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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落張不入

브랜드 론칭은 다시 무를 수 없는 패다. 패를 던졌다면 끝까지 싸워야 한다

2018.08.03

 

르노 클리오 판매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첫 달 700대를 넘겨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바로 500대 수준으로 내려왔다. 동급 유일의 경쟁자인 현대 엑센트와의 차이도 거의 사라져서 이러다간 역전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 물론 한창때의 몇 분의 1 수준으로 오그라든 소형 해치백 시장이니 이만한 실적도 무시하지 못할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1082대가 판매된 올해 6월의 소형 해치백 시장은 지난해 6월의 1144대보다 조금 줄어들었지만 기아 프라이드가 사라졌고, 쉐보레 아베오도 14대로 실질적 단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클리오가 시장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클리오는 여기에 만족하면 안 되는 입장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클리오는 브랜드 르노의 대한민국 론칭 모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클리오가 실패한다면 르노 브랜드 론칭이 커다란 위기를 만나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트위지가 르노 브랜드를 책임질 수는 없지 않은가?


이달 프랑스에서 클리오와 그 위의 준중형 세단 메간의 휘발유와 디젤 모델을 골고루 경험해볼 수 있었다. 르노가 시작한 장르인 중소형 MPV의 대표 모델 세닉도 타봤다. 메간 가운데에는 자동차 애호가들이 애타게 찾는 메간 RS 모델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은 단순히 모델 시승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첫 번째 목적은 르노 브랜드의 성격과 장단점을 더 이해하기 위한 것이고, 두 번째 목적은 브랜드 르노와 르노삼성 자동차 사이의 최적 그리고 동시에 우리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혜택이 되는 방향을 생각해보기 위해서였다.


‘이지 라이프(Easy Life)’라는 슬로건. 브랜드 프레젠테이션에서 들은 이 한마디로 난 르노 브랜드를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전까지는 클리오라는 소형차를 대표 모델로 갖는 브랜드가 F1에서 어떻게 큰 업적을 남길 수 있었는지, 지극히 실용적인 자동차를 만들면서 동시에 에스파스와 세닉처럼 기존의 틀을 파괴할 열린 자세를 가질 수 있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르노는 도깨비 같은 브랜드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하지만 고객이 편하라고 자신들이 고생하는 것이 ‘혁신성’이라는 브랜드 매니저의 말이나 자신들의 프렌치 디자인 철학은 사람만 편해진다면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다는 반 덴 애커 부회장의 말이 미사여구로만 들리지는 않았다. 이런 마음이 새로운 자동차 종족을 탄생시키고 알피느, RS 모델처럼 가슴 뜨거운 모델을 내놓을 수 있게 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온 브랜드 르노는 현실이 어떤가? 클리오 디젤 달랑 하나다. 이래서는 다양성과 사람들의 쾌적한 삶은커녕 르노 브랜드의 정체성도 이야기할 수 없다. 성격을 표현할 수 있는 라인업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클리오가 르노의 대표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팀워크가 필요한 경기에서는 제아무리 스타플레이어라고 할지라도 혼자서는 이길 수가 없다. 게다가 클리오는 오그라들고 있는 그라운드의 선수다. 지금 르노 브랜드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라인업 확충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르노삼성 브랜드를 폐지하고 르노 브랜드 아래로 통합하는 것이다. 이것은 쉐보레 브랜드가 우리나라에 진출했을 때도 사용했던 방법으로, 가장 빠르게 브랜드를 단장할 수 있으며 예상되는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만약 르노삼성 브랜드를 지켜야 한다면 르노 브랜드의 성격에 맞는 모델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 이때는 르노삼성과 르노 브랜드 사이의 성격과 영역을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르노삼성은 기존과 같이 준중형 이상과 SUV를 담당하고, 르노 브랜드는 클리오의 휘발유 모델과 전기차 조에(Zoe)를 투입해 소형 해치백과 트위지, 조에의 라인업을 짜고 소형차 전문 브랜드로 육성하는 방법 등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 르노는 한-EU FTA의 인증 규정을 통일하는 합의를 조속히 완성하거나 OBD2를 장착한 휘발유 엔진을 개발하는 등의 선결 조건을 풀어야 한다. 우리나라에 생산 시설과 연구소, 디자인 센터를 갖춘 르노라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어야 하는 일이다. 수입 브랜드와 같은 수준에 머무른다면 그건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어떤 방법이든 르노 브랜드의 후속 조치는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클리오 디젤 하나만으로는 버텨낼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브랜드의 대표 모델을 출시하자마자 대폭 할인해 자존심을 구길 수는 없지 않은가. 낙장불입(落張不入)이라는 말이 있다. 브랜드 론칭은 다시 무를 수 없는 패다. 패를 던졌다면 끝까지 싸워야 한다. 
글_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모터트렌드, 자동차, 자동차 칼럼, 르노 클리오

CREDIT

EDITOR / 나윤석 / PHOTO / PR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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