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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THE FAMILY SEDAN _ 폭스바겐 파사트 GT

VOLKSWAGEN PASSAT GT

2018.08.08

 

4th: ★★☆ 폭스바겐 파사트 GT
넉 대의 차가 한자리에 모였다. 동료들이 차를 끌고 하나씩 사라졌다. 주차장엔 나와 파사트 GT만 남았다. 동료들이 나타나 차를 바꿔타고 사라지길 몇 차례. 하지만 폭스바겐만큼은 좀처럼 자리를 뜰 줄 몰랐다. 마치 가장 중요한 모델은 맨 마지막에 타기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그러나 안타깝게도 파사트 GT는 마지막을 장식하는 주인공이 아니었다. 그저 관심을 덜 받았을 뿐이다.
파사트 GT는 넉 대 중 공간은 가장 작고, 가격은 가장 비싼 차였다. 유럽에서 건너온 준자율주행 장비(트래픽 잼 어시스트)는 한국 도로에서 허둥대는 경향을 보였다. 파사트, 나아가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에 갖는 기대감도 여실히 무너졌다. 움직임이 단단하지도, 컨트롤이 정교하지도 않았다. 과거 유럽형 파사트가 지나치게 꼿꼿했다면 지금 우리 앞에 있는 파사트는 유럽형임에도 미국차만큼 푸근하다. 더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또한 파사트 GT만의 ‘특별한 가치’라고는 할 수 없다. 폭스바겐 코리아가 조만간 ‘진짜’ 미국형 파사트를 내놓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브랜드의 프리미엄은 ‘폭스바겐’ 그 자체였다. 엔지니어링에 대한 고집, 태풍이 불어도 끄떡없을 것 같은 견고한 주행감각 같은 게 그 이면에 있었다. TDI(디젤) 엔진과 DSG(듀얼클러치 변속기)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었다. 하지만 혼다의 10단 자동변속기의 성능은 DSG의 필요성을 되묻게 하고, 토요타 하이브리드는 TDI만큼의 효율에 차분함까지 제공했다. 현시점 고급한 대중차로 으뜸은 폭스바겐보다 현대차다. 파사트 GT의 주행감각은 ‘유럽 카 오브 더 이어’의 주인공답지 않게 흐리멍덩했다. 김형준(자동차 칼럼니스트)

 

파사트 GT는 외모에서 나머지 석 대를 멀찍이 따돌린다. 말쑥한 슈트를 차려입은 신사 같다. 보는 순간 호감이 간다. 실내 역시 너무 반듯하다. 강박증 환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요란한 캠리나 조금 낡아 보이는 그랜저에 비하면 훨씬 세련되고 우아하다. 디자인이나 편의장비, 실내 구성에선 흠잡을 곳을 찾기가 어렵다. 그런데 주행질감이 너무 별로다. 가볍고 헐렁한 게 나사 몇 개쯤 빼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랜저야 원래 그런 차였으니 그랬다 치지만 파사트는 원래 이런 차가 아니었다. 진득하고 묵직하게 내달릴 줄 아는 차였다. 그래서 배신감마저 느껴진다. 잘 팔리는 차를 만들기 위해 대중성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기본기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우를 범한 것 같다. 편의장비가 풍성해진 것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전동시트에 열선과 통풍 기능을 챙겼고, 내비게이션은 음성으로 목적지를 설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 운전할 패밀리 세단을 고르라고 하면 파사트는 절대 고르지 않겠다. 서인수

 

파사트는 눈에 띄지 않았다. 이 점잖고 근사한 세단은 듬직한 그랜저와 그로테스크한 디자인의 일본산 세단들에 밀려 테스터들의 눈길을 사로잡지 못했다. 주행성에서라도 무언가 뚜렷한 장점을 어필해야 하는데, 대부분 파사트가 성에 차지 않는 듯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세월 때문이다. 이 차는 지금 막 한국에 들어왔지만, 사실 출시된 지 3년이 넘었다. 파워트레인도 이젠 은퇴의 기로에 있는 6단 DSG와 2.0리터 디젤 엔진의 조합이다. 나처럼 디젤 엔진 특유의 두툼한 토크를 좋아하는 소비자도 있지만, 휘발유 엔진의 혼다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갖춘 현대, 토요타에 비하면 마치 긴 세월을 살아온 세단처럼 느껴졌다.
승차감에서도 그리 세련된 느낌을 주지 못한다. 부드럽게 조율한 것 같기는 한데 노면 충격을 잘 정리하지 못한다. 처음엔 부드러우면서 뛰어난 조종성을 지닌 토요타의 그것과 비슷한가 싶었지만 그보다 충격이 많고 단단하게 느껴진다.
다행히 실내에선 세월의 흔적이 덜 느껴진다. 프레임이 없는 룸미러와 아래쪽을 꺾어 멋을 낸 운전대,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화려한 계기반 등이 젊은 느낌을 한껏 발산한다. 운전 자세를 잡기 편하고 시야도 훌륭하다. 그런데 센터페시아 구성은 신선함이 떨어진다. 각종 컨트롤러들이 너무 작고 기어노브 앞의 작은 버튼들은 조작이 어렵다. 뒷자리는 넉 대 중 가장 좁은 듯한 느낌이다. 다섯 명이 앉기엔 힘들어 보인다. 네바퀴굴림 시스템 때문인지 센터터널도 너무 높다. 이진우

 

파사트 GT는 짜임새가 돋보였다. 각이 딱 잡힌 차체 패널과 캐릭터 라인, 주름을 찾아볼 수 없는 나파가죽 시트 등 안팎 어디에서도 흠을 찾기 어려웠다. 기본 장비인 준자율주행 장비(트래픽 잼 어시스트)는 막히는 길에서 정말 요긴했다. 뒷좌석 공간도 그랜저 다음으로 넓게 느껴졌다. 고급스러움과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장비, 넓은 실내까지. 파사트 GT는 패밀리 세단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왜 파사트 GT가 가장 냉혹한 평가를 받게 됐을까? 우린 토론을 통해 서로의 판단이 옳은지 계속 확인했다.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파사트 GT에 대한 각자의 생각이 틀리지 않다는 걸 알게 된 우리는 다른 고민에 빠졌다. 대체 파사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기본기만큼은 절대 양보하지 않던 폭스바겐이 어쩌다가 주행성능 때문에 이렇게 주저앉게 되었을까?
물론 파사트 GT가 다소 불리한 조건이긴 했다. 유일하게 디젤 엔진을 얹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젤 엔진의 소음이나 진동이 문제는 아니었다. 노면을 차분하게 제압하지 못하고 움찔거리는 승차감과 코너에서의 불안한 움직임이 문제였다. 물론 파사트 GT가 절대적인 주행성능이 떨어지는 차는 아니다. 다만 패밀리 세단으로서, 프리미엄 시장을 엿보는 입장에서 그렇다는 이야기다. 폭스바겐은 부드러운 승차감, 즉 대중성을 얻기 위해 파사트 GT의 섀시를 살짝 풀었다. 대신 폭스바겐의 강점이었던 확신에 찬 주행 감각을 잃어버렸다. 폭스바겐이 방향 전환을 고민하는 동안 경쟁자들은 앞으로 힘차게 나갔다. 그래서 생각보다 더 오래된 차처럼 느껴진다.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파사트 GT는 구성이 참 근사하다. 디지털 계기반, 헤드업 디스플레이, 3존 클리마트로닉(공조장치) 등의 고급 장비와 빈틈없는 안팎 디자인, 그리고 나파가죽 시트(합성가죽 혼합 사용 비율이 넉 대 중 가장 낮다)까지.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진다. 감각적인 시트커버 디자인(절단 형상이 예쁘다)이나 패브릭을 세심하게 덧댄 도어포켓 등도 눈에 띈다. 심지어 냄새도 넉 대 중 가장 좋다. 시원하게 뻗은 대시보드나 넉넉한 공간 등 중형·준대형 세단에서 기대할 법한 여유로움은 조금 부족하지만 결코 답답한 느낌이 들진 않는다.
그런데 주행 질감이 중형 세단답지 못하다. 가볍게 달릴 때는 나긋하되 차체 크기를 의식하지 못할 만큼 발랄하지만(준중형 세단정도로 느껴진다) 무게중심을 조금이라도 흔들면 어쩔 줄 몰라 하다 무너진다. 패밀리 세단이라는 게 이 악물고 달리는 물건도 아니고 ‘그냥저냥 맞추면서 타면 되지’라고 생각해보다가도 그러기엔 다소 불쾌한 승차감이나 돌발 상황 안정성에 대한 걱정이 고개를 든다. 
과거 폭스바겐은 옵션이나 소재 등을 포기하고 선택하는 차였다. 부드러운 승차감 따위도 기대할 수 없었다. 대신 든든한 운전감각과 뛰어난 안정성, 견고한 품질 등 눈에 보이진 않지만 쉽게 손에 넣을 수 없는 가치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파사트 GT는 정반대다. 그래서 놀랐고, 실망도 컸다. 이건 데뷔 3년차라고 이해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폭스바겐은 영리한 브랜드니 부분 변경쯤에는 이런 문제를 말끔히 해소할 거라고 믿는다. 류민

 

 

견고한 느낌 각 잡힌 라인과 판판한 표면. 파사트는 그 어떤 경쟁자보다 단단하게 보였다. 각 패널이 만나는 면을 보라. 어쩜 이렇게 반듯할 수 있을까.

 


넉 대 중 트렁크 용량이 586리터로 가장 넉넉하다. 하지만 다른 차들의 용량을 비교해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캠리 하이브리드보다 용량은 150리터 이상 크지만 들어가는 캐리어의 수는 똑같다. 넓은 트렁크 바닥은 낮은 칸막이로 부분부분 나눠져 있어 오롯이 활용하기 어렵다. 대신 트렁크 위쪽과 뒤 시트 등받이 어깨 부분에 폴딩 레버가 있어 실외, 실내 어디서든 뒷좌석을 손쉽게 접을 수 있다. 뒷좌석은 6:4로 접히는데 모두 접으면 거의 평평하다. 여기에 트렁크에서 실내로 이어지는 통로도 넓어 골프 가방을 세로로 넣을 수 있다. 전동식 테일게이트라 여닫는 것도 아주 편하다. 트렁크 바닥에는 매트가 깔려 있고 그 매트 아래엔 스페어타이어가 들어가 있다. 

 

 

GOOD
이진우 이 차에는 재떨이가 있다,
나윤석 탁월한 품질과 마무리, 그리고 완성도가 뛰어난 장비
김형준 차분한 앞자리, 푸근한 승차감, 첨단 최신 장비들
서인수 누군가에게 소개할 때 괜히 어깨가 으쓱해지는 외모와 실내
류민 빈틈없는 디자인과 차분한 분위기 
 

BAD
이진우 그런데 재떨이는 옛날 차에만 있는 거 아냐?
나윤석 지루한 디자인과 흔들리는 조종 성능
김형준 좁은 뒷자리, 흐리멍덩한 움직임, 첨단이지만 최고는 아닌 장비들 
서인수 나사가 몇 개쯤 빠진 것 같은 주행질감 
류민 요란스러운 승차감과 운전 감각

 

 

 

 

모터트렌드, 자동차, 패밀리세단, 폭스바겐

CREDIT

EDITOR / 류민 / PHOTO / 최민석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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