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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속도에 관해서는 차원이 다른 맥라렌 720S

엄청난 속도와 순도 높은 희열. 720S는 슈퍼 스포츠카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2018.06.06

 

이른바 ‘빠른 차’ 전성시대다. 이젠 ‘제로백’을 3초대에 끊는 SUV나 시속 300킬로미터 이상을 찍는 세단이 그리 놀랍지 않은 세상이 됐다. ‘스포츠’라는 단어도 흔해졌고, 스포츠카를 규정짓는 기준 역시 모호해졌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분명 ‘속도’를 주제로 차원이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차가 있다. 맥라렌 720S처럼 말이다.


720S는 650S의 후속이다. 650S는 맥라렌의 중추나 다름없던 핵심 모델. 맥라렌이 로드카 제작에 제대로 뛰어들어 만든 사실상의 첫 모델(650S는 MP4-12C의 부분변경이나 다름없다)이며, 이후 막내인 570S와 꼭짓점인 P1의 토대가 됐다. 당연히 720S도 앞으로 이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이미 한정판 하이퍼카 세나가 720S의 새 섀시(P14)를 개량해 사용했고, 570S의 뒤를 이을 차세대 스포츠 시리즈 역시 720S를 밑바탕 삼을 예정이다.


엔진은 4.0리터 V8 트윈 터보다. 기존 3.8리터 엔진을 기본으로 41퍼센트를 새로 설계해 완성했다(배기량은 스트로크를 늘려 키웠다). 650S 대비 최고출력(720마력)은 70마력, 최대토크(78.5kg·m)는 9.4kg·m 높다. 하지만 토크 밴드도 뒤쪽으로 조금 더 밀렸다. 배기량과 함께 터보차저 크기도 키운 까닭이다. 물론 저회전 토크 부족이나 터보 지체 현상은 변속기가 넋을 놓는 도심 정체 구간이 아니면 느낄 일이 거의 없다.


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시간은 2.8초, 0→시속 200킬로미터 가속시간은 7.8초다.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의 동급 경쟁자는 물론 웬만한 하이퍼카보다도 빠른 기록이다. 650S에 비해서는 각각 0.2초, 0.6초나 단축됐다. 가속 성능 향상엔 분명 출력 상승도 한몫했겠지만 그보단 경량화가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720S는 650S보다 145킬로그램이나 가볍다.


그런데 가속 감각은 예상했던 것과 딴판이다. 공간이 왜곡되는 것 같은 느낌인데 전혀 불안하지 않다. 손끝과 허리에 전달되는 감각이 굉장히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무게 분포와 무게 이동 과정이 변했고, 차체 전반에 걸친 공기역학 개선의 효과도 뚜렷하다. 헤드램프, 도어, 앞뒤 펜더 등을 관통하는 에어 터널 덕분에 속도 상승에 비례해 안정감이 높아진다. 버튼을 눌러 리어 스포일러를 꺼내면 시속 80킬로미터에서도 뒤쪽이 무거워지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에어브레이크가 개입할 때의 자세도 안정적이다. 속도를 높일수록 접지가 희미해지던, 힘껏 제동할 때 꽁무니가 흔들리던 650S와는 비교할 수 없는 완성도다.


물론 이런 안정감은 직선로가 아닌, 굽이진 길을 달릴 때 더 빛을 발한다. 경량 차체와 엄청난 다운포스, 시시각각으로 압력을 바꾸는 댐퍼 덕분에 차체를 마음껏 휘두를 수 있다. 가장 신기한 건 미드십 특유의 스릴이 살아 있음에도 접지력이 굉장히 높다는 사실이다. 


보통 빠른 차를 타면 코너가 빠르게 덤벼드는 착각이 든다. 하지만 720S에선 그 반대다. 마치 슬로모션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언제든 안정적으로,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시스템과 피렐리 P제로 코르사 타이어는 언제든 즉각적으로 속도를 줄인다. 페달이 조금 무거운 편이기는 하지만 제동력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내리막 코너에서도 차체 무게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믿을 수 없겠지만 720S는 로터스 엑시지 S에 비해 약 100킬로그램 무거울 뿐이다. 휠베이스와 휠 트레드 수치를 생각하면 720S는 엑시지는 물론 엘리스보다 더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리막 코너에서 720마력의 720S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기엔 내 심리적·육체적 한계가 너무 얕았다(라고 적고 두려웠다고 읽는다). 참고로, 설정한 각도만큼 꽁무니를 날릴 수 있게 허용하는 가변 드리프트 컨트롤의 완성도는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다.


720S는 슈퍼 스포츠카라는 장르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빠른 가속과 높은 안정감, 뛰어난 코너링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앞으로 이보다 더 빠른 ‘로드카’가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스포츠카의 완성도는 ‘운전’이라는 행위에 얼마나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720S만 한 차가 없다. 720S는 화려한 엔진 사운드나 과격한 배기음 같은 걸로 운전자를 현혹하지 않는다. 그저 엄청난 속도와 빠듯한 반응으로만 교감한다. 720S를 타는 내내 난 무아지경에 빠져 있었다. 그리고 그 감각은 차에서 내린 뒤에도 한동안 지속됐다. 이렇게 순도 높은 희열을 이처럼 진하게 남긴 차는 처음이다. 슈퍼 스포츠카라면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  

 

 

차세대 탄소섬유 섀시 모노케이지2는 혁신의 결정체다. 시야 확보를 위한 얇은 필러와 스타일·편의성을 고려한 새 도어(지붕까지 파고들었다)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엄청나게 가볍고 단단하다.

 

MCLAREN 720S
기본 가격 3억6900만원 레이아웃 미드십, RWD, 2인승, 2도어 쿠페 엔진 V8 4.0ℓ DOHC 트윈 터보, 720마력, 78.5kg·m 변속기 듀얼클러치 7단 자동 공차중량 1283kg 휠베이스 2670mm 길이×너비×높이 4543×1930×1196mm 복합연비 9.35km/ℓ CO₂ 배출량 249g/km

 

 

 

 

모터트렌드, 자동차, 맥라렌
 

CREDIT

EDITOR / 류민 / PHOTO / 김형영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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