가는 직장인입니다. 대학생 3학년 때부터 자취를 시작했고 직장인이 되며 저만의 공간(비록 원룸이긴 하지만)이 생겼지만 이때까지는 집에 신경을 쓴다는 것 자체가 사치라고 느껴졌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 결혼한 선배네 집에 놀러갔다 와서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넓은 평수의 신혼집은 아니었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으니 보기 좋더라고요. 저도 제가 살고 있는 집을 예쁘게 꾸며보고 싶어요. 전세이기 때문에 집안 전체의 큰 틀을 바꾸기는 어렵고요 소품을 이용해서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어요. 혹시 저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을 주실 수 있나요? (P씨, 27세, 서울 관악구, 회사원)

A. 사람은 집에 머물 때 행복과 가장 가까워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집에 있는 시간이 행복해야 삶의 전반적인 퀄리티가 높아지고 사회 생활을 할 수 있는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겠죠. 마음 같아서야 벽지도 새로 바르고 가구도 다 바꾸고 싶지만 그러기엔 금전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너무 큰 부담이 되잖아요. 한쪽 벽면이나 선반 위, 현관을 꾸미는 것만으로도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될 테니 참고하세요!

인테리어 디자이너 양태오 씨는 사계절을 활용한 인테리어를 해볼 것을 권합니다. 가을이 오고 있으니 가을에 어울리는 색감으로 쿠션이나 침대보 등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요? 또 쿠션을 놓을 때는 하나만 덩그라니 놓아두는 것보다는 각기 다른 사이즈의 쿠션 3개 정도를 겹쳐서 놓으면 집안 전체가 훨씬 포근하고 아늑한 분위기로 탈바꿈 됩니다. 가을에는 베이지나 버건디, 브라운 등 따뜻한 컬러의 쿠션을 활용하는 게 좋겠죠. 

또 인테리어를 위해 새로운 소품을 사는 것보다는 이미 갖고 있는 것들의 용도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찬장 안에 쌓여 있는 예쁜 디자인의 그릇을 나란히 벽에 붙이거나 선반 위에 세워두면 멋진 인테리어 소품이 됩니다. 또 유행이 지나서 사용하지 않는 스카프를 이용해서 갖고 있는 의자의 앉는 부분을 감싸준다면 마치 디자인 체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죠. 

주방에 생기를 주고 싶다면 유리 돔 하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인테리어 소품이기 때문에 쉽게 구할 수 있지요. 이 유리 돔 안에 매일 상하지 않은 케익을 넣어두는 것은 혼자 사는 입장에서 쉽지 않을 거예요. 집에서 키울만한 바질이나 작은 화초 등을 넣어둔다면 싱그럽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낼 수 있습니다. 집에 손님이 온다면 인상 깊은 장소로 기억될 것이고요. 

집안 전체의 향도 분위기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요즘에는 오래 맡아도 머리가 아프지 않은 천연 향으로 만든 향초들을 다양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향도 디자인도 정말 다양하지요. 향초를 두세 개 정도만 나란히 세워놔도 인테리어 효과는 물론이고 그 냄새를 맡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질 거예요. 꼭 향초를 태우지 않아도 그 존재만으로도 은은한 향이 나기 때문에 좋은 향이 나는 집으로 바꿀 수 있죠. 

집에 색감을 좀 더 불어넣고 싶다면 샤워 커튼이나 프린트된 일러스트, 사진 등으로 꾸며줍니다. 사실 화장실은 샤워 커튼 하나만으로도 분위기 변화를 제대로 줄 수 있습니다. 혼자 쓰는 공간이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이니 과감한 컬러를 선택해도 손해 볼 건 없죠. 샤워 커튼 색깔에 맞춰서 화장실 소품을 바꿔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파란색 샤워 커튼을 선택했다면 칫솔도 비누 케이스도 모두 파란색으로 바꿔보는 거죠. 또 벽지를 바꿀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하얗고 밋밋한 벽에 세련된 디자인의 스티커나 일러스트 등을 붙이고 그 앞에 액자를 놓아 한쪽 벽면 정도는 화려하게 만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 쪽을 바라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질 것입니다. 

집안에 애정을 갖고 조금씩 꾸며 나가다 보면 점점 머물고 싶은 공간, 빨리 돌아가고 싶은 공간으로 바뀌어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취향이 묻어나는 멋진 집 만드시길! 

참고서적: <사계절 데코 라이프>, 양태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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