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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수입차 서비스 만족도 높여야 한다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경험 많은 직원이 필수다. 성장하는 시장에 맞춰 수입사와 딜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2018.06.14

 

‘사상 최다 판매’. 최근의 수입차 시장에서 잘나간다는 브랜드의 자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야기다. 차의 성능이 우수한 것은 물론이고 남다른 디자인과 형태, 과거에 비해 낮아진 가격 등 다양해진 소비자의 구매 동기에 맞는 차가 늘어나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었다. 그리고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등을 늘려 소비자 접근이 쉬워진 것도 판매를 늘리는 데 한몫했다. 최근 수입차를 사려는 사람들을 만나면, 소도시를 제외하면 차 수리에 대한 걱정을 예전보다 덜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어느 지역에 새로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열었다’는 보도자료도 많고, 실제 상담 과정에서 영업사원들도 적극적으로 자기 회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서비스센터를 자랑하고 고객을 안심시킨다. 
 
판매량 1위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벤츠와 BMW만 봐도 그렇다. 벤츠는 공식 서비스센터를 전국에 55곳을 운영하고, BMW는 경정비가 가능한 패스트레인과 체크인 서비스를 합쳐 무려 63곳이 있다. 인구가 집중된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인구 20만 명 이상인 중소 도시에도 모두 서비스센터가 있다. 그런데 실제 고객들은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눈으로 보이는 숫자는 늘어났지만 서비스의 질이 아직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직접 들은 이야기다. 운전을 좋아하는 후배는 직장 생활을 하며 모은 돈으로 꿈에 그리던 수입차를 샀다. 차가 좋다며 눈을 반짝이고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달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는 모습을 보며 같이 즐거웠다. 그런데 문제는 작은 사고를 겪은 후에 발생했다. 빗물 때문에 길에서 벗어나 앞뒤 바퀴가 충격을 받아 로어 암을 비롯한 서스펜션 부품을 바꾸어야 했다. 보증수리 기간이 남아 공식 서비스센터에 들어가 수리를 받고 차를 받아왔다. 
 
그런데 출고할 때부터 운전대가 오른쪽으로 돌아가 있고 차도 같은 쪽으로 쏠린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시 서비스센터에 들어갔지만 담당 어드바이저는 “완벽하게 수리했다”며 “자기가 점검할 때는 차에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했다. 사설 수리 업체에서 서비스센터와 동일한 장비로 점검한 결과 후배 차에 달린 스포츠 서스펜션이 아닌 일반 서스펜션 기준으로 얼라인먼트 값이 맞춰져 있었고, 역시 충격을 받은 뒤쪽 서스펜션 링크는 교환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됐다. 다시 센터에 갔지만 오른쪽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이후에도 몇 번을 들락거렸지만 증상은 개선되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어드바이저에게 들은 말은 “원인을 모르겠다”였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해당 딜러는 그 브랜드에서 꽤 오래 판매와 정비를 해온 곳이지만 담당 서비스 어드바이저나 엔지니어는 매우 젊었다. 나이가 어리다고 기술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자동차 정비에서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경력이 오래된 정비사는 사고가 난 차를 보면 어렵지 않게 어떻게 사고가 났고, 어느 부위를 교환해야 하는지 예상해 충격을 받은 부분을 기준으로 주변을 차근차근 점검하면서 수리할 부분을 찾아 고친다. 또 출고 전에 꼼꼼하게 차의 상태를 확인해 새차와 동일한 성능을 내는지 검사한다. 반대로 경험이 부족하면 눈으로 차의 상태를 보고 정비 매뉴얼에 있는 부분만 고친다. 위의 경우가 딱 그랬다. 뒷바퀴 휠이 충격을 받아 교환했다면 당연히 서스펜션 부품들을 점검했어야 했고 얼라인먼트를 맞추면서 차의 기본 사양이 무엇인지 확인했어야 했다. 여러 개의 작은 실수들이 경험 부족과 맞물리며 문제를 키운 셈이다. 
 
많은 수입차 회사들이 정비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장하면서 기술력 있는 정비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순히 인력만 늘려 될 일이 아니라 기술적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나 보증수리 기간이 끝난 차를 타는 사람들이 정비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식 서비스센터가 아닌 외부 업체를 찾으면서 경험 많은 정비사들의 이탈도 늘고 있다. 결국 경력직은 빠져나가고 새로 들어온 이들이 정비를 맡으며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물론 계속 커지는 시장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는 말도 있다. 나가겠다는 사람을 붙잡을 수 없는 것 아니냐며 하소연도 한다. 그럼에도 실제 고객의 차를 만지고 고치는 정비 직원은 딜러 소속으로 이들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딜러에 있다. 서비스센터를 새로 만들 때마다 정해진 규정에 맞춰 인원을 구성하고 필요한 장비를 갖춰야 한다. 또 정기적으로 교육을 보내고 서비스 품질을 측정해 개선해야 할 의무도 있다. 이렇게만 보면 딜러가 책임만 있는 것 같지만 새차 판매 경쟁이 심해져 실제 딜러의 수익이 서비스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을 생각하면 당연히 해야 할 투자다. 서비스에 공백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특히 경력직 사원들의 이직률을 낮추는 것이 핵심인데 결국은 인건비 같은 돈 문제로 돌아간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 것이다.
 
수입사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소비자는 브랜드를 믿고 산다. 정비사의 기술력을 높이고 숙련도를 관리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수입사 책임이다. 이를 위해 여러 가지 서비스 지수를 관리하고 한글로 된 정비 매뉴얼과 진단 장비를 공급하는 것도 수입사의 몫이다. 흔히 말하는 최초 방문 수리율(First Time Fix Rate)을 높이기 위해서는 예비 부품의 보유 정도는 물론 운영 효율성과 함께 정비 직원의 기술 숙련도가 큰 영향을 미친다. 각 수입사가 매년 시행하는 정비 콘테스트 등을 통해 우수한 직원을 선발하고 포상하는 등 직원 개인에 대한 관리는 물론이고, 딜러가 일정 비율 이상의 경력직을 유지하도록 조율하는 것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결국 후배는 내용증명을 준비하고 있다. 그간의 고생에 보상을 받겠다는 게 아니라 수리를 제대로 받기 위해서다. 정당한 비용을 지불했기에 그에 맞는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면 브랜드 자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판매 대수가 아니라 서비스 고객 만족도 지수에서 최고라는 자랑을 듣고 싶은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글_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모터트렌드, 자동차, 자동차칼럼

CREDIT

EDITOR / 이진우 / PHOTO / Heyhoney(일러스트레이션)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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