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처 직원의 운전은 거칠고 빠르게 달리는 편이다. 그 직원에게 운전 잘한다고 칭찬을 했더니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정작 본인은 운전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라고 했다. 그저 운전을 빨리 끝내고 싶어 목적지까지 빠르게 도착하겠다는 일념으로 달린다는 것이다. 나도 가끔 차를 빠르게 운전한다. 이유는 그 직원과 정반대다. 빠른 주행의 매력을 즐기기 위해서다. 

출장 덕분에 차를 타고 지방의 여러 도로를 달렸다. 고속도로부터 지방 국도까지 구석구석을 달리다 보면 다신 안 오겠다고 마음먹는 도로가 있는 반면, 다시 오고 싶은 도로도 있다. 대개 그런 도로는 한적하고 노면 상태가 좋은 곳이다. 올해 초에 완공된 아산-청주 간 고속도로는 최근에 발견한 보석이다. 노면이 말끔하고 차도 많지 않아 부담 없이 달릴 수 있다. 때때로 내 차 앞뒤로 차가 한 대도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가속페달을 밟아 속도를 올리면 독일 아우토반이 부럽지 않다. 스포츠카나 고성능차로 달리는 것도 좋겠지만 QM3도 무시할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강원도나 충청북도로 종종 출장을 가는데 이때는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중앙고속도로는 정체 구간이 거의 없는 편이라 달릴 때마다 만족스럽다. 출장길에는 제시간에 맞춰 도착해야 하기 때문에 속도를 높이는 경우가 많은데 중앙고속도로에서는 원하는 속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QM3의 최고출력은 90마력이다. 출력을 이야기하면 주변 사람들은 QM3를 무시한다. QM3를 운전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작은 체구에 얹어진 이 엔진을 직접 경험하면 힘이 부족하다는 선입견은 금방 사라질 거다. 굽잇길을 돌아 나가는 것도 훌륭하다. 노면을 단단하게 움켜쥐고 코너를 빠져나간다. 핸들링 안정감도 좋다. 

주행 감각은 경쾌하고 부드럽다. 차체가 가볍고 디젤 엔진의 높은 토크가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나오기 때문일 거다. 또 독일 게트락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도 그 이유에 빠질 수 없다. 변속 속도가 빠르고 수동변속기 못지않게 엔진 힘을 고스란히 바퀴에 전달한다. 덕분에 고속주행 중 차선을 변경할 때에도 굼뜬 기색 없이 기민하게 움직인다. QM3의 매력은 직접 타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운전할 ‘맛’이 얼마나 좋은 차인지. 정혜민(회사원)

RENAULT SAMSUNG QM3 LE
가격 235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FWD, 5인승, 5도어 SUV 엔진 4기통 1.5ℓ DOHC 터보 디젤, 90마력, 22.4kg·m 변속기 듀얼클러치 6단 자동 무게 1300kg 휠베이스 2605mm 길이×너비×높이 4125×1780×1565mm 연비(복합) 17.3km/ℓ CO₂ 배출량 107g/km 구입 시기 2016년 6월 총 주행거리 3만100km 평균연비 18.7km/ℓ 월 주행거리 150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10만원(유류비)

모터트렌드, 자동차, 르노 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