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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와 소형차, 쏠림의 파시즘을 무너뜨려라!

이제는 21세기 파시즘을 무너뜨려야 할 때다. 클리오를 비롯한 소형차 3인방이 시금석이 되기를 바란다

2018.05.31

 

파시즘. 전체주의, 집단주의를 뜻하는 말이다. 파시즘에도 여러 부류가 있지만 모든 파시즘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집단’과 ‘독재’다. 국민 지상의 이탈리아 파시즘, 아리안족이라는 민족 중심의 독일 나치즘, 그리고 일왕의 권위를 이용해 군부의 집단 패권을 지향한 일본의 파시즘 등 모두 개인의 취향은 묵살하고 특정 세력이 권력을 독점한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이들 파시즘이 제시한 이상향은 일종의 다다익선(多多益善)이다. 다수가 만족하면 옳은 것이라는 말이다. 언뜻 민주주의와 일맥상통하는 듯한 설명이지만 거기에는 큰 오류가 숨어 있다. 파시즘의 어원인 이탈리아어 ‘파쇼(fascio)’는 집단을 뜻하기는 하지만 힘으로 전체를 휘두르는 집단, 즉 다수가 아닌 집단에 의한 독재를 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파시즘은 다수가 만족하는 것이라기보다 집단이 다수를 통제해 자신들이 만족할 만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합리화의 동물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위의 세 나라 국민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집단의 통치 대상이라는 것을 자기최면으로 잊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마치 ‘파쇼’의 일원인 양 자위했다. 독일인들은 금발의 푸른 눈을 지닌 아리안은 유대인을 학대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히틀러에게 열광했다. 무솔리니는 이탈리아 국민은 위대하다는 환상을 심어주었고 국민들은 이에 취해갔다. 일본 역시 무사 계급의 후예인 군부가 성스러운 일본을 지킨다는 선민사상에 사로잡혔다. 그 결과는 어땠나? 세 나라 모두 처참한 대가를 치렀다. 파시스트 지배계급이 처절한 대가를 치른 독일과 같은 경우도 있지만 여전히 지배계급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 같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예외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른 대상은 일반 국민들이다. 그들은 환상에 저항하지 않고 안주한 것만으로도 대를 이어 빈곤과 죄책감을 안고 살아야 했다. 이렇듯 수동적 추종자들이라고 해서 역사가 책임을 묻지 않는 경우는 없다.


갑자기 왜 파시즘 이야기인가 의아한 분들이 있으리라. 우리는 새로운 파시즘의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른바 ‘대세 추종의 법칙’이 바로 그것이다. 무턱대고 뜨는 것을 선택하는 요즘의 소비 패턴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취향이나 용도를 스스로 무시하고 대세에 굴복하는 다른 형태의 파시즘이 아닌가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어떤 사람에게 차를 골라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자기가 염두에 두고 있는 차종이 두 개 있다고 했다. 하나는 일본 브랜드의 중형세단이고, 다른 하나는 유럽산 준중형 SUV였다. 아무리 봐도 자신이 주관을 갖고 좁힌 후보가 아니었다. 두 모델은 성격이나 장단점이 전혀 딴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답을 보냈다. ‘아마도 추천받은 모델인 모양입니다. 둘 중 선생님 마음에 더 끌리는 모델은 없으신가요? 만약 잘 모르겠다면 같은 비용으로 국산 고급 승용차를 선택하는 게 더 안전하고 만족스러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르노 클리오가 마침내 출시됐다. 현대 엑센트도 죽지 않고 돌아왔다. 토요타는 프리우스 C를 선보였다. 세 모델의 장단점은 대단히 또렷하다. 유럽 감성의 야무진 클리오, 가격 대비 성능과 실용성이 뛰어난 엑센트, 친환경으로 시작할 수 있는 첫 차 프리우스 C. 하지만 이들의 가장 큰 적은 서로 간의 경쟁이 아니다. 허울뿐인 소형 SUV들이며 친환경의 탈을 쓰고 엄청난 혜택을 보고 있는, 하지만 정작 연비는 좋지 않은 경차다. 


당신이 차를 구입하는 비용은 누가 지불하는가? 당신이 속한 집단인가? 아니다. 당신이다. 당신이 구입하는 차는 누가 타는가? 여럿이 돌려가며 타나? 아니다. 당신 혹은 당신 가족이다. 그렇다면 누가 선택해야 할까? 바로 당신이다. 이제는 21세기 파시즘을 무너뜨려야 할 때다. 클리오를 비롯한 소형차 3인방이 시금석이 되기를 바란다. 
글_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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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나윤석 / PHOTO / MOTORTREND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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