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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우리에게 피트리미터가 필요한 이유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제한속도(시속 30킬로미터) 준수를 위해 피트리미터를 사용하면 어떨까?

2018.08.03

 

자동차 경주장을 찾는 차가 늘고 있다. 마음껏 속도를 낼 수 있는 안전한 공간에서 자동차의 한계 성능에 도전하고 운전 기량을 연마하는 트랙 인구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자동차 경주장에도 속도제한 구역이 있다는 걸 아는가? 바로 피트레인(Pit Lane)이다. 피트는 점검이나 수리, 급유 등의 작업을 위한 공간인데 실제 경주 중에는 모든 팀의 스태프가 움직이는 공간인 만큼 제한속도를 엄수해야 하다. 트랙마다 차이는 있지만 시속 60킬로미터로 규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곳에서 제한속도를 초과하면 해당 선수에게 페널티를 부과한다. 간혹 고의가 아니어도 제한속도를 초과해 피트레인에 있는 다른 이들에게 사고 위험을 안기는 경우가 있다. 드라이버가 긴장해서 속도를 잊거나 전방 주시하다 계기반 속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기도 한다. 고출력 경주차는 엔진 반응이 예민해 페달을 살짝 건드려도 필요 이상으로 속도가 오르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제한속도를 넘겨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피트리미터(Pit Limiter)다. 피트 제한속도를 입력해두면 버튼을 눌렀을 때 해당 속도 이상으로는 가속이 되지 않도록 연료량을 차단하는 장치다. 뉘르부르크링 24시간 경주에 출전하면서 처음 사용해봤는데, 계기반 속도를 확인할 필요가 없어 전방 인원만 확인하며 피트레인을 다닐 수 있어 편리하고 안전하다. 그런데 이 기능이 비단 경주차에만 필요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스쿨존 반경 300미터 구간 내에서는 시속 30킬로미터를 엄수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 아이가 튀어나올지 모르니 앞을 잘 살피고 유사시 긴급 정지를 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라는 뜻이다. 아직도 어린이 보호구역의 제한속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운전자들이 많다. 어린이 보호구역 내 법규 위반 시 일반 도로보다 훨씬 엄중한 처벌을 받는다. 범칙금이나 과태료가 거의 두 배에 이른다. 하지만 처벌 규정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 원인을 분석해보면, 60퍼센트가 보행 중 발생했고 그중 과반수가 도로를 횡단하다 목숨을 잃었다. 아직 길을 안전하게 건너는 방법에 대한 훈련이 부족한 아이들이기 때문에 학교 근처 도로를 지날 때 당신 코앞으로 아이가 달려들 확률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나도 내 운전 실력을 믿지 못하므로 크루즈컨트롤을 시속 30킬로미터로 설정해 통과하고는 하는데, 이 역시 만족스럽지는 않다. 피트리미터를 사용한다면 시속 30킬로미터 또는 그 이하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으니 보다 마음이 편해진다. 스쿨존을 시속 50킬로미터로 과속한 당신이 얻은 것은 무엇일까? 반경 300미터(총연장 600미터) 동안 고작 30초도 안 되는 시간을 벌었을지 몰라도, 대신 제동거리가 약 3배 더 길어진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주정차도 제한된다. 주정차는 주변을 지나는 운전자뿐 아니라 아이들의 시야를 방해한다. 게다가 키가 작은 어린이는 주정차한 차 앞으로 횡단을 시작하면 차에 가려 운전자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요즘 긴급제동 보조장치의 보급이 늘어나고 있지만 물리적인 필요 제동거리를 극복할 수 없다. 최대한 어린이 보행자의 움직임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시야 확보를 위해 필요한 규제다. 


통학 버스는 움직이는 스쿨존이라 생각하자. 통학 버스가 멈추면 거침없이 추월을 시도하는 운전자가 많다. 버스에서 하차한 아이들이 버스 주변에서 갑자기 도로를 가로지를 수 있으므로 버스 뒤에서 일시 정지한 후 서행으로 버스를 지나야 한다. 그런데 얼마 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광경을 봤다. 노란색 어린이 통학 버스가 스쿨존을 과속으로 지나가고, 아이들이 건너고 있는 횡단보도에서 범퍼를 슬금슬금 밀어대며 우회전을 하는 모습이었다. 주변 운전자들의 어린이 보호 노력이 허탈해지는 순간이었다. 어린이 통학차는 하드웨어적인 법적 규제만큼이나 운전자의 착한 책임감 부여도 필요하다. 모든 자동차의 운전대 위에 피트리미터 버튼이 달리기를 희망하지만, 우리 운전자의 의식 속에 먼저 피트리미터를 달아야 한다. 
글_강병휘(자동차 칼럼니스트)

 

 

 

 

모터트렌드, 자동차, 자동차 칼럼, 피트리미터

CREDIT

EDITOR / 강병휘 / PHOTO / 최신엽(일러스트레이션)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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