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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 TREND_Car&Tech

SOCCER MOM AWARDS

데뷔 8년이 넘은 토요타 시에나와 세대교체 1년 남짓 된 혼다 오딧세이. 누가 더 좋은 미니밴일까?

2018.07.05

(왼쪽부터)TOYOTA SIENNA, HONDA ODYSSEY

 

 

넉넉한 원박스 차체와 5개의 커다란 도어, 그리고 활용성이 뛰어난 2~3열 시트와 높은 천장. 미니밴은 오랫동안 훌륭한 ‘패밀리카’이자 ‘피플 무버’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1980년대로 접어든 이후 미국에선 아이 교육에 극성인 엄마를 뜻하는 ‘사커맘(Soccer mom, 추운 북쪽에선 하키맘이라고도 하며 9·11 테러 이후엔 시큐리티맘이라는 대체 단어가 각광받고 있다)’의 차로 떠오르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덩치 큰 도심형 SUV가 득세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부터 그 기세가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실용성을 가장 중요하게 따지는 사람들은 SUV가 아닌 미니밴을 찾는다. 


오늘의 주인공 토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딧세이는 전 세계를 대표하는 미니밴이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통행 자격(9인승 이상)이나 높은 연비(디젤 엔진)와 같은 시장 특성이 반영되지 않아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미니밴 시장인 미국에선 세그먼트 1~2위를 다투는 베스트셀러들이다. 제일 치열한 시장에서 입증을 받았다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 미니밴 본연의 장점을 누리기에는 이만한 차들이 또 없을 거라는 이야기다.


현재 판매 중인 시에나는 지난 2010년 데뷔해 2015년 부분변경을 거친 후 최근 다시 한번 화장을 고친 3세대의 최종 진화형이다. 반면 오딧세이는 2017년 세대교체를 거친, 비교적 따끈따끈한 신상(5세대)이다. 하지만 두 모델의 작년 글로벌 판매량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오히려 시에나가 조금 많았다). 이런 결과도 나름의 이유가 있을 터. 참고로 엔진은 두 차 모두 3.5리터 가솔린이다. 하지만 시에나의 변속기는 8단 자동, 오딧세이는 10단 자동이다. 대신 시에나에는 네바퀴굴림 시스템이 옵션으로 준비되며(시승차도 네바퀴굴림이다) 오딧세이는 앞바퀴굴림이다. 자, ‘2018 사커맘 차’의 영광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주행 품질 및 핸들링
오딧세이의 주행 감각은 참 묘하다. 좋은 품질의 인테리어 마감만큼이나 바퀴가 구르는 느낌도 럭셔리 세단을 압도할 만큼 매끄럽다. 그런데 속도를 높이면 노면 기울기에 따라 차체 움직임이 많아진다. 마치 럭셔리 스포츠 세단 같다. 이 느낌이 어색하다는 서인수 에디터에게 난 이렇게 말했다. “마치 2단 케이크 같지 않아? 단단한 파운드케이크 위에 부드러운 티라미수를 올린.” 안락한 듯하면서 단단한 감각. 뭔가 묘하다. 게다가 가속페달을 밟으면 V6 엔진은 엔진 회전수를 거침없이 높인다. 엔진 소음도 우렁차게 울려 퍼진다. 


그랬다. 오딧세이는 미니밴의 관점에서 보면 어색한 차다. 그냥 자동차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이해가 쉬웠다. 그러니까 공간이 넓고 스포티한 차다. 이진우 편집장은 ‘왜 이 차로 이렇게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이라는 단서를 달고 운전이 꽤나 재미가 있는 차라고 말했다. 마치 가족을 위해 선택한 척하지만 사실은 운전하는 사람이 가장 즐거운 ‘아빠를 위한 차’라는 것이다. 


스포티한 주행 감각만큼 조종 성능이 뒷받침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하기가 꺼려진다. 반은 맞고 반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첫 움직임은 상당히 민첩하다. 운전자의 의도에 정확하게 반응한다. 코너에서 롤링도 크지 않다. 하지만 속도를 조금 더 높이면 “야, 나 사실은 미니밴이야”라고 말하면서 언더스티어가 커진다. 초기 응답성이나 자세에 비해 접지 감각은 다소 약한 편이다.


반면 시에나는 느긋하고 여유롭다. 넓은 실내 공간에서 연상할 수 있듯, 시에나는 미니밴의 본질인 여유로움을 주행 품질에서도 그대로 실현하고 있다. 장비나 소재가 오딧세이처럼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널찍하고 편안하다. 오딧세이가 호텔 같다면 시에나는 세상 편한 내 집 같다. 시트도 몸을 포근하게 잡아주며 승차감은 부드럽다. 엔진은 저회전부터 풍성한 토크를 낸다. 즉 시에나는 여유롭고 느긋하게 달리기에 특화되어 있는 것이다. 


조종 특성도 차분하다. ‘록 투 록’ 3회전이 넘는 운전대는 방향을 빠르게 바꿀 땐 불편하지만 직진 안정성을 높이는 덴 도움이 된다. 역동적인 드라이브를 좋아하는 이진우 편집장은 “시에나는 좌우로 움직일 때 운전대를 더 많이 돌려야 해. 그게 귀찮아”라고 투덜거리지만 김선관 에디터는 “핸들링이 여유로워서 좋아요. 이런 차는 빠르게 다룰 필요가 없잖아요?”라고 말한다. 시속 120킬로미터 이상에서는 조금씩 흐트러지기 시작하지만 그 이하 속도에서는 진득한 접지력과 예측하기 쉬운 특성으로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 사륜구동 모델을 선택하면 가속력이 조금 떨어지는 대신 고속주행 접지 향상을 느낄 수 있다. 


시에나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실내로 전달되는 진동이다. 노면이 좋지 않은 곳에서나 과속방지턱을 통과하면 하체에서 올라오는 진동이 승객실 전체를 뒤흔들고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실내 내장재들이 따라서 떨기 시작한다. 오딧세이와 주행 질감 차이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1열은 오딧세이의 완벽한 승리다. 대시보드 디자인이 훨씬 세련됐고 편의장비도 더 많다. 심지어 계기반도 더 근사하다. 

 

 

주행 성능과 테스트 결과
시에나 시승차는 AWD 모델이었다. 따라서 오딧세이와 시에나의 강점과 약점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시에나의 강점은 높은 최고출력과 풍부한 중저속 토크, 네바퀴굴림 시스템의 접지력에서 비롯되는 우수한 발진 가속이었고 오딧세이의 강점은 비교적 가볍고(시에나보다 80킬로그램 덜 나간다) 단단한 차체와 10단 자동변속기의 효율성이다. 오딧세이의 엔진은 마치 고회전 유닛처럼 반응했지만 5500rpm 이상에서는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다. 즉 중회전 영역에 강점이 있는 애매한 엔진이다. 


발진 가속 테스트에서 두 모델은 각자의 강점을 확연히 드러냈다. 시에나는 풍부한 중저속 토크와 네바퀴굴림 시스템의 접지력을 활용해 튀어나갔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30킬로미터까지는 확실하게 앞섰다. 이후 조금씩 간격이 좁혀지는 듯하지만 10단 변속기의 오딧세이가 2단으로 미리 변속하는 사이 시에나는 시속 50킬로미터까지 
1단 기어로 끌고 가며 다시 간격을 벌렸다. 오딧세이가 시에나를 추월하는 건 시속 50킬로미터를 넘어 시에나가 2단으로 변속하는 시점이다. 그러나 오딧세이가 시속 70킬로미터를 넘기며 3단으로 변속하는 사이, 시에나가 간격을 0.3초 전후로 유지하며 추격한다. 승부는 무거운 시에나가 시속 90킬로미터를 넘겨 3단으로 변속하는 순간 끝난다. 시속 100킬로미터 도달 시간이 갑자기 0.8초 차이로 벌어지는 것. 시에나의 엔진 성능이 만만치 않았지만 더 많은 기어를 부지런히 활용한 혼다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 발진 가속 테스트에서 알 수 있는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실용 속도 영역에서의 차이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제동 테스트에서는 무거운 데다 서스펜션까지 부드러운 시에나가 절대적으로 불리할 것 같았다. 게다가 시에나는 18인치 휠 타이어를 끼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승리는 오딧세이가 가져갔지만 그 차이가 아주 근소했다. 또한 정지까지 걸리는 시간은 시속 80킬로미터에서는 차이가 거의 없었고 시속 60킬로미터에서는 오히려 시에나가 근소하게 짧았다. 제동 가속도의 최대값은 오딧세이가 크지만 제동구간 전체의 평균 G값은 시에나가 더 높다. 


아주 흥미로웠다. 이는 오딧세이가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맹렬하게 속도를 줄이다가 속도가 낮아지면 제동력이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뜻인 반면, 시에나는 주행 속도에 상관없이 한결같은 페이스로 속도를 줄여나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시에나의 브레이크는 다루기 편하고 오딧세이의 브레이크는 강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두 모델의 방향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만 수준의 차이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였다.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시에나의 실내는 좋게 말하면 익숙하고 나쁘게 말하면 낡아 보인다. 대신 시트가 더 안락하고 공간도 더 넉넉하다. 

 


운전석과 실내 공간
“토요타는 새 차도 헌 차처럼 보이게 하는 특별한 재주를 지녔어. 좋게 말하면 익숙한 거고, 나쁘게 말하면 낡아 보인다는 거지. 특히 센터페시아 아래 달린 기어 레버 좀 봐. 요즘 차에 어울린다고 생각해?” 내 말에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맞장구를 쳤다. “맞아. 토요타 실내는 왠지 모르게 낡은 느낌이 강해. 시에나도 예외는 아니고. 아날로그 방식의 둥근 계기반을 좀 봐! 20년 전 아버지가 타던 차 같잖아.” 이에 반해 오딧세이는 미래적인 분위기가 물씬한 세련된 계기반을 챙겼다. 디자인만 놓고 보면 오딧세이의 계기반이 열 배쯤 근사하다. “하지만 계기반이 너무 복잡해. 숫자는 물론 문자나 눈금이 너무 작아서 필요한 정보를 재빨리 알아보기가 어렵잖아.” 내 말에 요즘 들어 부쩍 눈이 침침해졌다는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특히 고개를 세게 끄덕였다. “대시보드 디자인은 오딧세이가 훨씬 세련됐어요. 센터페시아 아래쪽에 버튼으로 된 전자식 기어 패널이 있는데 이것도 신경 쓴 티가 역력해요. 시각적으로나 기능적으로 구별이 잘돼 있어 눈으로 보지 않아도 정확하게 누를 수 있죠. 인테리어에서는 오딧세이가 시에나를 앞서는 것 같아요.” 김선관 에디터의 말에 우린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오딧세이는 운전석과 조수석에 버튼으로 스르륵 움직이는 열선·통풍 시트를 챙겼다. 시에나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통풍 시트가 없다. 시에나의 1열 시트가 오딧세이보다 좀 더 푸근하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오딧세이를 이길 순 없었다. 1열은 오딧세이의 완벽한 승리다. 그렇다면 2열은?


“시에나 2열 시트에 몸을 싣고 영종도까지 가는데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어요. 특히 다리받침은 정말 압권이에요. 7인승 미니밴 가운데 시에나 2열 시트에만 이 다리받침이 있다죠?” 김선관 에디터의 말에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거들었다. “맞아. 게다가 시에나는 2열 시트를 뒤로 쭉 밀 수가 있어서 그렇게 하고 다리받침까지 올리면 사장님 자리가 따로 없다고.” “자잘한 진동이나 잡소리는 시에나가 많은 것 같지만 2~3열 승차감 자체는 시에나가 더 차분해요. 게다가 시에나는 천장에 송풍구도 있잖아요.” 류민 에디터 역시 시에나의 2열을 칭찬했다. “하지만 오딧세이 2열 천장에는 모니터가 있다고! 온 가족이 즐겁게 영화를 보며 달리는 상상을 해봐!” 내 말에 류민 에디터가 반격을 가했다. “모니터는 태블릿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공간 자체는 어쩔 수 없잖아요. 시에나 실내가 여유로운 느낌이 드는 반면 오딧세이는 막상 탔을 때 루프가 낮아 답답해요. 이럴 거면 굳이 미니밴을 왜 타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요.” 오딧세이는 좌우로 밀 수 있는 슬라이딩 시트로 우리의 마음을 돌려보려 했지만 우리 모두는 이미 다리받침이 올라오는 시에나 2열 시트에 마음을 뺏겼다. “전체적으로 오딧세이의 실내 구성이 마음에 들지만 시에나의 필살기인 2열 다리받침은 쉽게 포기를 못하겠어.” 이진우 편집장의 말에 아무도 토를 달지 못했다. 


“1~2열 시트는 확실히 시에나가 편해. 하지만 3열은 오딧세이의 압승이야. 오히려 2열보다 편한 느낌이잖아.”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오딧세이의 3열에 앉아 외쳤다. “3열 공간이 시에나에 비해 넓진 않은데 시트 쿠션이 라텍스처럼 푸근해요. 그래서 오래 앉아도 엉덩이가 편해요.” 김선관 에디터 역시 오딧세이의 3열 시트를 칭찬했다. “맞아. 


3열 시트는 오딧세이가 확실히 편해. 하지만 오딧세이 3열 창문은 열 수 없는 반면 시에나는 틸트가 되잖아.” 내 말에 류민 에디터도 고개를 끄덕였다. “실내는 오딧세이가 훨씬 화려해요. 편의장비도 풍성하고. 천장에 달린 카메라로 실내 모습을 보여주는 캐빈워치나 큰 소리로 외치지 않고도 3열 탑승객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캐빈토크 같은 편의장비는 꽤 솔깃하죠. 하지만 얼마나 쓸모 있는 장비인가 싶기도 해요. 굳이 없어도 되는 것들이란 생각이 들거든요. 하지만 시에나는 탑승자가 꼭 필요로 하는 아이템을 갖췄어요. 미니밴을 오래 만들어본 토요타의 노하우가 그대로 녹아든 느낌이에요.” 참고로 시승차인 네바퀴굴림 모델에는 전동으로 접을 수 있는 3열 시트가 없다. 3열 전동시트는 앞바퀴굴림 모델에만 있다. “앞바퀴굴림 모델이 300만원 남짓 저렴한데 3열에 전동 폴딩시트까지 달렸다면 난 무조건 시에나의 손을 들겠어.” 내 말에 이진우 편집장이 반기를 들었다. “오딧세이 트렁크 안쪽에 있는 진공청소기를 보고도 그런 결정을 내릴 거야? 이게 생각보다 흡입력도 강하고, 길이도 길어서 1열은 물론 다른 차까지 청소할 수 있다고!” “청소기는 정말 굉장한 옵션이에요. 하지만 저라면 시에나를 사서 트렁크에 핸디 청소기를 넣고 다닐래요.” 류민 에디터의 말에 순간 조용해졌다. 하지만 3열과 트렁크 공간은 쉽게 승부가 나지 않았다. 시에나 앞바퀴굴림 모델이 왔다면 우리의 의견이 모아졌을까?
서인수

 

 

연비
“시에나와 오딧세이 모두 3.5리터 V6 가솔린 엔진을 얹었네요. 기름을 도로에 뿌리고 다니겠는데요?” 전우빈 어시스턴트 에디터가 제원표를 보고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옆에 있던 친절한 류민 에디터가 뭔가 잘못됐다는 듯 다가왔다. “비슷한 엔진처럼 보여도 조금 달라. 여기 좀 볼까? 시에나는 DOHC 엔진이지만 오딧세이는 SOHC 엔진이잖아. 보통 SOHC 방식은 DOHC보다 회전질감이 부드럽고 저회전 효율도 좋아.” 혼다의 SOHC 엔진은 일반적인 SOHC와 조금 다르다. 보통 SOHC는 실린더당 밸브를 2~3개만 달지만 오딧세이의 SOHC는 4개를 사용한다. SOHC는 DOHC보다 밸브가 적어 고회전에서 성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SOHC 방식으로 실린더당 4밸브를 구현한다면 캠샤프트로 인한 저항 증가를 막고 고회전 성능도 높일 수 있다. 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 엔진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가격이 DOHC 엔진만큼 비싸다는 것이다. 


“굴림 방식 때문에 연비는 오딧세이가 유리하겠는데? 시에나는 네바퀴굴림이고 오딧세이는 앞바퀴굴림이잖아.” 스마트폰으로 토요타의 홈페이지를 검색하던 서인수 에디터가 말했다. “시에나 앞바퀴굴림 모델이 와도 오딧세이한텐 안 되겠어. 오딧세이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9.2킬로미터인데 앞바퀴굴림 시에나는 리터당 8.6킬로미터야.” 오딧세이에 몸을 기대고 있던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말했다. “변속기 차이도 있을 거 같은데?” 이진우 편집장은 오딧세이의 변속 버튼이 신기한 듯 만지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시속 100킬로미터 정도 고속 크루징으로 계속 달린다고 생각해보면 전진 기어가 10개인 오딧세이 연비가 좀 더 낫지 않겠어?” 그의 말에 모든 테스터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참!” 정적을 깬 건 전우빈 어시스턴트 에디터였다. “오딧세이는 가변 실린더 시스템도 있지 않아요? 이것도 연비에 도움이 되잖아요.” 맞다. 그의 말처럼 오딧세이는 크루징을 할 때나 내리막을 달릴 때 3개의 실린더에 공급되는 연료를 차단해 효율을 높인다. 오딧세이가 연비 부분의 승자로 굳어지는 분위기. 자, 이제 실제 연비를 확인해 볼 차례다. 


시내 30퍼센트, 고속도로 70퍼센트 정도 비율로 약 150킬로미터를 달리며 측정한 실제 연비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시에나의 연비가 더 좋게 나온 것이다. 오딧세이는 리터당 7.1킬로미터를 달린 반면 시에나는 리터당 7.6킬로미터를 달렸다. 절대적인 수치 차이가 큰 건 아니었지만 공인연비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적지 않았다. 시속 100킬로미터에서의 엔진 회전수는 시에나가 1500rpm, 오딧세이는 1700rpm이었다. 변속 시점은 시에나가 2200rpm 부근, 오딧세이는 2400~2500rpm 부근이었다. 결과를 들은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그럴 수도 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엔진의 특성상 오딧세이를 타면 가속페달을 더 밟을 수도 있어. 반면 시에나는 좀 더 느긋하게 다루게 되고. 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온 건 아닐까?” 류민 에디터가 이마에 힘줄을 세우고 제원표를 꼼꼼히 살피더니 이런 말을 덧붙였다. “오딧세이의 기어가 2개 더 많고 항속 기어의 기어비도 더 길지만 최종감속비는 시에나가 한참 더 길어요. 정확한 건 계산을 좀 해봐야겠지만 시속 100킬로미터에서의 엔진 회전수가 시에나가 더 낮은 거 보니 어느 정도 교통량이 있는 고속도로에서의 연비는 시에나가 더 유리할 수도 있겠는데요?” 연비에 혁혁한 공을 세울 줄 알았던 10단 변속기도 큰 힘이 되지 못했다. 10단 기어를 물고 늘어져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속도를 줄이면 바로 시프트다운을 해버리는 바람에 10단에 머무는 시간이 길지가 않았다. 무기는 현란했지만 휘두르기만 하다가 기력이 빠진 느낌이랄까? 

 

 

구매와 소유 비용
토요타 시에나는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되며 앞바퀴굴림 모델은 5440만원, 네바퀴굴림 모델은 5720만원이다. 우리가 시승한 차는 네바퀴굴림 모델이다. 오딧세이는 5790만원짜리 앞바퀴굴림 모델만 나온다. 시승차 가격을 기준으로 취등록세 차이는 크지 않다. 시에나는 7인승, 오딧세이는 8인승으로, 7~10인승 승용차는 배기량에 상관없이 공채 매입 비용이 39만원이다(서울·부산·대구·경남만 해당, 나머진 배기량별 기준 적용). 시에나와 오딧세이의 부대 비용은 각각 8만원, 10만원이다. 토요타는 자체 파이낸스의 할부 프로그램을 권장하는 반면 혼다는 신한 마이카 대출을 연결해준다. 할부 이율은 각각 5.9퍼센트와 4.2퍼센트로 토요타가 더 높다. 신한 마이카 대출은 변동 금리라 4.2퍼센트로 시작해 각종 조건에 부합하면 3.6퍼센트까지 할부 이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물론 토요타에서도 할부 이율이 적은 신한 마이카 대출을 연결해준다. 대신 자체 파이낸스를 이용하면 사고가 났을 때 신차로 교환해주는 혜택을 준다(출시 3년 이내, 자신의 과실이 50퍼센트를 넘지 않고 수리 비용이 차 가격의 30퍼센트를 넘었을 때). 두 차 모두 공식 프로모션은 없지만 자세한 할인 사항을 확인하려면 가까운 전시장을 직접 방문하는 것이 좋다. 소소한 할인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두 브랜드의 유지 비용은 저렴한 편에 속한다. 보험료에서는 오딧세이가, 주요 소모품 비용에서는 시에나가 조금 유리하다. 대신 혼다는 신차를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실버 쿠폰이라는 유상 쿠폰을 제공한다. 실버 쿠폰은 차를 구매했을 때 지급하는 무상 쿠폰과는 별개로 정기점검 서비스 4회, 엔진오일 교체 4회, 오일필터 교체 2회를 제공한다. 덕분에 오딧세이를 사면 주요 소모품 비용을 조금이나마 절감할 수 있다.


“오딧세이는 고급스럽고 옵션이 많은 만큼 비싸. 앞바퀴굴림 시에나와 비교하면 350만원, 네바퀴굴림 시에나보다는 70만원을 더 줘야 하네.” 오딧세이의 운전석과 2열 공간을 꼼꼼히 살피던 나윤석 칼럼니스트가 말했다. “오딧세이가 옵션을 많이 넣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캐빈워치와 캐빈토크, 2열 매직 슬라이드 기능 등은 필요 없는 옵션 같아. 차라리 몇 개 빼고 가격을 낮추면 좋을 거 같은데. 국내에선 옵션을 뺄 수 없잖아.” 옆에 있던 서인수 에디터는 무엇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꿍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시에나처럼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더 낫잖아? 값만 놓고 보면 오딧세이가 비싼 것 같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시에나에 거품이 있는 것 같아.” 시에나의 빈약한 옵션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이진우 편집장이 퉁명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그래도 시에나는 네바퀴굴림 모델이잖아요.” 나의 말에 지금은 비록 혼자 살고 있지만 화목한 가정을 꿈꾸는 류민 에디터가 맞장구를 쳤다. “미니밴에 굳이 네바퀴굴림 시스템이 필요하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지만 온 가족을 태우고 다닐 일이 잦다면 확실히 더 든든할 거 같아요.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오딧세이를 옹호하는 이진우 편집장과 시에나를 두둔하는 류민 에디터가 열띤 토론을 펼치는 사이, 서인수 에디터가 모세의 기적처럼 양쪽을 가르고 등장했다. “그럼 앞바퀴굴림 시에나는 어때?! 네바퀴굴림 모델에는 없는 3열 시트 전동 폴딩 기능도 있어. 가격도 오딧세이보다 300만원 남짓이나 저렴하다고! 남은 돈으로 태블릿 PC를 사서 뒷좌석에 달고 겨울엔 윈터 타이어를 끼우면 돼!” 솔로몬의 판결 같은 서인수 에디터의 발언에 우린 모두 고개를 끄덕거렸다.
김선관

 

 

 

최종 결론
시에나가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솔직히 상상도 못했던 결과다. 사실 우린 시승 전부터 오딧세이의 우세를 점쳤다. 아무리 지속적으로 상품성을 개선했다지만, 데뷔 8년이 넘은 차와 세대교체를 거친 지 1년 남짓 된 차의 대결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혹시 시에나에게 못할 짓을 하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까지 했을 정도였다. 


시승 후 우리의 평가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에나에는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 오래된 섀시와 실내가 문제였다. 잔진동과 잡소리가 심했고 마감 소재는 거칠었으며 편의장비마저 부족했다. 레이아웃 역시 몹시 투박했다. 반면 오딧세이는 매끈하고 화려했다. 다른 미니밴에서는 볼 수 없던 신박한 편의장비도 넘쳐났다. 스포티한 디자인과 주행감각도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딧세이의 발목을 잡은 건 미니밴이라는 장르였다. 혼다가 오딧세이의 성격을 뾰족하게 다듬은 건 아마 덩치 큰 도심형 SUV를 견제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미니밴과 7인승 SUV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시에나보단 오딧세이에 끌릴 게 분명하다. 전통적인 미니밴의 지루한 요소들을 아주 세련된 방식으로 지워냈으니까. 하지만 미니밴들을 두고 고민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니밴이라는 장르에 더 집중한 건 시에나였다. 잡소리와 편의장비 부족은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지만 공간 부족은 극복할 수 없는 문제(시에나가 더 넉넉했다). 잔진동이 있어도 거동이 차분해 전체적인 승차감도 시에나가 더 안락한 편이었다. 2~3열에 태울 누군가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장르의 한계 극복과 장르 본질에 대한 집중. 어려운 문제다. 특히 미니밴처럼 사양길을 걷는 장르라면 더욱 그렇다. 어쩌면 혼다와 토요타도 고민하고 있는 문제일지 모른다. 이런 고민 대부분이 그렇듯, 답은 시장 반응에 있다. 흥행의 성패가 기준인 것이다. 그래서 오딧세이의 2018년 성적표(아직 온전한 1년 판매량이 집계된 적이 없다)와 차세대 시에나의 모습이 더 궁금해진다.   
류민

 

 

TOYOTA SIENNA
서인수_오딧세이는 편의장비가 풍성하다. 하지만 정작 쓸모 있는 편의장비는 청소기뿐이란 생각이다. 오딧세이의 다양한 편의장비보다 시에나의 좀 더 여유로운 공간과 다리받침이 있는 편안한 2열 시트, 전동으로 접을 수 있는 3열 시트(앞바퀴굴림 모델에만 있다)가 끌린다.   


류민_내가 운전할 차를 찾는 거라면(또는 손님을 태우는 영업용을 사는 거라면) 당연히 오딧세이다. 하지만 내가 미니밴을 살 땐 사랑하는 가족 때문일 거다. 공간이 주는 부유함. 미니밴은 그런 맛으로 타는 거다. 토요타는 그 포인트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김선관_사실 두 차 중 개인적인 취향은 오딧세이다. 하지만 미니밴을 선택한다면 나보다 가족을 생각해야 한다. 둘 중 더 편한 건 시에나였다. 

 

HONDA ODYSSEY
나윤석_이번 대결은 평가의 기준이 중요하다. 시에나는 미니밴의 본질을 추구하고 있다. 미니밴에 대한 깊은 고찰이 엿보인다. 반면 오딧세이에선 새로운 시도들을 찾아볼 수 있다. 주행감각도 ‘미니밴이 왜 이래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포티하다. 난 질감을 기준으로 마음을 결정했다. 시에나에선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특히 진동이 심한 승차감이 거슬렸다. 최근 세대교체를 거친 오딧세이와 함께 있으니 내장재도 저렴해 보였다. 오딧세이의 그것이 ‘불필요한 럭셔리’일지는 모르겠지만, 좋아 보이는 것을 마다할 수는 없었다. 


이진우_미니밴은 멋으로 타는 차가 아니다. 물론 성능으로 타는 차도 아니다. 여럿이 함께 타는 차다. 난 이런 기준으로 잔진동이 적은 오딧세이를 택했다. 오딧세이를 타면 놀러 가는 기분이고, 시에나를 타면 일하러 가는 기분이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혼다, 토요타

CREDIT

EDITOR / 류민 / PHOTO / 김형영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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