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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PICK_Car&Tech

작아서 더 좋은 프리우스 C

프리우스 C는 수년 전 과거에서 온 듯한 신차다. 편의사양과 구성은 낡았지만 운전하는 즐거움과 실속만큼은 충분히 챙기고 있다. 무엇보다 작아서 더 좋다

2018.05.21

 

“운전대가 비닐이야!” 이진우 에디터의 외침에 서인수 에디터가 화답했다. “키티 ‘핸들’ 커버 달아주고 싶네.” 잠시 후 누군가 나지막이 말했다. “지붕에 빗물 떨어지는 소리가 참 청량하네요. 내 첫사랑은 지금 뭘 하고 있으려나.” 그날 우리는 누구랄 것도 없이 풋풋했던 청년기의 추억을 떠올렸다. 수년 전 과거에서 온 듯한 신차, 토요타 프리우스 C 덕분이었다. 


프리우스 C는 지난 4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신모델이다. 일본에서 아쿠아(Aqua)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게 2011년 말이니까 아주 오래된 차도 아니다. 2014년 말에는 페이스리프트도 거쳤다. 이래 봬도 2010년대의 자동차란 얘기다. 하지만 이 차의 면면은 확실히 구시대적이다. 유럽 서브 콤팩트(B) 세그먼트에 속하는 몸집은 몇 남지 않은 국산 소형 해치백과 비교해 크게 작지 않은데도 유난히 작은 인상이다(휠베이스 2550밀리미터. 쉐보레 아베오가 2520밀리미터, 현대 엑센트가 2570밀리미터다). 실내 장비 수준은 또 어떻고. 인포테인먼트 스크린? 그런 게 있을 리 없다. 대신 도트 모양이 선명한 액정 달린 카스테레오 장치가 하나 있을 따름이다. 내비게이션? 애플 카플레이? AUX와 USB 단자가 하나씩 있고 블루투스 연결이 되는 것만도 감지덕지다. 갓 출시한 신차에 묻은 세월의 흔적은 이뿐만 아니다. 아담한 센터콘솔 박스 앞에 놓인 세로로 긴 수납공간은 2010년대 초반의 스마트폰이나 CD 케이스(!)를 두면 딱 맞을 만한 크기다. 


그런데 이 차는 ‘구식’일 뿐 아무 문제 없다. 열선, 통풍 시트나 후방카메라 같은 편의사양이 부족한 건 입문용 수입차에 흔한 일이다. 뒷자리가 불편한 것 역시 앞자리가 더 중요한 서브 콤팩트 소형차의 개념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고. 카스테레오(사운드 시스템 아니다)는 고전적인 모양새에도 제법 들어줄 만한 음질로 노래를 들려준다. 직물로 덮은 의자는 높이가 꽤 되지만 천장이 높아 갑갑함이 적다. 운전대 조절(앞뒤, 상하) 폭이 작아 반강제적으로 바투 앉아야 하는 건 불만이다. 뒷자리도 꽤 준수한 무릎공간을 제공한다. 차체 너비(1695밀리미터)가 좁아 뒷좌석 가운데 승객은 이등병처럼 ‘무릎 손’ 자세로 앉아야 하지만 두 명만이라면 성인도 불편이 아주 크지 않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주행품질이다. 작고 가벼운(1150킬로그램) 차라고 무시할 일이 아니다.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노면 충격에 대응하는 자세도 차분하고 깔끔하다.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뒷자리 밑에 둔 설계 덕분에 높이 앉아 운전하는 차답지 않게 굽은 길과 고속에서도 안정감이 상당하다. 좌우로 힘차게 차를 흔들어보면 접지성능이 꽤 높다는 점에서 또 놀란다. 바깥쪽 뒷바퀴에 실린 무게로 노면을 꾹꾹 눌러가며 야무진 움직임을 이끌어낸다. 물론 그렇게 격하게 타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건 이 차의 섀시가 꽤 숙성돼 있고 한계도 제법 높아 믿음직하고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점이다. 작은 체구지만 거친 노면에서도 주행품질이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 점 역시 기특하다.


이름에서 짐작하다시피 프리우스 C는 가솔린-전기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프리우스는 4세대까지 진화했지만 이 차에 담긴 하이브리드 기술은 2세대 프리우스에 가깝다. 앳킨슨 사이클 1.5리터 4기통 엔진(72마력)과 61마력을 내는 전기모터, 0.9kWh 용량의 니켈수소 배터리 조합이다. 토요타 트레이드마크인 직·병렬 방식답게 전기모터는 2개가 있다. 두 개 중 작은 것은 엔진과 직접 연결해 시동 등 얼터네이터의 기능과 발전기(배터리 충전) 같은 역할을 하고, 큰 모터는 최종감속기어로 직접 구동력을 보내며 제동 때는 에너지를 회수한다. 보기에도, 듣기에도 복잡한 구조지만 운전자가 신경 쓸 일은 많지 않다. 며느리도 모르게 엔진과 모터를 조종하는 게 토요타 하이브리드의 주특기이니 말이다. 예상대로 연료효율은 후하고 파워는 검소하다. 자동차전용도로에선 리터당 20킬로미터 이상 연비를 가뿐히 낸다. 엔진 가동 비중이 높은 고속도로에서도 리터당 18킬로미터가 어렵지 않다. 연료효율이 가장 떨어지는 건 정체된 시내 도로인데, 이마저도 리터당 15킬로미터 정도다. 하이브리드 차의 연료효율은 결국 EV(순수 전기 주행) 모드의 사용 시간을 늘리는 것에 달려 있다. 프리우스 C는 하이브리드 모니터로 EV 주행 비중을 살필 수 있는데, 시승 중에는 꽉 막힌 서울 올림픽대로에서 61퍼센트까지 올라갔다. 


뜻밖인 건 엔진의 사용 빈도다. 의외로 자주 켜고 돌리는데, 배터리 충전량이 충분한 상황에도 엔진이 모터보다 먼저 움직여 충전과 구동을 동시에 수행하곤 했다. 시스템 출력 101마력의 파워트레인은 속도가 시속 110킬로미터 정도만 넘어도 운전자에게 인내심을 요구한다. 고속까지 통쾌하게 내달릴 엔진은 아니란 얘기다. 하지만 대부분 일상적인 가속 상황에는 무리가 없다. 차체 크기로 보나 힘으로 보나 이 차는 경쾌하게 도심 한복판을 누비고 다니는 데 어울린다. 


가격은 2490만원이다. 하지만 킬로미터당 CO2 배출량이 97그램 이하라 올해까지는 구매 보조금 5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취득세 감면 혜택(최대 140만원)까지 더하면 구입에 대한 부담은 한층 줄어든다(개별소비세 100만원과 교육세 30만원 감면 혜택은 차값에 이미 반영됐다). 국산 준중형차 고급 사양과 맞먹는 가격이 구매의 큰 걸림돌이 되진 않으리란 생각이다. 단,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지금 이 차를 구입하면 해를 거듭할수록 당대의 차와 편의성의 수준 차가 성큼 벌어질 거다. 물론 어떤 차든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받아들이면 아무 문제 될 것 없다.  

 

인테리어는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정겹다(?). 비닐 운전대, 카스테레오 장치 등 하이브리드의 첨단 이미지와 딴판인 장비 일색이다. 하지만 차 자체는 즐겁다. 주행품질도 이보다 큰 프리우스 못지않다.

 

TOYOTA PRIUS C
기본 가격 2490만원(구매 보조금 지원 전) 레이아웃 앞 엔진/모터, FWD, 5인승, 5도어 해치백 엔진 4기통 1.5ℓ DOHC +전기모터 101마력(시스템), 11.3kg·m 변속기 무단변속기 공차중량 1150kg 휠베이스 2550mm 길이X너비X높이 4050X1695X1445mm 복합연비 18.6km/ℓ CO2 배출량 84g/km

 

 

 

모터트렌드, 자동차 토요타

CREDIT

EDITOR / 김형준 / PHOTO / 김성준 /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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