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기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DAILY PICK_Car&Tech

볼보는 어떻게 이만큼 할 수 있었을까?

2017년 글로벌 판매대수 57만대 이상, 국내 판매대수 6604대.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최근 볼보자동차의 성장세가 무섭다. 대체 볼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18.07.11

 

볼보는 21세기 자동차 테마를 두루 섭렵하고 있는 브랜드다. 회사와 브랜드, 기술, 제품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21세기 자동차 시장을 대표하는 코드는 두 가지다. 첫째는 ‘크로스오버 SUV 시대’이며 다른 하나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성기’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가 10년 남짓의 짧은 기간 동안 연간 판매량을 20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던 데에는 두 가지 요인이 모두 작용했다. 


하지만 20세기 라이프스타일 모델인 왜건의 대명사 볼보는 21세기 흐름에 빠르게 올라타지는 못했다. 1999년 포드, 2008년 지리(Geely)로 두 번이나 주인 교체가 필요했던 상황은 볼보가 재빨리 시장 흐름에 대처하지 못하는 원인이 됐다. V70 XC, 즉 크로스컨트리 모델로 ‘소프트로더’ 등의 시도를 하긴 했지만 본격적인 드라이브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지리자동차는 전략적인 회사였다. 지리는 경영에 간섭하지 않고 볼보의 이미지와 캐릭터를 보존하면서 발전시키는 큰 그림을 그렸던 것이다. 덕분에 볼보는 이전부터 준비해왔던 계획을 실행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시티 세이프티로 대표되는 21세기 능동 안전장비고, 두 번째는 기존의 4기통부터 8기통까지의 모든 엔진을 대체하는 드라이브 E 파워트레인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토르의 해머’로 대표되는 새로운 디자인과 라인업이다.


2008년 공개된 시티 세이프티는 20세기 자동차 안전의 대명사였던 볼보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주도권을 가져오는 중요한 전기가 됐다. 차 안 승객뿐 아니라 보행자는 물론 동물까지도 보호하겠다는 볼보의 발표는 기술적 차이보다 철학의 차이라는 볼보의 차별을 확고히 했다. 2015년에 선보인 드라이브 E 파워트레인은 다운사이징 파워트레인과 모듈형 파워트레인이라는 파워트레인의 테마를 단숨에 잡았다. 4기통 터보 직분사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로 이뤄진 드라이브 E 파워트레인은 휘발유와 디젤 엔진은 물론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로 변신할 수 있는 시스템의 유연성이 강점이다. 이로써 섀시에는 강점이 있으나 파워트레인에서는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던 볼보가 단숨에 신세대 파워트레인의 리더가 됐다. 모든 파워트레인을 하나로 집대성하는 집중으로 이뤄낸 과감한 결단으로도 안정 지향적이라는 볼보의 이미지를 신선하게 바꾸는 효과를 줬다. 테마의 선점과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볼보는 ‘토르의 해머’로 대표되는 디자인 DNA와 스칸디나비안 럭셔리를 바탕에 깐 새로운 라인업을 선보였다. XC90로부터 시작돼 XC40로 일단락되는 새 라인업은 전 세계에서 호평을 받아 판매량 급증으로 이어진다. 2009년에 채 35만대가 되지 못했던 볼보의 전 세계 판매량은 2017년에 57만대를 넘는 수준까지 수직 상승했다.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에서도 볼보는 여러 번 부침을 겪었다. 보수적인 최상위 계층이 수입차 시장의 주요 고객이던 수입차 초창기만 해도 볼보는 주력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하나였다. 각진 디자인과 안전의 대명사라는 이미지가 고객의 선호와 정확하게 일치했던 것이다. 하지만 IMF 경제위기와 함께 한국 수입차시장 1세대가 정리되면서 볼보의 호황도 끝났다. IMF 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3월 볼보자동차코리아로 수입사가 바뀌었고, 본사에서 파견된 사장은 왜건과 고성능 라인업 등 새로운 볼보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투입했지만 급격한 판매량 증가로 멀어져가는 독일 경쟁자들을 잡을 수는 없었다. 그 후 현지 법인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볼보를 인수한 포드가 재규어, 랜드로버와 볼보를 묶어 프리미어 오토모티브 그룹(PAG)으로 개편하자 국내 법인도 PAG 코리아로 바뀌고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한 식구가 됐다. 나중에 포드가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인도 타타그룹에 매각하자 혼자 남은 볼보는 다시 볼보자동차코리아가 된다. 이와 같은 체제의 변화와 함께 국내 경영진도 초창기의 영업 중심에서 재무 혹은 애프터서비스 출신 등 다양한 인사에게 기회가 제공됐다. 


물론 결과론이겠지만 공교롭게도 이 시기에 볼보는 독일 브랜드들은 물로 후발주자인 렉서스 같은 일본 브랜드에도 밀리는 등 존재가 희박해지는 위기를 맞았다. 심지어는 대표가 사임해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임시로 경영을 맡는 경영 공백의 시기가 겹치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이미 시티 세이프티와 함께 브랜드 이미지가 회복기에 접어들던 볼보는 더 이상 주저할 수 없었다. 그래서 2014년 7월 BMW에서 이윤모 대표를 영입했다. 이와 같은 경영진의 외부 수혈이 볼보자동차코리아 조직 내부에 새로운 에너지로 작용한 것은 확실한 듯하다. 2003년부터 볼보자동차코리아에 근무했던 이만식 상무가 안정감을 제공하면서 이윤모 대표는 보다 공격적이고 신선한 시장 공략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후 2017년에는 새로운 스마트 오피스로 사옥을 옮기는 등 분위기 전환도 완벽하게 이뤘다.


하지만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다. 지금까지는 새로운 테마, 새로운 제품, 브랜드의 변신을 담아내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우선이었다. 고객들도 오랜 기간을 기다리면서까지 볼보 제품을 구입하려 한다. 하지만 이런 꿈같은 세월은 금방 지나간다. 아마도 볼보코리아 내부는 성장통을 겪고 있을 것이다.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많은 물량을 처리하고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앞으로의 팽창 계획을 수립하면서 딜러들의 질적, 양적 성장을 독려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BMW 코리아에서 이런 과정을 이미 겪어본 경험이 있는 이윤모 대표가 있다는 것 자체가 볼보자동차코리아에는 큰 안정감이 될 수 있다.  
글_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모터트렌드, 자동차, 볼보

 

CREDIT

EDITOR / 나윤석 / PHOTO / 볼보 / MOTOR TREND

Twitter facebook kakao Talk LINE
  • · (주)가야미디어  
  • · 등록번호:인터넷뉴스사업자 서울, 자00454  
  • · 등록일: 2014년 3월 10일  
  • · 제호: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 · 발행인: 김영철  
  • · 편집인: 백재은  
  • · 주소: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81길 6 06195  
  • · 연락처: 02-317-4800  
  • · 발행일: 2013년 8월 1일  
  •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재은  
  • · 사업자등록번호120-81-28164  
  • · 부가통신사업 신고 제 2-01-14-0017 호 통신판매신고 제 2009-서울강남-01075호  

Copyright kayamedia Corp.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