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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 TREND_Car&Tech

수입차 서비스 뒤에 감춰진 밀어내기

판매가 많으면 서비스도 늘어야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투자를 먼저 할 것인가? 아니면 투자액 회수를 위해 판매를 늘릴까? 그것이 문제다

2018.06.13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수입사들이 추가로 마련할 서비스센터는 40곳이 넘는다. 그간 서비스 불편을 외쳤던 수입차 구매자들에 대한 배려(?) 차원이다. 그런데 엄밀히 보면 배려라기보다 판매를 늘리기 위한 기업들의 전략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수입차는 공식 수입사가 제품을 본사로부터 구매한 후 지정된 판매사에 일정 마진을 붙여 되판다. 그럼 판매사도 자신들의 이익을 추가해 소비자에게 건네는 구조다. 그런데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서비스를 판매사가 수행한다. 차를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긴 후 그 돈으로 서비스센터 구축 비용을 마련한다. 그런데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당 판매 이익이 자꾸 줄어드는 게 고민거리다. 한 대 팔아 과거 100원 남겼다면 지금은 80원 남기기도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물론 손해 보는 기업 없다지만 대당 이익 축소는 ‘할인의 고착화’가 이뤄진 탓이다. 반대로 보면 소비자는 이익이다. 판매에선 소비자가 당연히 우월적 지위에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알파고도 울고 갈 치밀한 이익 전쟁이 벌어진다. 대당 판매 이익이 많지 않은 기업은 줄어든 20원의 수익을 어디선가 보전하기 위해 애를 쓴다. 이때 활용되는 보편적인 방법이 서비스 비용이다. 제품은 구매 때 여러 선택이 있지만 서비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여서 소비자는 벗어날 수 없다. 비용이 비싸도 서비스를 받아야 운행할 수 있다. 


그럼 왜 서비스가 비쌀까? 이유는 투자에 있다. 대부분의 수입차 서비스센터는 외형부터 압도적이다. 화려한 조명과 고급스럽게 꾸민 라운지 등 마치 호텔 같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를 보고 해당 브랜드 구매자는 스스로 ‘내가 이런 비싼 브랜드를 타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당연히 센터 구축에 큰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투자자의 보편적인 심리는 빠른 이익 회수다. 센터 구축에 100억원을 썼다면 하루라도 앞당겨 투자비를 건지려 한다. 게다가 투자금을 금융기관에서 빌렸다면 이자로 나가는 금액도 적지 않으니 온종일 리프트에 차가 있어야 사업자는 흐뭇하다. 


그럼 리프트 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무조건 운행 대수를 늘리는 게 최선이다. 돌아다니는 차가 많아질수록 서비스 방문 숫자도 정확하게 비례해 늘어나니 말이다. 최근 일부 수입차에 엄청난 할인이 매겨진 배경이다. 결국은 서비스 투자비용 회수와 연관이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여기서 소비자는 불편함을 겪는다. 너무 많은 차가 센터에 몰려 서비스를 받기조차 쉽지 않다. 특히 서비스 대기 시간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만은 온라인뿐 아니라 현장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수입사마다 매년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적지 않은 투자를 단행하지만 늘어나는 수입차를 감안할 때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요즘 가장 핫하다는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의 올해 서비스 대기 시간은 평균 2.5일이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수입사가 밝힌 숫자일 뿐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이용자는 별로 없다. 현장에선 일주일도 다반사이고, 빠른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로비까지 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현상은 인기 브랜드일수록 그리고 할인 공세로 판매 대수가 많은 곳일수록 심하다. 그래서 해마다 여러 수입사가 소비자 불편 해소 차원에서 서비스 네트워크 강화 방안을 내놓는다. 센터 숫자를 늘리는 게 핵심인데, 계획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서 설명했듯 결국 서비스센터는 판매사가 구축해야 하고, 이들은 투자금을 마련해야 하며 동시에 얼마나 빨리 원금이 회수될 것인가만 따진다. 그래서 하루 입고되는 물량이 산술적으로 명확해야 센터 확장에 나선다. 이때 소비자 불편은 결코 고려 사항이 아니지만 표면적인 명분은 ‘소비자 불편 최소화’다. 동시에 할인을 내걸어 ‘서비스 불편함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고 판매를 늘린다. 결과적으로 판매와 서비스의 우선순위를 보는 기업과 소비자의 시각이 전혀 다르다는 뜻이다. 소비자는 기업의 서비스 선행 투자를 원하지만 기업은 판매 확장이 우선이다. 그래서 수입차 서비스는 언제나 부족하고 아쉬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 


물론 소비자가 비용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공식 서비스센터가 아닌 동네 정비업소를 이용하면 된다. 법률로 수입사는 정비 매뉴얼과 장비 등의 공급을 제한할 수 없도록 해놓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는 동네 정비사업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들 또한 정비를 원하는 소비자 숫자를 따진다. 마찬가지로 장비 등을 구입하는 것은 선행 투자인데, 센터를 찾는 소비자가 많지 않을 땐 손해로 바뀐다. 


그런데 올해 들어 수입차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1월부터 월간 승용 점유율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 1월 수입차 점유율이 2015년 1월의 최고 기록을 뛰어넘은 18.2퍼센트에 도달했고, 2월에는 18.5퍼센트에 이르더니 4월엔 아우디, 폭스바겐 판매 가세와 동시에 19.3퍼센트로 치솟았다. 덕분에 1~4월 누적 승용 점유율도 사상 최고인 17.8퍼센트를 차지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누적 승용 점유율 20퍼센트도 거뜬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중이다. 그래서 일부에선 수입차 승용 점유율이 25퍼센트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관건은 역시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 속도다. 게다가 과거처럼 비용만 있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자동차 정비센터는 혐오시설로 분류돼 도심에 만드는 것 자체가 더 이상 어렵다. 그래서 가까운 동네 정비업소를 수입사가 활용하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호텔 같은 라운지는 없어도 일주일씩 기다리는 불편은 줄어들 수 있다. 물론 리프트를 온종일 채우고 싶어 하는 공식 판매사들의 반발이 있겠지만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라면 이제 우선순위를 소비자에게 맞추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점유율 25퍼센트에 도달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불만 품은 소비자만 25퍼센트에 이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글_권용주(<오토타임스> 편집장)

 

 

 

 

모터트렌드, 자동차, 자동차칼럼

CREDIT

EDITOR / 이진우 / PHOTO / Heyhoney(일러스트레이션)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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