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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자동차 선진국의 후진국 교통법

우리는 미국과 유럽에 판매할 차를 만들면서 그들의 선진 자동차 제도와 문화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2018.07.03

 

기아차가 커다란 SUV 텔루라이드를 만들고, 현대차도 같은 플랫폼으로 베라크루즈 후속(HDC-2 콘셉트)을 내놓는다. 세계적인 SUV 열풍 속에, 미국시장을 위한 커다란 SUV를 만드는 거다. 


많은 국산차들이 미국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제네시스, 쏘나타, K5 등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차가 여기에 해당한다. 덕분에 우리는 비교적 싼 값에 크고 화려한 차를 살 수 있었다. 쏘나타의 경우 이렇게 크고 화려한 차를 이 정도 값에 탈 수 있는 나라가 흔치 않다. 우리가 복 받은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미국시장에 맞춘 커다란 차들이 불만이다. 싼타페도 큰데, 앞으로 나올 포드 익스플로러 크기의 대형 SUV는 더욱 부담스럽다. 이렇게 큰 차들이 얼마나 많이 우리의 비좁은 아파트 주차 공간으로 들어설지 걱정이다.


미국의 드넓은 대지 위를 달리는 풀사이즈 픽업트럭은 결코 큰 차가 아니었다. 그 커다란 차들이 주차하는 공간은 널찍해서, 커다란 도어를 열고 거구의 그들이 타고 내리는 데 문제가 없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가 현대 투싼 크기로 받아들여지는 풍경이다. 그 옆을 달리는 쏘나타는 작은 승용차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인들은 싼타페와 쏘나타를 대하는 환경이 우리와 다르다. 


국내 제조사들은 유럽 수출용 자동차를 만들기도 한다. 그만큼 수출 강국을 위해 애쓰는 거다. 같은 메이커에서 미국형과 유럽형을 골라 살 수 있는 것도 큰 행복이다. 그런데 우린 작은 크기의 유럽형을 고르지 않는다. 짤막한 해치백은 철저하게 외면받는다. 가성비가 좋아서, 품위가 넘쳐, 크고 넉넉한 미국형 차만을 고를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좁은 골목길로 커다란 차를 몰고 다니는 이상한 자동차 문화를 갖게 됐다. 비좁은 주차장에 커다란 차를 세우고, 문을 제대로 열지 못해 어쩔 줄 몰라 한다. ‘문콕’을 당할 때마다 붉으락푸르락한다. 생각하면 참 바보 같은 짓이다.


유럽이나 일본인들은 자기 나라에서 미국형 차를 타지 않는다. 혼다 오딧세이에 미국형과 일본형이 따로 있고, 폭스바겐 파사트가 미국형과 유럽형이 다르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의 환경에 맞는 차를 고른다. 런던과 도쿄에서 미국형의 큰 차를 타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의 많은 것들이 세계적인 기준과 달라 답답하다. 새로운 자동차 법 제정이 필요할 때 우리만의 독창적인 기준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는, 자동차 선진국에서 많은 경험으로 만들어진 법을 일단 채택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그들의 경험을 얻어 쓰면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싶어서다. 


올해 6월부터 고속도로의 자동차 지정차로 제도가 바뀌었다. 과거보다 좀 더 상식적으로 바뀌어 반갑다. 그런데 아직 편도 3차로의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하는 승용차가 길 한가운데(2차로)를 달리는 것은 어색하다. 그냥 미국과 유럽처럼 모든 차가 오른쪽 차로를 달리다 추월할 때 왼쪽 차로를 차례로 이용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버스나 트럭같이 덩치 큰 차만 추월차로에 제한을 두면 된다. 


새로 바뀐 법은 아직 미완성에 머문다. 고속도로가 아닌 모든 편도 2차로의 도로에서 승용차가 1차로를 달리도록 해서 추월차로가 없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도 추월하지 말고 그냥 달려야 한다. 추월하고 싶으면 적당히 알아서 오른쪽으로 추월해야 할까 보다. 모든 도로에서 주행 방법을 고속도로와 같이하면 될 텐데, 왜 달리하는지 모르겠다. 요즘 국도와 자동차 전용도로는 시설 면에서 고속도로와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런 길을 시속 80킬로미터로 달리라 한다.


최고속도 제한을 상향 조정하는 문제 역시 세계적인 흐름을 따랐으면 한다. 모터사이클의 고속도로 통행 여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누구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 하지 않는다. 결국 문제의 해결 없이 옛날 법대로 살아야 한다.


이번에 바뀐 지정차로 제도는 분명 나아졌지만 아주 조금 나아졌다. 자동차 선진국의 경험을 따르면 될 터인데, 또 한동안 대한민국 일반국도에서는 앞차를 추월 못 하고 지내야 한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1차로를 차지하고 천천히 달리는 저 승용차가 불법이 아니다. 그런 법 아래 앞으로 지내야 할 기나긴 시간이 지루할 것 같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자동차칼럼, 교통법

CREDIT

EDITOR / 박규철 / PHOTO / MOTORTREND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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