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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MERCEDES-BENZ E 400 CABRIOLET

‘E 클래스’라는 이름을 단 오픈톱 모델이라면 애초부터 이랬어야 한다

2018.09.19

 

소짜-중짜-대짜. 10세대 E 클래스가 데뷔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C, E, S로 이어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세단 라인업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크기만 다를 뿐 전부 비슷해 보인다는 비아냥이었다. 그럴 만도 하다. 자동차 기자라는 나 역시 한동안 혼란스러웠으니. 공유할 부품이 있는 것도 아닌데 대체 왜 그랬을까. 비율과 디테일을 비슷하게 가져가며 미묘하게 다른 느낌을 내는 게 오히려 더 고역이었을 텐데 말이다. 


그 이유를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최근 라인업을 정말 ‘미친 듯이’ 확장했다. 마이바흐나 AMG를 제외하고 차체 크기와 보디 타입으로만 구분해도 무려 30여 종이나 된다. A 클래스 세단과 CLA 슈팅브레이크를 포함한 콤팩트카만 6종이며 E 클래스 올 터레인이나 X 클래스 같은 틈새 모델들도 있다. 즉, 메르세데스 벤츠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후륜 기반 세단(C, E, S 클래스)이 비슷한 색깔로 존재감을 보다 명확하게 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뜬금없이 디자인 전략과 라인업 확장 이야기를 꺼낸 건, 이번에 시승한 신형 E 클래스 카브리올레도 벤츠 라인업에 없던 새로운 차종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사실 이전 E 클래스의 이름을 단 2도어 버전들은 C 클래스 플랫폼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 E 클래스 쿠페와 카브리올레는 E 클래스 플랫폼을 사용한다. 실제로는 한 급 위의 차종으로 거듭난 것이다. 길이 140밀리미터, 너비 70밀리미터, 휠베이스 115밀리미터가 늘어난 덕분에 분위기가 한결 당당하고 운전 감각도 훨씬 더 여유롭다. 뒷좌석과 짐 공간 크기 역시 이전보다 더 넉넉하다. 


물론 구성은 이전과 같다. 소프트톱을 얹은 4인승 카브리올레다. 톱은 시속 50킬로미터 이하라면 언제든 20초 만에 열 수 있다. 참고로 벤츠는 2인승엔 하드톱을, 4인승엔 소프트톱을 사용한다. 하드톱은 무거워 머리 위에 있을 때(닫았을 때)와 차체 뒤쪽으로 접어 넣었을 때(열었을 때)에 앞뒤 무게배분의 변화가 크다. 차체가 짧은 2인승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차체가 긴 4인승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AMG GT 로드스터가 2인승임에도 소프트톱을 쓰는 건 무게 변화에 민감한 스포츠카라서다. 

 

 

 

소프트톱 완성도는 걱정할 필요 없다. S 클래스 카브리올레의 그것처럼 특수 소재 3겹을 엮어 만든 까닭에 조용한 데다 바람과 열기도 잘 차단한다.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맑은 날의 태양 아래서도 실내 천장이 별로 뜨겁지가 않았다. 톱 수납공간을 확보하는 격벽(세퍼레이터)도 S 클래스 카브리올레처럼 전자동이다. 오픈 레버를 당겼을 때, 트렁크에 걸리는 짐이 없으면 알아서 내려온다. ‘오픈카’ 좀 타본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편한지 잘 알 것이다. 운전자의 편의와 뒷좌석 승객의 품위 모두를 고려한 에어캡이나 쌀쌀한 날씨에도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게 돕는 에어 스카프도 기본으로 갖춘다. 


안팎 디자인은 앞서 데뷔한 E 클래스 쿠페와 비슷하다. 루프와 연결된 부위, 그러니까 옆 창문이나 뒤 펜더 위쪽 정도를 제외하면 차이점을 거의 찾을 수가 없다. 최신 벤츠 쿠페의 상징인 ‘다이아몬드 그릴’과 제트 엔진 모양의 송풍구도 단다. 시승차인 E 400 카브리올레는 AMG 익스테리어·인테리어 패키지를 갖춰 안팎 분위기도 스포티하다. 옵션도 화려하다. E 클래스에 기대할 수 있는 편의·안전 장비 대부분을 갖춘다. 준자율주행 장비 역시 기본이다.


파워트레인 구성은 E 400 세단이나 쿠페와 같다. 최고출력 333마력, 최대토크 48.9kg·m를 내는 3.0리터 V6 바이터보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얹는다. 그런데 세단과 쿠페에선 기본인 네바퀴굴림 시스템 4매틱이 빠졌다. 그래서 톱 개폐 기구를 얹고도 쿠페와 무게가 비슷하고 가속 성능과 연비도 별로 떨어지지 않는다. 핸들링이나 가속 감각은 오히려 더 매끈하다. 순수한 뒷바퀴굴림이라 앞바퀴가 자유롭고 동력전달 과정도 단순해서다. 

 

 

 

개인적으로 ‘4매틱 제거’는 여러모로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겨울철 사용 빈도가 낮은 오픈톱 모델인 데다 쿠페와 성격을 달리할 필요도 있었을 테니 말이다. 쿠페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요즘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의 상품 구성은 정말 얄미울 정도로 절묘하다. 


그런데 신형 E 400 카브리올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따로 있었다. 불쾌한 떨림을 거의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오픈톱 모델은 보통 비틀림 강성을 높이기 위해 바닥 패널을 보강하고, 이 과정에서 차체가 딱딱해져 잔진동이 늘어난다. 작은 4인승 오픈톱 모델일수록 이 증상이 심하며 이전 E 클래스 카브리올레 역시 여기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E 클래스 카브리올레는 이런 게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여유롭다. 플랫폼을 바꿔서 얻은 ‘럭셔리’한 감각인 셈이다. 그래, E 클래스 카브리올레라면 애초부터 이랬어야 한다. 이제 E 클래스라는 이름이 전혀 아깝지 않다.   

 

 

 

MERCEDES-BENZ E 400 CABRIOLET

기본 가격 966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RWD, 4인승, 2도어 컨버터블 엔진 V6 3.0ℓ DOHC 트윈터보, 333마력, 48.9kg·m 변속기 9단 자동 공차중량 1955kg 휠베이스 2875mm 길이×너비×높이 4840×1860×1440mm 복합연비 9.9km/ℓ CO₂ 배출량 176g/km

 

 

 

 

모터트렌드, 자동차, 메르세데스 벤츠
 

CREDIT

EDITOR / 류민 / PHOTO / 박남규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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