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인사이트의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다. 2000년형 오리지널 인사이트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혁신적 알루미늄 소재로 만든 매끄러운 유선형 차체의 2인승 차는 사탕과 금성에서 온 우주선을 뒤섞은 것처럼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 차를 산 사람들은 공학 교수 몇 명에 그쳤고(지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이후 조용히 사라졌다. 

2009년 난 4도어 5인승 하이브리드 차를 비교했다. 세대교체를 막 거친 3세대 토요타 프리우스의 비교 대상으로 2세대 인사이트를 골랐다. 일시적 광기라고는 해도, 나는 무서운 경기침체 속에서 인사이트의 구두쇠 같은 유지비에 열광했다. 황량하기 그지없는 모습에 마음이 거의 흔들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차를 산 사람들은 자동차를 싫어하는 회계사 몇 명에 그쳤고, 뒷일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이런 이력이 있음에도 내가 프리우스를 정상의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혼다의 세 번째 시도를 긍정적으로 봐야 할까? 어쩌면 그래야 할지도 모르겠다. 혼다는 2019년형 인사이트에 1세대 모델의 기술적 통찰력과 2세대 모델의 매력적인 가치들을 함께 담아냈다.

대시보드 재활용 대시보드는 시빅 세단에서 가져와 다듬은 것이며 변속버튼은 클래리티와 같다.

영리한 공간 활용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12볼트 배터리를 변속버튼 아래에 설치했다.

이번 인사이트는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클래리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설계를 활용해 모든 것을 75퍼센트 정도의 비율로 줄여놓았다. 4기통 1.5리터 108마력 가솔린 엔진(앳킨슨 사이클 자연흡기 방식)은 마찰을 줄인 크랭크샤프트를 사용한다. 엔진은 대부분 131마력짜리 구동용 모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발전기를 돌린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 정속으로 달릴 때는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용 기어와 클러치를 거쳐 바퀴를 굴린다. 저항이 느껴지는 지점보다 더 깊게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은 최대한 힘을 짜내려고 회전수를 높인다.

주행 모드는 에코, 일반, 스포츠 등 세 가지다. 모드에 따라 가속페달 반응과 공조장치 특성이 변한다. 늦은 시간 이웃집 사이를 슬그머니 지나기에 좋은 EV 모드도 있다.
시스템 출력이 153마력에 불과한 차치고는 꽤 활기찬 느낌이 든다. 프리우스를 가볍게 제칠 수 있다는 혼다의 주장에 문제는 없어 보인다. 경제성은 프리우스와 거의 비슷하다. 215/55R16 타이어를 낀 LX와 EX 모델의 연비는 리터당 23.4, 20.8, 22.1킬로미터로 압도적이다(시내, 고속도로, 복합). 더 놀랄 만한 사실은, 최신 EPA 측정 방식으로 조정한 1세대 인사이트의 복합 연비가 지금의 인사이트보다 뛰어나다는 점이다.

사실 역대 최고의 성공을 보증하는 것은 세련된 기본 장비들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완전 정지가 가능하다), 차선 유지 보조 기능, 오토 하이빔, 다중 화각 후방카메라, 교통신호 인식 기능, 충돌저감 제동 기능, 열선 사이드미러 등을 기본으로 갖춘다. EX와 투어링 모델에는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SMS 문자메시지 등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된다.

맞춤형 증강 음향 기술에는 항상 작동하는 노면 소음 제거 기능이 포함된다. 회전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엔진 소음도 부드럽게 만든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소리 패턴을 추가하기도 한다. 가늘고 거친 배기음에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미묘하게 덧입힌다.

나머지는 포장만 바꾼 시빅이나 다름없다. 뒷좌석은 크고 트렁크 공간은 428리터나 된다. 짐 공간을 극대화하기 위해 혼다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뒷좌석 아래에 설치하고 연료탱크 크기를 40리터로 줄였다(높은 연비가 상쇄한다). 12볼트 배터리를 실내 변속버튼 아래에 둔 것은 정말 멋진 아이디어다. 

플랫폼과 바탕이 된 10세대 시빅보다 더 견고한 느낌이다. 주행감각도 더 유연하다. 유압식 앞 서스펜션 부싱(작은 바닥 공기 흡입구를 이용해 냉각까지 한다)은 충격을 잘 차단하고, L자형 앞 로어암은 종방향 강성을 낮춰 요철 대응 특성을 강화했고 횡방향 강성은 높여 경쾌한 스티어링 감각을 살렸다. 스티어링 기어는 가변식이고 기어비가 달라질 때의 이질감을 없애는 한편 좁은 곳에서 주차할 때(거의 끝까지 돌렸을 때)의 반응을 높였다. 

구불구불한 외곽 도로에선 안쪽으로 파고드는 감각이 더 좋아졌다. 가벼운 알루미늄 보닛과 요 비율(Yaw Rate)을 높이기 위해 앞바퀴 안쪽 브레이크 패드를 디스크에 살짝 닿도록 미묘하게 조절한 덕분이다. 브레이크 페달 감각도 칭찬할 만하다. 고무공을 밟는 느낌이 들지 않고 고르게 반응한다. 운전대 뒤에는 손끝으로 조작하기 좋은 3단계 회생제동 패들도 있다. 가격도 나쁘지 않다. LX는 2만3725달러, EX는 2만4995달러, 투어링은 2만8985달러다. 

위치 바꾸기 혼다는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옮겨 트렁크 공간을 극대화했다.

이 정도면 훌륭한 세 번째 도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속단은 이르다. 모든 것을 이처럼 훌륭하게 갖췄지만 혼다는 다른 자동차업체들처럼 SUV를 좇지 않고 세단으로 힘겨운 길을 가고 있다. 게다가 인사이트는 이미 세계적 수준인 두 개의 세단, 즉 시빅과 어코드 사이에서 소비자의 판단만 어지럽히며 오히려 판매를 위협하는 모양새다.

1세대와 2세대 인사이트는 지나치게 특별하게 만든 탓에 실패했다. 이번 모델의 문제는 두 모델에서 교훈을 지나치게 잘 얻은 것이다. 이번 인사이트는 자동차계의 스위스 군용 주머니칼 같은 존재다. 그동안 지적받은 수많은 약점을 훌륭하게 개선했다. 인사이트가 실패로 끝났다면 부끄러운 과거가 됐겠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이 웃으며 할 수 있는 옛이야기가 될 것이다.  
글_Kim Reynolds

모터트렌드, 자동차, 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