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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얼떨결에 이룬 꿈

BMW M2

2018.06.28


2003년 여름. 내 방 창문에 BMW M3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최대 8000rpm까지 돌아가는 고회전형 S54 엔진을 장착한 코드네임 E46형 모델. 라구나세카 블루라는 밝은 하늘색 보디 컬러가 처음으로 사용된 M이었다. 대학생이던 나는 그 포스터를 수천 번 보면서 다짐했다. 돈을 벌면 저 차를 곧바로 손에 넣겠노라고.


“등록비까지 1억800만원쯤 됩니다.” 첫 월급을 받던 날, BMW 딜러에게 전화를 걸어 가격을 물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계산기로 두드려본 결과 말도 안 되는 숫자의 영역이라는 걸 피부로 느낀 날이었다. 그렇게 나에게 ‘BMW M’이란 세계는 현실과 분리됐다. 그 후 자동차업계에서 일하며 수많은 M 모델을 경험했지만, 단 한 번도 ‘현실’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시간이 흘러 혼다 S2000을 손에 넣었다. S2000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매력적인 스포츠카였다. 가변밸브 타이밍을 갖춘 2.0리터 자연흡기 고회전 엔진으로 250마력(9000rpm)을 발휘했다. 작고 가벼운 차체에 6단 수동변속기, 뒷바퀴굴림이라는 조합을 더해 날렵한 주행이 가능했다. 누군가는 “자동차 세상에는 S2000을 소유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뉜다”고 했다. 내가 차를 타는 본질적인 이유를 완벽하게 충족시켰다. 몸속에 존재하는 운전 감각을 정교하게 만들도록 도와준 차였다. 하지만 S2000을 타는 지난 8년간 고민이 생겼다. S2000 다음으로 손에 넣고 싶은 차가 없다는 것이었다. 운전자가 수족처럼 부릴 수 있는 뒷바퀴굴림 스포츠카. 전자제어 장비가 많지 않고, 주행 감각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차를 원했다. 직업상 수백여 대의 차를 시승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S2000 같은 차가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6년 여름, BMW M2를 처음 만났다. 이제 막 한국에 출시된 따끈한 신차였다. M3, M4보다 못할 테니까, 실력이 뻔해 보였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M2의 첫인상은 대단했다. 각종 규제로 멸종하는 스포츠카 시장에서 앞으로 다시 만날 수 없는 이상적인 균형이 돋보였다. S2000의 특징이 잘 살아 있는 현대식 스포츠카였다. 유레카!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내 마음을 잡은 건 BMW여서도 아니고, M이어서도 아니었다. M2 그 자체. 모두가 구형 엔진을 장착한 저렴한 M이라고 비난할 때, 내 생각은 달랐다. BMW가 새로운 시대로 완전히 바뀌기 전 세상에 남긴 최고의 장난감이었다. 그렇게 2018년형 LCI(페이스리프트) 모델로 M2를 손에 넣었다. 롱비치 블루라는 화려한 보디 컬러를 선택했다. 비싼 차지만, 장기 할부로 해결이 가능한 범위에 있으니까 비현실은 아니었다. BMW M이라니. M3도 아니고 라구나세카 블루 보디 컬러도 아니지만, 철부지 시절 꿈을 어느 정도 이룬 듯하다. 얼떨결에.
김태영(<에스콰이어> 에디터)

 

 

BMW M2

가격 756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RWD, 2+2인승, 2도어 쿠페 엔진 직렬 6기통 3.0ℓ DOHC 트윈터보, 370마력, 47.4kg·m 변속기 듀얼클러치 7단 자동 무게 1590kg 휠베이스 2693mm 길이×너비×높이 4468×1854×1410mm 연비(복합) 9.4km/ℓ CO₂ 배출량 184g/km 구입 시기 2018년 4월 총 주행거리 730km 평균연비 6.8km/ℓ 월 주행거리 73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24만원(유류비) 

 

 

 

 

모터트렌드, 자동차, BMW

CREDIT

EDITOR / <모터트렌드> 편집부 / PHOTO /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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