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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폭스바겐 신형 티구안

2세대 티구안은 할 말이 많다. 모든 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2018.06.11

 

 

신형 티구안 보도자료는 A4 용지로 무려 18페이지에 달한다. 마우스 스크롤을 내리다 손가락에 담이 올 지경이다. 자동차를 분자구조까지 쪼개 세세하고 소소하게 설명했다. 한편으로 티구안 보도자료를 만든 이의 노고를 치하하고 싶다. 사실 티구안은 할 말이 많은 차다. 특히나 한국에선 말이다.


이제 막 국내에 출시한 티구안은 ‘신형’이라는 수식어를 앞에 달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신형이라기엔 조금 무색하다. 출시된 지 이미 2년이 지났으니까. 이 차가 2년 동안 한국에서 판매되지 못했던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그동안 폭스바겐 코리아는 길고 암울한 터널을 지나며 힘들고 지친 시간을 보냈다. 이제 막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형국이다.


2년 전, 그러니까 폭스바겐이 길고 긴 터널에 진입하기 전까지 1세대 티구안은 소형 SUV 시장을 압도적으로 평정하면서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종이었다.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시장에 300만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로 대히트를 쳤다. 


당시, 1세대 티구안이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구가했던 이유를 생각해보자. 사실 당시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뚜렷한 경쟁자가 없었다. 티구안은 가격 대비 가치도 상당히 높게 평가됐고, 실제로 티구안은 짱짱한 골프 섀시를 바탕으로 달리기 실력도 꽤 괜찮았다. 


그런데 폭스바겐이 암울한 터널을 지나고 있을 2년 동안 국내 시장도 많이 변했다. 우선 여러 모델을 경험하면서 소비자들의 눈이 높아졌다. 소형 SUV 시장 경쟁자도 많아졌다. 더불어 소비자들은 폭스바겐을 예전처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만 보지 않는다. 


신형 티구안은 달라진 국내 시장 여건에서 1세대와 마찬가지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물론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있다. 티구안도 변했다는 것. 2년 전, 그러니까  2세대 티구안이 ‘진짜 신형’일 때 독일 베를린까지 날아가 시승을 했다. 1세대에 비해 생각 이상으로 많은 부분에서 기술적 진보를 거친 것을 보고 꽤 놀라고 감탄했다. 
사실 국내에서 팔린 1세대 티구안은 편의장비가 부족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깡통’이라 불리기도 했다. 편의장비를 홀랑 빼서 소비자들이 싸게 살 수 있었던 것도 있지만, 애초 이 차는 최첨단 장비를 가득 담고 있지 않았다. 더불어 국내 판매용은 센터페시아와 센터스택에 기능을 뺀 더미 버튼도 있었다.  


그런데 독일에서 만난 2세대 티구안은 속이 꽉 찬 만두처럼 여러 편의 및 안전장비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소형 SUV에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만난 것도 신기했고(물론 2년 전이다), 풀컬러로 보여주는 디지털 계기반도 동급에서 볼 수 없었던 장비다. 짧은 시간이나마 차선을 따라서 주행도 해준다. 이 외에 액티브 보닛,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트래픽 잼 어시스트 등 최첨단 장비가 가득했다. 장비뿐만 아니라 커진 차체와 넓어진 실내 그리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까지 이전 1세대와는 차원이 다른 진보를 거듭했다. 


주행질감에서도 많은 게 변했다. 5세대 골프 섀시를 베이스로 한 1세대 티구안은 사실 약간 딱딱한 승차감이었다. 단단한 섀시와 서스펜션 덕분에 정확한 핸들링과 빠른 움직임을 낼 수 있었지만, 장거리 주행은 약간 피곤했다. 1세대 티구안의 생이 거의 다할 즈음엔 소형 SUV에서 딱딱한 주행감은 전혀 트렌디하지 않았다. 지금은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을 원하는 소비자가 훨씬 더 많다. 


2세대 티구안이 그러했다. 마치 구두에서 운동화로 갈아 신은 것처럼 바퀴가 아스팔트를 밟는 질감이 야들야들하고 부드럽게 느껴졌다. 7세대 골프와 같은 서스펜션 구조인데 그보다 더 부드럽고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건 골프보다 차체가 약간 더 무거워서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렇다고 이 차가 무겁다는 건 아니다. 1세대보다 차체가 많이 커졌지만 무게는 오히려 50킬로그램 정도 줄었다. 폭스바겐 그룹의 앞바퀴굴림 전용 모듈러 플랫폼 MQB를 사용한 덕분이다. 더불어 서스펜션을 비롯한 하체 구조에서도 경량 소재를 사용하면서 무게를 줄였다. 


부드러운 주행감과 더불어 신형 티구안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소음과 진동도 잘 틀어막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형 티구안이 더욱 고급스럽게 느껴졌을 것이다. 소음, 진동은 프리미엄의 가장 기본이니까. 그리고 사실 소음에 취약했던 1세대 티구안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훨씬 더 조용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으니까. 


1세대에 비해 2세대 티구안은 많은 것이 진보한 게 확실하다. 실제로 확인한 2세대 티구안은 그 변화의 폭이 예상보다 커서 적잖게 놀라기도 했다. 폭스바겐이 작정하고 신형 티구안에 힘을 쏟은 듯 보였다. 세계 자동차 시장 추세를 보면 이유를 쉽게 유추할 수 있다. 바로 SUV 강세다. 폭스바겐은 올해 C 세그먼트 SUV 시장이 9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일 세그먼트로는 가장 큰 시장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티구안은 폭스바겐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제품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차체를 키우고 실내를 고급스럽게 꾸민 다음 소음과 진동을 줄이고 최첨단 편의 및 안전장비를 넣었다. 물론 승차감도 최근 추세대로 부드럽고 안락하게 세팅했다. 


폭스바겐은 신형 티구안이 어디가 어떻게 바뀌고 좋아졌는지 설명하고 싶었고, 이를 하나하나 나열하다 보니 18페이지나 되는 미디어 설명서를 내놓게 됐을 것이다. 그러면 티구안은 국내 시장에서 예전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 예전 같으면 서슴없이 “YES”를 외쳤을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많이 변했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경쟁력이 있지만 경쟁자도 많다. 다만 몇몇 강력한 경쟁자들이 재인증의 길고 긴 터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폭스바겐 입장에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이전 티구안에 비해 실내가 고급스러워지고 더 넓어졌다. 휠베이스가 76밀리미터 늘어난 덕분이다. 뒷자리도 앞뒤로 18센티미터 밀거나 당길 수 있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폭스바겐

CREDIT

EDITOR / 이진우 / PHOTO /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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