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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차를 무조건 최대한 싸게 사는 게 최선일까?

내 주머니의 돈이 중요하다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의 수익도 중요하다. 무조건 싸게 사는 게 최선의 구매는 아니다

2018.07.06

 

수입차 시장이 뜨겁다. 매월 수입사마다 ‘사상 최대’ 혹은 ‘최고’라는 판매량을 강조한다. 특히 독일 3사의 주력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D 세그먼트 세단, 벤츠 E 클래스와 BMW 5 시리즈, 최근 시장에 돌아온 아우디 A6가 그렇다. 4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를 보면 E 클래스가 1만4203대, 5 시리즈가 1만1975대이고 3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A6는 2268대가 등록됐다. 이 셋을 합친 2만8446대는 2010년 한 해 동안의 수입차 전체 등록대수 2만9304대에 불과 1000대 미만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렇게 숫자만을 놓고 보면 차들이 쉽게 팔리는 것 같지만 실제 판매와 구매 과정은 복잡하다.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본인의 취향과 목적은 물론 예산까지 딱 맞는 차를 고르고 싶어 한다. 파는 입장에서는 찾아온 고객에게 제품과 브랜드의 장점을 알리는 것은 물론 단점은 어떻게든 설득해 구매를 유도한다. 즉 고객과 영업사원 사이에 끊임없는 줄다리기를 반복한다. 때문에 이런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건을 쟁취하려는 방법도 엄청나게 많다.     


여기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사람은 영업사원이다. 세일즈 어드바이저, 세일즈 컨설턴트 혹은 카마스터 등 회사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지만 하는 일은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들이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상담 과정을 통해 고객 자신도 정확히 알지 못했던, 자동차를 구입하려는 목적과 필요한 니즈를 분명하게 찾아 그에 딱 맞는 차를 권유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실제로 그동안 관성적으로 세단을 타왔지만 영업사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시승을 하면서 SUV가 현재의 가족 구성원이나 운행 조건에 맞다는 것을 깨닫는 등 전혀 다른 차를 사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자동차 판매사원은 단순히 영업사원이 아니라 컨설턴트, 혹은 어드바이저라고 불린다. 조언하는 것은 물론 직접적으로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것을 제안하고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는 구매 방법도 마찬가지다. 현금 일시불을 주고 차를 사는 것이 이자를 내지 않기에 금액적으로 보면 가장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몇몇 회사에서는 금융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경우, 새차를 사고 1년 안에 특정 조건의 사고가 났을 때 차를 새것으로 바꿔 주는 ‘신차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함께 운전하는 사람 중에 초보 운전자가 있거나 사고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약간의 이자를 부담하더라도 이 프로그램 조건에 맞는 최소 금액으로 할부를 사용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직업에 따라 리스 혹은 렌트가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매출 규모라든가 업종에 따라 비용 처리를 통해 세금 절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금융 상품을 처리하기 위해선 관련된 서류를 챙기고 금융사와 승인 문제 등을 조율하는 것도 필요하다. 차의 재고를 확인하고 배정을 받는 것도 영업사원이 할 일이다. 등록을 대행하는 것은 물론 도착한 차를 고객에게 인도하기 전에 꼼꼼하게 기능과 외관을 점검해 문제가 없는지 확인도 한다. 


여기에 사후 관리를 빼놓을 수 없다. 물론 국산차는 잘 하지 않지만, 수입차 영업사원들은 출고 후에도 정기적인 점검과 정비를 위해 고객에게 꾸준하게 연락을 하고 정비 예약을 잡고 입출고를 돕는다. 특별한 마케팅 이벤트가 있을 때도, 자신의 고객 중에 가장 어울리는 혹은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연락하고 행사 참여를 이끈다. 사고가 나거나 차가 갑자기 고장이 났을 때도, 가장 먼저 연락해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도 영업사원이 할 일이다.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물건을 판매하는 입장에서 이런 과정은 추가적인 시간과 공이 들어가는 일이다. 단순히 물건을 팔고 돈을 받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 이런 판매와 구매 과정에서 들리는 이야기는 씁쓸하다. 전국 최저가로 차를 사면서 영업사원의 수당까지 모두 받아냈다는 내용이다. 수입사와 판매 딜러사가 부담하는 공식적인 프로모션을 넘어선 추가 할인을 요구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한 대라도 판매실적이 급한 영업사원 입장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본인이 차를 파는 노동의 대가로 받는 급여와 수당까지 뱉어내는 일이 벌어진다. 게다가 이런 일을 동호회나 주변 사람에게 자랑스럽게 알리기까지 한다. 무슨 차를 얼마 할인을 받고 샀다는 내용이 한번 돌면 결국 그 차의 거래 가격은 거의 그 수준으로 정해진다. “누구는 이런 할인을 받았다는데”라는 말과 계약금을 흔드는 고객 앞에서 넘어가지 않을 영업사원은 없을 테니까.


물론 거래가 있는 곳에 흥정이 없을 수 없고 같은 물건을 싸게 샀다는 것은 자랑할 수 있다. 하지만 저런 일을 하는 영업사원의 개인 수익까지 뺏는 것이 과연 정당할까? 현대사회에서 사람이 하는 일은 결국 돈으로 보상을 받는다. 그 금액이 많은지 혹은 적은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내가 차종도 다 결정하고 구매 결정도 다 했으며 정비도 내가 알아서 다닐 것이기에, 영업사원이 한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가 받을 돈까지 다 토해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가?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인간 사이의 거래에 대한 신뢰의 문제다. 여러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갖추고 경험을 쌓아온 자동차 영업사원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조금 과장하자면 ‘저렇게 비싼 차를 팔면서 내 돈을 더 뜯어내려는 사기꾼’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국가 간의 조약에서 시작해 작은 물건을 사고파는 어떤 거래라도 신뢰가 없다면 결과가 좋을 수 없다. 특히나 자동차처럼 사후 관리가 중요한 물건이라면 더 그렇다. 물론 그렇게 악착같이 받아낸 금액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최소한의 정당한 대가를 뺏어 인간적인 신뢰를 무너뜨릴 필요는 없다. 내 주머니의 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생각이라면 남의 밥그릇에 손을 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내가 물건을 싸게 사는 것에 대한 반대급부로 상대방의 정당한 수익까지 뺏는다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도 납득할 수 없다.   
글_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모터트렌드, 자동차, 자동차 칼럼

 

CREDIT

EDITOR / 이진우 / PHOTO / MOTORTREND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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