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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KIA STINGER

내가 경험한 스팅어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제시하는 차다.

2018.06.20

 

내 이상형은 영화 속 앤젤리나 졸리, 스칼릿 요한슨과 같이 본능에 충실한 섹시한 여자다. 그녀들은 늘 당당하다. 누구든 자신의 매력으로 유혹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꽉 차 있다. 이런 자신감은 말투, 눈빛은 물론 걸음걸이나 손짓에서도 느껴졌다. 그녀들을 스크린 속에서 만난 뒤로 섹시함은 이상형의 조건 1순위가 됐다. 


하지만 이상형은 어디까지나 ‘이상’에 불과하다. 아시다시피 현실과 이상 사이에 괴리가 존재한다. 차도 마찬가지다. 이상형에 가까운 차를 탈 수는 있어도 이상형인 차를 타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다. 내 이상형에 가까운 차는 본능에 충실한 차다. 물론 거기에는 섹시함도 포함된다. 페라리나 포르쉐와 같은 섹시한 슈퍼카를 타고 싶지 않은 남자가 지구상에 있을까? 이런 차를 소유하려면 계약금, 적재 공간, 승차감, 유지비 등 물질적, 육체적 대가를 치러야 한다. 희생은 불가피하다.


미니 컨버터블과 스팅어 중 이상형에 가까운 차를 고르기 전 나름대로 기준을 세웠다. 소형차와 중형차의 대결이기에 성능의 비교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주행 성능에 대한 평가는 제외했다. 가장 중점으로 볼 요소는 섹시한 디자인이다. 두 차를 동시에 비교하기 전까지 스팅어가 디자인으로 미니를 이길 수 있을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두 차를 받아 같은 장소에 나란히 주차했다. 처음에는 빠른 걸음으로 한 바퀴 돌며 외관을 살폈다. 그리고 한 대씩 자세히 살펴본 뒤 다시 두 대를 처음보다 천천히 살폈다. 마지막에 시선이 머문 곳은 스팅어의 앞모습이었다. 본능적으로 눈과 마음이 반응한 것이다. 일명 ‘호랑이 코’라 불리는 그릴과 하단에 위치한 에어 인테이크 그릴에서 들끓는 야성이 느껴졌다. 달리는 동안 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 상상이 시작되니 몸이 근질거렸다. 강렬하면서 역동적인 이미지를 선사하는 하이크로마 레드도 한몫했다. 레드는 정열, 역동성, 강인함, 사랑 등을 나타내는 컬러의 대표 아니겠는가. 


이 차의 섹시함은 운전석에 앉아보면 진가를 느낄 수 있다. 모든 것이 새로워진 디자인 요소가 마치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난 것처럼 신선하고 흥분된다. 항공기 엔진을 형상화한 원형 송풍구, 돌출형 디스플레이, 전자식으로 작동하는 기어노브 등 만져보고 싶은 것들로 가득하다. 그중 만지고 싶은 욕구를 가장 자극하는 건 스티어링휠이다. 아래쪽을 눌러 만든 D컷 스타일이다. 운전석 높이를 조절하다 보면 허벅지와 스티어링휠 사이 공간이 생각보다 넓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차에서 사랑을 나누기에 유용할 것 같다. 


이런 섹시함 외에도 스팅어를 선택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트렁크 용량이다. 제원상 트렁크 용량은 660리터. 깊이는 약 106센티미터로 넉넉한 편이다. 이게 무슨 장점인가 싶을 테지. 2열 시트를 접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 헤드레스트를 제외한 길이가 약 170센티미터다. 이 정도면 아늑하게(?) 차에서 둘이 잘 수 있겠다. 


대결을 마치고 나니 미니 오너로서 스팅어를 선택했다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스팅어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제시하는 차다. 미니를 타본 사람은 안다. 미니가 얼마나 불친절한 차인지. 반면 스팅어는 친절하고 편안하다. 


확실한 건 두 차는 각자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는 것. 스팅어를 선택한 내게 누군가는 가혹하게 비평을 쏟아낼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취향이다. 분명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도 있을 테지. 구본진

 

 

침투하기 수월하네 아래쪽을 반듯하게 누른 D컷 스타일 림으로 허벅지 위 공간을 확보해 차체가 낮아도 드나들기 쉽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기아차

CREDIT

EDITOR / 김선관 / PHOTO / 김형영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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