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M4 컨버터블

미니 컨버터블을 보면 주변에 이만한 컨버터블이 없다. 날렵한 거동이 예상되는 크기와 파워를 지녀 전통적인 영국산 스포츠카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작은 차지만 4인승이라 실용성도 나쁘지 않다. 다만 미니라는 뚜렷한 개성 때문에 망설인다. 너무 깜찍해서 나이 든 나에게 어울릴지 모르겠다.

쉐보레 스파크는 대중 브랜드의 경차일 뿐인데 주행질감이 아주 좋았다. 묵직한 주행감각이 전혀 경차답지 않다. 쉐보레 차들에서 대체로 기대 이상의 주행질감을 경험한다. 대중차 브랜드에게 큰 자랑이 아닐 수 없다.

메르세데스 AMG는 좀 더 쓰기 편한 차로 외연을 넓히려 한다. AMG E 43은 생각보다 부드러워 과거의 우락부락한 AMG를 기대한 나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AMG는 이제 고성능차 의미보다 모델 안에서 ‘최고급’이라는 뜻이다. AMG라고 다 같은 AMG가 아니다.

BMW M시리즈를 컨버터블로 타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 M은 자고로 가벼운 무게와 단단한 차체 강성으로 트랙을 내달릴 때 그 의미가 있다. 그런데도 내가 좋아하는 컨버터블에 강력한 힘을 품고 싶다면 M이 되는 것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 BMW M4 컨버터블은 ‘궁극적인 드라이빙 머신’이 분명하다.

신형 디스커버리는 껑충한 모양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데, 실제로 타보고 상당히 좋아진 온로드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1세대 같은 옛날 디스커버리는 온로드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고속에서 뒤뚱거리고 불안한 차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나아졌었다. 신형은 큰 차체를 이리저리 잡아채도 거뜬하게 바로잡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그냥 작은 SUV로 알고 탄 현대 코나의 주행성능이 기대 이상이다. SUV 코스프레 하느라 차체가 약간 높지만, 타이어가 바닥을 부여잡고 달리는 감각이 탄탄하다. 아주 만족할 주행성능이었다. SUV라는 의미를 떠나 꽤 괜찮은 차였다.

포드 머스탱 GT를 타면서 미국차 ‘포드의 가치’를 새삼 느낀다. 오랜 시간 장수하는 비결은 참 많은 것을 담은 차라는 거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머스탱보다 가치가 큰 쉐보레 카마로는 당장 사야만 할 것 같다.

미국산 픽업트럭 F150의 승차감은 롤스로이스 같다. 리지드 액슬에 판스프링을 달았지만 달리는 감각이 어느 고급차 부럽지 않다. 픽업트럭 수요가 많은 미국에서 그들은 짐 싣는 트럭을 고급차로 만들었다. 이익을 많이 내고 싶어서다. 때문에 선택이 다양해진 픽업트럭은 수요를 더욱 부채질하고 픽업은 대세로 자리 잡았다. 

BMW 6시리즈 GT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5시리즈 값으로 7시리즈의 럭셔리와 주행질감을 즐기는 거다. 구형보다 커졌지만 오히려 날렵해 보이는 디자인 재미가 느껴진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다는데, 우선 나부터 이렇게 애매한 차에 흥미를 느낄 줄 몰랐다. 

마세라티 르반떼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좋았다. SUV지만 무게중심이 적당히 낮아 마구 몰아칠 수 있었다. 마세라티만의 배기음 속에 슈퍼카처럼 달린다. 성능이 슈퍼카에는 살짝 못 미쳐도 마음은 다를 바 없었다. 마세라티의 모델 중 가장 흥미롭다.

벤츠 GLC 쿠페는 분명히 GLC보다 못한 실용성에도 불구하고 나를 끌어당긴다. 뭉툭한 차체가 예쁘다고 생각한다. GLE가 우락부락하고 터프한 멋으로 어필하는데, 같은 형태의 차 GLC 쿠페가 전하는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나는 쿠페형 SUV에 세뇌돼간다.

푸조 5008

푸조 5008은 콘셉트카 분위기의 운전석부터 좋아할 부분이 많았다. 7인승임에도 적당한 크기에서 유럽차의 매력이 진하다. 그런데 내가 좋아한 작은 운전대는 타이어가 노면을 심하게 타는 바람에 조작이 힘들어 살짝 당황스러웠다. 

사진으로 본 BMW X4 신형은 괜찮았다. 보닛이 조금 부풀어 오르고, 전체적으로 통통한 기분을 더한 차는 구형(시승차)의 어색함을 많이 지웠다. 디자인이란 아주 작은 차이가 커다란 감각의 차이를 부른다. 갖고 싶은 차와 아닌 차의 차이다. 그 차이는 말로 설명이 어려운데, 그냥 같이 느끼면 된다.
지난해 시승한 차 중 여기 언급하지 않은 차들은 심심하거나, 뭐 그냥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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