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을 통해 국민 첫사랑으로 등극한 수지의 헤어스타일은 당연히 긴 생머리였다. 어른이 되어버린 첫사랑인 한가인도 긴 웨이브 헤어를 유지하고 나타났다. 또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신사의 품격>에 등장한 네 남자의 첫사랑인 박주미 또한 긴 생머리를 하고 있다. ‘첫사랑=긴 생머리’라는 공식은 시대를 불변하고 유효하다. 그렇다면 여리고 수줍은 첫사랑과는 달리 당당하고 의욕 넘치는 커리어 우먼의 헤어스타일은 어떨까? 늘 당당한 아우라를 내뿜는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은 언제나 깔끔한 커트 머리를 연출하여 자신의 이미지를 어필한다. 또 대다수의 아나운서들이 커트머리나 단발머리로 여성성을 강조하기보다는 날렵하고 이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여 자신의 직업에 어울리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프리랜서 진행자로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백지연 또한 수년째 웨이브 단발머리를 고수하며 헤어 스타일이 이미지에 끼치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자신의 일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차윤희로 분한 김남주는 이번에도 자신만의 스타일 연출로 많은 여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외주 제작사의 드라마 제작 피디이지만 사랑스러운 아내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차가운 느낌을 주는 커트 머리를 대신하여 날렵해 보이지만 귀여운 느낌도 주는 베이비 펌으로 자신의 매력을 무한 어필하고 있는 중이다. 피디라는 직업의 자유분방한 느낌과 여성성을 앞세우기 보다는 남성과 어깨를 겨루며 일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헤어스타일이기도 하다. 사실 김남주의 도시적인 이미지는 그녀의 짧은 머리에서 연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남주의 머리가 길었다면 그녀만이 갖고 있는 도시 여자 특유의 톡톡 튀는 느낌 또한 없었을 테니 말이다. 극 중 남편의 누나인 양정아가 기가 세 보이는 방법을 물어보자 ‘아이라이너를 진하게 그리고, 잘 웃지 않으면 된다.’고 말하지만 그녀의 날렵한 헤어스타일 또한 한 몫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